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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지속가능 식품기업⑦] '해외 매출 50%, 신사업 확장' 추진하는 농심
한지안 기자 | 승인 2022.11.07 14:21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창립 50년을 넘긴 장수 식품 기업들이 100년 기업을 향한 준비에 나고 있다. 한국 문화 콘텐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 K-푸드를 앞세워 진출하는 한편 내수시장에서는 MZ세대 소비자를 공략하고 트랜드를 선도하기 위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한국의 지속가능 식품기업’ 시리즈를 통해 주요 식품 기업들을 집중 조명한다.

창립 57주년 농심...창업주 신춘호 회장 대표제품 ‘신라면’

농심그룹의 모태는 고(故) 율촌(栗村) 신춘호 명예회장이 1965년 9월 창립한 롯데공업㈜이다.

신 명예회장은 1958년 대학교 졸업 후 일본에서 성공한 고 신격호 회장을 도와 제과사업을 시작했으나 1963년부터 독자적인 사업을 모색,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에 공장을 세우고 라면사업에 뛰어들었다.

신 명예회장은 산업화와 도시화가 이뤄지던 당시 일본의 라면시장에 주목하고 사업을 빠르게 확장시켰다. 1967년 부산 동래공장, 1976년 부산 사상공장, 1977년 안양 라면공장을 세웠으며 1978년 3월 상호를 농심으로 변경했다. 

신 명예회장은 창업 당시부터 “한국에서의 라면은 간편식인 일본과는 다른 주식이어야 한다”, “반드시 우리 손으로 직접 개발해야 한다” 등 철학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따라 1983년 기술개발연구소를 설립했으며 1986년 국내 라면시장 브랜드 점유율 1위(16.9%, aT ‘2022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라면’) 신(辛)라면을 개발했다.

농심은 2003년 7월 사업영역 전문화를 위해 제조부문과 투자부문으로 회사를 분할, 투자사업부문만을 전담하는 지주회사 ㈜농심홀딩스를 신설했다. 신 명예회장의 장남 신동원회장이 ㈜농심홀딩스를 이끌고 있다.

신동원의 ‘뉴 농심’ 2025년까지 해외매출 50% 달성 목표

신 회장은 1979년 농심에 입사해 올해 43년째 근무중이다. 1997년 농심 국제담당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뒤 2000년 부회장에 올랐다. 이후 신 명예회장과 함께 그룹을 이끌었다.

1994년 농심 아메리카법인 설립 이후 농심은 신 회장의 지휘 하에 글로벌 사업을 확장해왔다. 2005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공장을, 2008년에는 중국 상하이 금산공장을 준공했으며, 2010년 러시아에 진출했다. 2019년 베트남 법인, 2020년 캐나다 법인까지 세우며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해왔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2만6800㎡(8100평) 규모 부지에 제2공장을 준공하며 미국 시장 공략에 돌입했다. 기존 제 1공장에 더해 연간 3억 5천만 개의 라면 생산이 가능한 제2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농심의 미국 내 라면 생산량은 총 8억 5천만 개로 증가하게 됐다. 

농심은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수년 내 일본의 토요스이산을 꺾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20년 기준 23.3%로 일본 토요스이산(49.0%)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3위인 일본 닛신은 17.9%로 농심과 5%p 이상의 점유율 차이를 두고 뒤쳐져 있다.

신동원 회장은 “농심은 1971년 미국시장에 처음 수출을 시작했고, 2005년 제1공장을 계기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며 “제2공장은 농심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더해줄 기반으로, 일본을 제치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오르는 것은 물론 글로벌 NO.1이라는 꿈을 이뤄낼 수 있도록 전진하자”고 당부했다. 

특히 농심은 제2공장이 중남미 진출에 있어서 지리적으로 유리한 곳에 위치한 만큼 멕시코 시장 공략에 힘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멕시코는 인구 1억 3천만 명에 연간 라면시장 규모가 4억 달러에 달하는 큰 시장이지만 현재 일본의 저가 라면이 시장 점유율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

이 가운데 농심은 ‘2025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 50% 확대’ 목표를 세우고 미국 시장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이다. 2021년 농심의 해외 매출 비중은 42%이며, 올해 상반기 해외매출은 5623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과제’...신사업으로 건기식·비건 낙점

한편 신 회장은 농심의 사업 영역 확장에도 집중하고 있다. 신 명예회장이 라면을 중심으로 그룹을 키웠다면 신 회장은 라면을 기반으로 한 토대에 신사업을 더해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그간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며 약 20년 만에 매출을 1조원 대에서 2조6000억원 대로 키우는데 성공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국내 시장에서 식품강자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의 80%를 차지하는 라면 매출 비중을 낮추고 사업 다각화를 이뤄야 한다는 과제도 받아든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농심은 올해 3분기 매출액이 76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3.7%하고, 영업이익은 197억원으로 32.3%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동기 대비 1.75%포인트(p) 감소한 2.58%로 예상됐다.

농심은 올해 2분기에도 매출액은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감소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농심의 매출은 75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7% 증가했지만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75.4% 감소했다 특히 해외법인을 제외한 별도기준(국내)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의 적자였다.

업계에서는 농심의 이같은 실적 부진을 달러 복합적인 라면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 탓으로 풀이했다. 라면의 주 재료인 밀가루와 팜유가 대부분 해외에서 들어오는데다 수입대금은 달러로 치러지는 만큼 환율이 올라가면 원재료 구매 비용도 증가해서다.

특히 올해 상반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인한 국제 밀가루 가격 급등, 인도네시아 정부의 팜유 수출제한 등 원재료 가격 상승 요인이 중첩되기도 했다.

이 가운데 농심은 건강기능식품과 비건식품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건기식의 경우 라면 분말스프 제조 기술을 기반으로 2020년 ‘라이필 더마 콜라겐’시리즈를 출시해 누적 매출 700억원을 기록 중이며, 지난 8월 ‘라이필 바이탈 락토’를 내놓으며 프로바이오틱스로 제품군을 확장했다.

비건 식품 분야에선 지난해 1월 론칭한 비건식 브랜드 ‘베지가든’을 중심으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베지가든은 농심 연구소와 농심그룹 계열사인 태경농산이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한 브랜드다. 식물성 대체육, 조리 냉동식품, 즉석 편의식, 소스, 양념, 식물성 치즈 등의 라인업을 갖추고 대형마트와 온라인 등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한다. 

지난 5월 자체 비건 브랜드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도 개장했다. 숲(Forest)과 주방(Kitchen)을 조합해 자연의 건강함을 담은 메뉴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최근에는 건기식 전문기업 천호엔케어 인수를 추진 중이다. 농심은 앞서 진행된 천호엔케어 매각 예비입찰에서 적격예비인수후보에 포함됐다. 인수가 확정되면 창사 이래 첫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게 된다.

대기업 집단 지정...환경·사회·지배구조 주목

한편 농심그룹은 올해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신규지정 됐다. 이에 따라 그룹 ESG경영에 재계 안팎의 이목이 모인다. 

농심은 우선 친환경 경영을 위해 최근 수도권 물류거점인 인천복합물류센터 지붕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했다. 농심의 인천복합물류센터 태양광발전설비는 태양광 모듈 2066개를 이어붙인 규모로, 축구장 1.3배 면적에 이른다. 연간 약 1400MWh의 전력을 생산해 물류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의 50%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게 된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약 650t 줄이게 된다. 농심은 2018년부터 생산 설비 개선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라면과 스낵 제조 중 발생하는 열을 회수해 재사용하고, 공기압축기와 같은 에너지 소비가 많은 설비를 고효율로 교체하는 등 2021년까지 총 4475t의 온실가스를 감축했다.

지역 상생 경영 사례는 ‘너구리’ 생산용 다시마 구매가 대표적이다. 농심은 해마다 전남 완도군에서 연평균 400톤 가량의 다시마를 구매해 왔으며, 올해 7월에도 다시마 경매에 참여해 약 450톤의 햇다시마를 구매했다.

올해는 다시마 작황 악화로 산지 가격이 약 40% 증가했으나, 사측은 신제품 카구리 출시와 너구리 판매량 증가를 사유로 다시마 구매량은 10% 늘렸다. 너구리 출시 이후 40년간의 누적 구매량은 16000톤에 달한다.

이외에 농심그룹은 신춘호 명예회장의 세 아들이 각각 핵심 계열사를 맡아 이끌고 있다. 장남인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은 그룹의 주축인 농심홀딩스를 경영하고 차남 신동윤 부회장이 화학업체인 율촌화학을 이끌고 있다. 삼남 신동익 부회장은 최근 메가마트 대표이사를 맡으며 23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다.

신 회장과 신동윤 부회장이 각각 농심홀딩스 49.92%, 13.18%를 보유 중이며, 농심홀딩스는 율촌화학 지분 31.9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메가마트는 신동익 부회장이 지분 56.14%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계열분리를 이뤘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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