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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플레이션' 우려 커져...내년부터 원유값 리터당 49원 인상
한지안 기자 | 승인 2022.11.04 16:19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내년부터 원유 가격이 리터(ℓ)당 49원 인상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1ℓ 우유 1팩의 가격이 3000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과 함께 원유가격 인상에 따른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버터, 크림 등 원유 가공품의 가격이 줄 인상되면 크림빵, 치즈떡볶이 등 유제품이 원료로 투입되는 식품의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추측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낙농가와 유업계가 전날 개최된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우유 가격 산정에 영향을 주는 원유 수매 가격을 내년부터 ℓ당 49원 인상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원유 가격은 ℓ당 947원에서 996원으로 인상된다.

다만 유업체는 올 연말까지 낙농가에 ℓ당 999원을 주고 원유를 사들이며, 내년부터 ℓ당 996원을 지불할 예정이다. 이는 낙농가와 유업계가 통상 매년 6월부터 원유 가격 협상을 시작해 8월부터 새 가격을 적용해온 반면 올해는 협상이 길어지면서 조정된 가격을 적용하지 못한 탓이다. 

양측은 당초 유가 산정 방식을 '용도별 차등 가격제'로 바꾸는 낙농 제도 개편안을 두고 합의를 이루지 못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해 올 연말까지는 ℓ당 52원을 올려 지급하고, 내년 1월부터는 ℓ당 49원 인상된 기본 가격이 음용유용 원유에 적용된다.

한편 소비자들 사이에선 원유 가격 인상 결정에 따라 흰우유는 물론 빵과 커피, 아이스크림 등 관련 식품의 가격도 줄줄이 오를 것이란 추측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서울우유,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 유업계는 지난해 원유 가격이 21원 인상되자 흰우유 제품의 소비자 가격을 150~200원 가량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는 원유가격이 49원 인상되는 만큼 우윳값도 500원 안팎에서 상승할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이 경우 서울우유 흰우유 1ℓ 기준 2700원수준인 우유 가격이 3000원을 넘어서게 된다.

흰우유 외에 떠먹는 요거트 등 발표유, 컵커피, 치즈 등 제품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크다. 유업계는 최근 생산 단가 상승을 이유로 발효유, 가공유, 치즈 등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남양유업은 이달 일부 제품 가격을 10% 이상 올렸다. ‘불가리스’ 등 발효유 제품은 대리점 출고가 기준으로 평균 10%, 치즈제품은 평균 15% 인상했다. 두유의 평균 출고가 역시 14%, 컵커피 제품 11종도 7~12% 인상에 나선다. 남양유업은 올해 상반기에도 컵커피 출고가를 평균 7.5%, 치즈 출고가를 10%, 발효유 출고가를 3.5% 인상한 바 있다.

서울우유는 원재료 가격 인상과 원·달러 환율 상승을 이유로 대표 제품인 ‘체다치즈’ 200g과 400g의 출고가를 약 20%씩 인상한 바 있다. 지난 9월과 10월에는 ‘비요뜨’ 6종의 제품에 들어가는 발효유액(요거트) 용량을 130g에서 125g으로 줄여 사실상 가격인상 효과를 봤다. 편의점과 마트 등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비요뜨 총 내용량도 143g에서 138g으로 줄었다.

매일유업도 원자재 가격 부담을 이유로 ‘매일바이오 드링킹요거트’(250㎖)와 ‘매일바이오 떠먹는 요거트’(150g) 가격을 각각 15%, 25%씩 올렸다. 컵커피 14종 가격도 최대 11% 올려 ‘바리스타룰스’ 에스프레소·모카프레소 등이 200원, 바닐라빈라떼·쇼콜라모카 등이 9.1%·7.4% 인상됐다. ‘엔요’(280㎖)도 21% 올렸다. 매일유업은 지난 6월에도 ‘소화가 잘되는 우유’ 출고가를 4.9%, ‘우유속에’ 시리즈 3종의 출고가를 10%, 상하목장주스 출고가를 5.1%씩 각각 인상한 바 있다.

이같이 가격인상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유업계에 우유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김정욱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4일 낙농진흥회 이사회 결과 브리핑에서 “원유 가격을 49원 인상하기로 했으니 상승 폭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업계에서 그 인상 폭을 신중하게, 여러 가지 요인을 감안해서 (유제품 가격 인상 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음용유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고, 멸균유 수입량도 올해는 3만t을 상회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반적인 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에 소비는 위축되고 있고, 큰 폭으로 유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는 힘들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며 “업체와의 간담회 등을 통해서 식품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흰우유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가공제품과 같은 경우는 이미 인상을 여러 업체에서 한 바 있어 추가적인 인상을 자제하면서 인상 폭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식품업계 관계자는 "각각의 유가공품 가격이 조금씩 오르더라도 모아놓고 보면 결국 총 원료 값이 큰 폭 오르게 되는 셈인 만큼 식품업계는 원가 부담이 커질것으로 보고있다"며 "버터와 크림, 우유가 동시에 들어가야 하는 크림빵 등 뿐만이 아니라, 예컨대 '모짜렐라 로제 치즈떡볶이'와 같은 제품이 있다고 가정하면 이 제품에 투입되는 모짜렐라, 생크림, 떡 안에 채워지는 치즈 가격이 전부 올라 총 생산비가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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