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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여성정치연합 ‘SNS로 나를 홍보하라’ 토론회 개최김형준 교수 "여야 모두 나서서 여성 정치 참여 기회 늘려야 평등 민주주의 실현"
한지안 기자 | 승인 2022.10.28 18:37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21세기여성정치연합이 지난 25일 여성가족부의 2022년 양성평등 및 여성사회참여확대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여성정치신인 확대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SNS로 나를 홍보하라’를 주제로 열렸다.

이날 김정숙 21세기여성정치연합 회장은 “오늘 행사는 지난 6월 1일 선거 결과에 대한 총 분석을 해보는 자리”라며 “무엇이 잘못되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는지, 또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야 여성 의원 비율을 확대 시킬 것인지를 논의해 지방의회에서의 여성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토론에 앞서 김형준 명지대학교 특임교수가 ‘여성의 정치 참여와 한국의 미래’를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김 교수는 강연을 통해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 2006년부터 매년 각국의 경제 참여 기회, 교육, 건강과 생존, 정치적 권한 등 4개 분야의 통계를 이용해 ‘성 격차 지수’를 발표한다. 한국의 경우 2022년 GGI는 0.689점으로 146개국 대상 중에서 99위를 기록했다. 성 격차가 가장 심각한 분야는 경제적 기회 부문으로 115위였다. 정치적 기회 분야의 성 격차 순위는 72위였다. 국회의원 비율은 여성 의원 비율이 남성보다 62.8%p 적어 104위를 기록했다. '정치적 권한' 분야는 순위 보다 점수가 0.212점이라는 것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 마지막 해인 2016년 한국의 성격차 지수는 144개국 중 116위였다. 그런데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한국의 GGI는 650점으로 144개국 중 118위를 차지했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나 박근혜 정부나 성 격차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2022년 6.1 지방선거는 수평적 정권교체로 2022년 5월에 출범한 윤석열 정부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전국 단위의 선거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후보시절 내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으로 여성 의제가 전 사회적 이슈로 온 국민들의 관심 속에서 치러졌다. 선거 과정과 선거 결과를 평가해 볼 때, 주요 정당들은 성 평등한 정치 실현을 위한 여성들의 열망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17개 지역 시·도지사 후보는 전체 55명 중 여성이 10명(18.2%)으로 역대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으나 여성광역단체장은 단 한 명도 배출되지 않았다. 김 교수는 “상대적으로 당선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거대 양당은 합당제가 적용되지 않는 광역자치단체장에 여성후보를 내는 데 수적인 대표성도 담보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또 기초자치단체장의 경우 전국 226명의 기초자치단체장 중 여성은 서울 4명, 경기 3명으로 단 7명(3.1%)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2018년 민선 7기 당시 서울 3명, 부산 3명, 대전 1명, 경기 1명, 총 8명(3.5%)이 당선된 데 비해 감소한 것이다.

지역구를 통해 당선된 시·도의회 여성의원 당선자 수는 전체 779명 중 115명으로 14.8%에 머물렀고, 지역구 기초의원인 구·시·군의원의 여성 당선자는 전체 2601명 중 650명으로 25%였다. 비례와 지역구를 합해 전체 민선 8기 지방선거 광역의회 여성당선자는 872명 중 173명(19.8%), 기초의회 여성당선자는 2987명 중 998명(33.4%)이었다.

광역의회 비례대표 당선자는 93명 중 여성은 58명으로 여성비율이 62.4%였고, 기초의회 비례대표 당선자는 전체 386명 중 여성 348명으로 여성비율은 90.2%였다. 2018년 민선 7기의 광역의원 여성비례대표 71.3%, 기초의원 여성비례대표 97.1%에 비하면 광역, 기초 모두 감소한 것이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지방분권 시대에 여성들의 이해와 권익을 위해 법률과 정책의 집행을 통해 여성의 삶의 질 변화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행정단위가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이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장에 여성의 대표성 확대가 적극 요구된다. 그러나 주요 정당들은 여성 후보 공천에 대해 매우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정치관계법 및 각 정당의 당헌·당규에 명시된 여성 후보 추천 할당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들은 ‘마땅한 여성 후보가 없다’는 황당하고 위선적인 변명으로 일관했다”며 “6.1 지방선거는 향후 한국 정치에서 성 평등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깊게 고민하는 계기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인 2020년 4월15일 총선에서 치러진 지역구 선거의 후보군을 살펴보면 각각 남성 892명, 여성 209명이었다. 이는 지난 20대 총선 남성 844명, 여성 100명과 비교하면 여성은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일각에선 무의미만 숫자 부풀리기 출마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선거보조금 가운데 여성추천 몫을 차지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라며 “총선 전체에서 여성 후보자 비율은 19%였지만, 여야 두 정당만 보면 더 낮다. 결국 국민도 속았고 여성도 속았다. 말로는 성 평등을 외치지만 현실은 견고한 유리천장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21대 국회 여성 의원은 57명(19%)이 당선됐다. 한 집단 내에서 소수 집단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최저 임계치인 30%보다 대폭 미달된 것이다. 지난 2020년 1월 국회입법조사처가 낸 '여성 정치 대표성 강화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의 여성 의원 비율은 2017년 기준 평균 28.8%다. 한국은 이보다 약 10% 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조사 대상 36개 회원국 가운데 여성 의원 비율이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라트비아와 칠레, 터키, 헝가리, 일본 등 5개국뿐이었다”며 “민주주의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존중돼야 한다.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보면 지난 2020년 총선은 승자 없이 모두가 패배한 선거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김 교수는 “6.1 지방선거 이전 지난 3월 14일 국가인원권위원회 전원위원회에서 '성평등한 정치대표성 확보를 위한 권고의 건'을 가결하고 국회의장과 각 정당대표에게 권고안을 주문했다. 선거에서 여성후보 비율을 높여 결과적으로 선출직 여성정치인 비율을 높이고 남성중심의 정치질서를 성평등한 정치로 변화시키기 위한 적극적 조치를 촉구한 것이었다”며 “2022년 지방선거에서 거대 양당은 당헌·당규상의 여성공천 30% 명시와 당대표의 여성후보공천약속은 지키지 않았고 이전 선거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성후보를 당선권이 아닌 후순위에 공천하는 등의 여성의 대표성 확대에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정당은 정치영역에서 남성 중심적 정치 현실과 여성이 과소 대표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비례대표뿐만 아니라 지역구 의석에도 여성공천 할당제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정당법, 공직선거법 등을 개정해야 하며 이를 시행하기 위한 근거 규정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또한 남녀동수 의회 실현을 향한 여성정치 대표성 확대를 위해 할당제 관련 제도 개선뿐만 아니라 선거제도 자체를 성인지적으로 재구성하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웨덴은 의회와 21개 주의회, 290개 기초의회 선거를 동시에 실시한다. 스웨덴은  4년마다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로 349명의 의원을 선출한다. 310명은 지역구에서 선출하고, 나머지 39명은 정당득표율 비례성 강화를 위한 보정의석으로 배정한다. 의석은 전국적으로 4% 이상 득표하거나, 지역구에서 12 % 이상득표한 정당에 배정된다”며 “우리도 선거제도를 개혁해 스웨덴처럼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로 선출할 것을 제안한다. 정당 명부에 50%를 여성으로 할당한다면, 자연스럽게 남녀동수가 선발되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이렇게 선거제도가 개혁되면 여성의 정치 대표성이 획기적으로 제고되고 평등 민주주의가 실현될 길이 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 교수는 이날 강연에 여성 지도자를 위한 10가지 조언을 덧붙였다.

김 교수는 첫 번째로 “철학이 있는 삶을 살라. 철학이란 습관적으로 살아오던 것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멀리보고 깊이 생각하라. 어떻게 살것인가 보다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를 고민하라. 변화의 시작은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두 번째와 세 번째로는 각각 “SNS를 활용해 관심(Attention), 매력(Attraction), 호감(Affection)의 '3A 전략'을 수집하라”며 “SNS를 통해 자신의 브랜드 파워 (Brand Power)를 만들어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J. 실러(2019) 예일대 교수에 따르면 ‘내러티브'가 정치·경제를 이끄는 진정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네 번째로는 ‘시대정신에 입각한 비전 수립’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시대정신은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정신자세나 태도’를 말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한 시대를 사는 국가공동체의 구성원들이 느끼는 결핍감과 그에 관한 희망을 의미한다. 구성원들이 보여주는 이같은 결핍감과 희망을 통해 나타나는 일련의 태도 및 행동에는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내재돼 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은 비전이 아니다.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이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고의 약점을 최고의 강점으로 전환하라, 불광불급의 도전정신을 가져라, 무엇을 버릴지 고민하라, 특정 계파·특정 지도자 국민과 자신에게 줄을 서라, 데이터 사이언스를 활용하라, 시행착오 축적의 시간을 가지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김 교수의 강연에 이어 이선민 전 숙명여자대학교 초빙 교수는 “캐나다의 트뤼도 총리가 2015년 임명되면서 50대 50의 내각을 구성했다. 당시 그는 ‘왜 50대 50의 동수내각을 구성했냐’는 질문을 받고 ‘2015년이니까’라고 답했다. 이 대답에 비하면 우리는 2022년 아직도 ‘동수를 염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원대학교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차영란 교수는 유튜브 등 각종 SNS 플랫폼에 대해 소개하고 “SNS에 익숙해져서 유권자들에 다가가다 보면 우리가 목표로 하는 5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중앙회장은 “공천심사위원회가 10명에서 15명 정도 되지만 여성비율이 낮아 공천심사위원회에서도 여성후보들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10명에서 15명 중 50%는 여성 심사위원으로 구성하는 것도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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