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여성 기획특집
[한국의 지속가능 식품기업④] '김치 세계화' 앞장서는 대상그룹
한지안 기자 | 승인 2022.10.19 18:21
사진=종가 브랜드 홈페이지 갈무리.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창립 50년을 넘긴 장수 식품 기업들이 100년 기업을 향한 준비에 나고 있다. 한국 문화 콘텐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 K-푸드를 앞세워 진출하는 한편 내수시장에서는 MZ세대 소비자를 공략하고 트랜드를 선도하기 위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한국의 지속가능 식품기업' 시리즈를 통해 주요 식품 기업들을 집중 조명한다.

1956년 ‘국민 조미료’ 미원 개발하며 출범

대상그룹은 ‘국민 조미료’ 미원을 개발한 식품업체다. 고(故) 임대홍 창업회장이 1956년 부산광역시에서 설립한 동아화성공업(東亞化成工業)가 모태다. 이후 미원㈜, ㈜서울미원 등을 거쳐 현재의 ‘대상㈜’이 됐다.

임 창업회장은 일본 ‘아지노모토’가 유일한 조미료이던 1955년 일본으로 건너가 조미료 제조를 위한 핵심기술을 익히고 1956년 ‘미원’을 개발한 인물이다. 미원은 최초의 국산 조미료이자 현재 ‘국민 조미료’로 꼽힌다. 소비자들이 조미료 종류를 통칭하는 단어로 종종 '미원'을 사용할 정도다.

1987년 임 창업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에는 장남 임창욱 명예회장이 종가집 김치, 청정원 브랜드를 확대하는 동시에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진출에 나섰다. 이후 1997년부터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으며 2010년대 부터는 오너 3세인 임세령 부회장·임상민 전무가 경영에 참여하며 글로벌 시장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룹BI 리뉴얼·마곡 이노파크 오픈...미래 100년 준비 나서

대상그룹은 지난해 11월 미래 비전과 혁신 의지를 담은 새로운 CI를 공개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는 창립 66주년을 맞아 그룹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존중’으로 새롭게 정의하고 그룹의 통합 가치 체계 ‘대상 리스펙트 트리(DAESANG Respect Tree)’를 구축했다.

대상그룹에 따르면 새로운 가치체계는 회사의 출발점이자 근간인 ‘인간존중·고객존중·미래존중’의 경영이념을 뿌리로 삼고, ‘가능성과 다양성 존중·창의성과 도전 존중’을 기둥과 가지로, ‘사람과 자연 모두가 건강한 세상’을 지향점이자 꽃으로 삼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어 대상그룹은 올해 대상㈜의 핵심 연구시설인 ‘대상 이노파크’를 열고 R&D 특화 기지로 삼아 글로벌 식품·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수립했다.

대상 이노파크는 2년여 공사 기간을 거쳐 올해 6월 준공됐다. 연면적 약 3.5만㎡에 지상 8층, 지하 2층 규모로 지어졌으며 약 12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연구시설, 업무지원시설, 부대시설, 공공시설 등을 갖췄다. 

연구시설은 식품 부문과 소재부문으로 나눴다. 식품부문은 ▲식품 연구소 ▲김치 기술 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식품안전센터 등으로 구성해 청정원, 종가집 및 글로벌 오푸드 브랜드 제품 개발을 담당한다.

식품연구소는 원물별 특성을 고려한 전처리, 제품의 맛과 향을 배가시키는 조미·소재·배합·가공 기술, 품질과 안전성을 고려한 보존 기술과 전통 장류의 과학적 해석을 통한 신제조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김치 기술 연구소는 글로벌 No.1 김치를 개발하기 위해 품질과 제조 공정에 최신 기술을 도입했다. 글로벌연구실은 세계로의 도약과 현지화를 위한 글로벌 전용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식품안전센터는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의 안전성 제고를 위해 안전 게이트 및 안전정보 사전 모니터링 프로세스를 운영한다.

소재 부문은 ▲전분당 연구소, ▲BIO 연구소, 건강 부문 ▲건강연구소 등으로 구성됐다. 미생물과 효소 기반의 생명공학 관련 기술을 융합하여 식품·의약·사료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 가능한 소재 등의 연구개발을 담당한다. 전분당 연구소에서는 효소 개량 및 고순도 정제, 공중합 기술 확보를 목표로 특화 전분, 기능성 당류, 친환경 소재 등을 개발한다. 

BIO 연구소에서는 산업 미생물 개량 및 대량 발효 기술을 바탕으로 아미노산, 천연 맛소재, 미세조류 등의 그린바이오 소재와 ESG 트랜드에 부합하는 화이트바이오 소재를 개발 중이다.

대상㈜ 연구소의 모태는 1980년 서울 도봉구 방학동에 자리를 잡고 출범한 기술연구소다. 이후 기술연구소는 1989년 명칭을 바꿔 대상중앙연구소로 정식 설립됐고, 이후 1996년 3월 경기도 이천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상중앙연구소는 2022년 8월 마곡산업단지로 이전하면서 26년 만에 다시 서울에 자리를 잡고 대상 이노파크로 확장 오픈했다.

대상㈜은 마곡산업단지가 상암 DMC의 약 6배, 판교테크노밸리의 약 5배 규모에 달하는 최대 융·복합 클러스터 연구단지로 연구 인력 확보가 용이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대상㈜은 대상 이노파크에서 대학 및 연구기관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해 고부가가치 연구를 함께 진행하고 우수 연구 인력을 확보해 연구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배양육·바이오 등 지속가능한 ‘미래 먹거리’ 발굴

한편 대상그룹은 100년 기업을 목표로 배양육 등 신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대상㈜은 지난해 동물세포 배양 배지 선도기업인 엑셀세라퓨틱스, 배양육 및 배양 배지 소재 선도기업인 스페이스에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양사의 업무협약을 통해 점차 관심이 커지고 있는 국내외 배양육 관련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대상 관계자는 “대체육 사업은 물론 화이트바이오, 고부가가치 아미노산, 라이신 등 바이오 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이라며 “전분당 부문의 비식품 분야 제품군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기술혁신사업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아티피셜 에코푸드’에 선정된 2020년부터 서울대학교 줄기세포 및 식육학 연구진, 세종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기능성 식품연구실과 공동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대상은 배양배지 원료인 다수의 아미노산·식물성 유용 소재에 대한 제조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양육 대량생산을 위한 대량 배양 설비를 도입하고 2025년까지 배양 공정을 확립해 제품화하는 것이 목표다. 배양육의 단점 중 하나로 꼽히는 높은 원가 문제를 해결하고 배양육 배지 원료를 식품에 사용 가능한 원료로 대체하는 연구도 진행한다.

바이오의 경우 지난해 7월 의료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대상셀진’을 설립하고 같은해 9월 싱가포르 생명과학기업 ‘바이오코즈 글로벌’에 47억원을 투자해 지분 3%를 취득했다. 

올 7월에는 중국의 최대 제약그룹 시노팜의 자회사 ‘시노팜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 설립 투자의향서(LOL)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70조원 규모의 중국 건강기능식품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해외에선 ‘김치 세계화’ 앞장...국내외 MZ겨냥

한국 김치 총 수출액의 60% 이상을 담당 중인 대상그룹의 해외 사업 핵심 아이템은 단연 김치다. 지난해 국내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김치 수출액은 2825만 달러(약 410억원)로 전년 대비 22.5% 늘었다. 대상 종가 김치의 미국 수출액도 1617만 달러(약 230억원)로 전년 대비 37.8% 성장했다.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대표 식품 김치에 대한 관심도가 커진 만큼 ‘종가’ 브랜드가 글로벌 사업 확장의 핵심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그룹은 올해 초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 김치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대상은 LA공장을 통해 현지 영업과 유통 및 원재료 수급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2025년까지 미국 현지 식품사업의 연간 매출액을 1000억원 수준으로 높인다는 목표다. 

미국 LA인근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에 위치한 대상 LA공장은 총 대지 면적 1만㎡(3000평) 규모로 연간 2000t의 김치 생산이 가능한 제조 라인과 원료 창고 등 기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해당 공장에선 종가 오리지널 김치, 비건 김치, 백김치, 비트김치, 피클무, 양배추 김치 등 10종류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그룹은 또 지난해 연말 케일 등 해외 소비자가 선호하는 채소로 담근 김치 5종, 고추장·쌈장 등 장류 6종, 핫소스 3종 등 총 14종의 글로벌 김치와 장류·소스류 신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신제품을 앞세워 미국, 유럽을 비롯해 오세아니아, 중국, 일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대상㈜은 자사 김치 브랜드의 신규 BI를 공개했다. 내수용 김치 브랜드 종가집과 수출용 김치 브랜드 종가를 일원화하고 일관적인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종가’의 새 브랜드 비전은 ‘전 세계 모든 세대가 사랑하는’ 시대를 대표하는 김치 전문 브랜드다. MZ세대에서 김치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 주목한 결과물이다. 브랜드 핵심 가치는 ▲새로움을 개척하는(Pioneering) ▲전문적인(Professional) ▲정통의(Authentic)로 설정했으며, 글로벌 통합 김치 브랜드의 신규 BI와 패키지 디자인도 공개했다. 

특히 대상㈜은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김치가 한국 식품임을 알리기 위해 뉴욕 중심에서 광고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다음 달 6일까지 4주간 뉴욕 타임스스퀘어 아메리칸이글 빌딩에서 송출되는 광고에선 세계인들이 한국 김치를 맛보고 ‘아삭한(CRUNCHY)’ ‘맛이 풍부한(FLAVORFUL)’ ‘건강한(HEALTHY)’ ‘신선한(REFRESHING)’ 등으로 표현한다.

‘한국의 김치, 이제 모두의 김치’ 메시지를 중국어·일본어 등 여러 언어로도 전한다. 한편 올해 초부터 기획돼 10억원대 예산이 투입된 해당 캠페인에는 그룹 내 전략·마케팅 담당 중역인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세령·임상민 ‘자매경영’···여성 기업인 주목

대상그룹은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 임상민 대상 전무가 재계 내 보기드문 ‘자매 경영’을 펼치는 기업이다.

임 부회장은 지난해 3월 대상그룹 지주사인 대상홀딩스, 대상의 부회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임 부회장은 연세대 경영학, 뉴욕대 심리학을 전공했으며 2014년 ‘청정원’의 대규모 리뉴얼을 주도했고, 2016년 안주간편식 ‘안주야’ 출시, 2017년 온라인 전문 식품 브랜드 ‘집으로ON’을 출시했다. 가정식 브랜드 시장이 커지면서 지난해에는 HMR 브랜드 ‘호밍스’(HOME:ings) 출시를 주도했다. 

임 전무는 대상홀딩스의 최대 주주다. 올 상반기 기준 36.71%의 지분을 보유하 임 부회장(20.41%)보다 높은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임 전무는 런던 비즈니스스쿨 MBA를 졸업했으며 대상아메리카 부사장, 대상홍콩 중국사업략담당 중역 등을 맡아 해외사업을 키웠다. 인도네시아 전분당 사업 투자와 김·소스 공장 준공, 베트남의 육가공업체 ‘득비엣 푸드’ 인수, 중국 롄윈강 식품공장 착공 등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지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