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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분야에 여성 부족… 성 평등한 참여 필요
최연화 기자 | 승인 2014.03.31 09:53

 

   
 
공직생활 내내 ‘타는 목마름’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변혁하고파

[여성소비자신문=최연화 기자] 23년 간의 공직생활 동안 주요 여성정책을 진두지휘하고 19대 국회의원이 된 황인자 의원. 그는 ‘체신부 100년 역사상 최상위직 여성 1호’였다. 공직생활 당시 그는 정부 차원 최초로 성폭력·가정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민·관 호주제폐지특별기회단을 총괄해 성매매방지법 초안을 마련했다. 또 경찰대, 육사, 해사, 공사 등에 여성 10%의 입학을 허용하고, 셋째 아이 이후 보육료 전액지원 등 대한민국 여성정책사의 굵직한 발전을 이끌었다. 자리에 한 번 앉을 새 없이 현장을 발로 누빈 그녀가 일궈낸 업적이다. 더욱 놀라운 건 여성이라는 키워드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시선을 돌렸다는 점이다.

“국회의원이라면 자기의 소관 상임위가 어디든 폭넓게 현안을 다뤄야 한다”는 황 의원은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집단을 받쳐주어야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가 가진 철학의 일단을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적인 공직자에서 동적인 정치권에 뛰어든 그녀를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주로 여성을 대변하는 의정활동을 해오고 계신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주로 실현하고 싶은 정치적 목표가 있다면.
“23년 간 전문 직업 관료로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데 유의해왔던 터라 정치를 시작할 용기가 선뜻 나지 않았다. 그러나 공직생활 내내 ‘타는 목마름’으로 여성정책을 개척하고 수행해온 경험도 정치 입문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2007년 말 대선에 무소속으로 다시 나선 이회창 대통령 후보를 돕기 위해 대선캠프에 자원(정책특보) 했고, 이것이 후에 자유선진당 창당 발기인, 여성위원장, 최고위원 등으로 활동하게 되는 계기로 이어졌다. 각 분야에 있어서의 성 평등한 참여가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하고 의미 있는 발전을 이룰 것이란 생각은 나의 오래된 신념이다.”

- 얼마 전 일제강점기 여성 노무동원 피해사례에 대해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잊힌 여성 희생 역사를 복원하진 않고서 여성 발전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확히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조선 소녀들을 강제 동원해 노역시킨 65개 일본 가해기업들은 일본이 아시아태평양전쟁(1931~1945) 기간 중 국가총동원법 등 법적 근거를 악용해 조직적으로 조선인들을 강제 동원·착취하는 데 앞장섰다. 그러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혼동을 일으키며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다. 역사의 진실을 왜곡하는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 더구나 그 역사적 왜곡의 칼날이 어린 소녀, 여성, 노인 등 사회적 약자 층에 집중되는 것은 불의 중에서도 가장 졸렬한 역사 왜곡이다. 여성발전 이면에 숨겨진 이들 희생의 역사를 제대로 정시하지 못하면 같은 비극은 또다시 되풀이 될 수 있다는 경고적인 의미다."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황금자 할머니 관련 미국 CNN 왜곡보도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하셨다.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은가.
“지난 1월 26일 황금자 할머니 별세를 다룬 CNN 기사에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란 표현이 나온 것에 충격을 받았다. 1월 26일 CNN 보도 후 즉시 공식 홈페이지에 문제를 제기했고, 2월 5일 일종의 정정 보도를 받아냈다. 이렇게 작은 노력이라도 면밀히 문제를 지켜보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 직업여성은 일·가족 양립의 어려움이 많다. 요즘 정부와 지자체가 앞 다투어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은 없어 보인다. 일자리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 있다면.
“사실 일자리 문제는 여성도 문제지만 젊은이들도 하나의 큰 숙제다. 그렇기 때문에 일자리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각 부처에 ‘일자리’라는 공통과제를 주고, 각 부처가 할 수 있는 권한과 능력으로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23년 공직생활 중 두 남매를 키워낸 워킹맘의 경험을 비춰 볼 때 획기적인 보육정책의 개발과 실행이 경단녀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보완책이라고 생각한다. 2004년 초 이명박 전 대통령이 활동했던 당시 내가 고안해낸 셋째 자녀 보육비 전액 지원이란 초강수 정책을 꼽고 싶다. 그때 전국 평균(2003년 1.17명)에도 못 미치는 출산순위별 출생성비였고, 이에 따라 소득을 불문하고 셋째 자녀 보육비 전액지원이란 정책을 입안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새해벽두부터 전국에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현재의 만 5세아에 대한 정부의 무상보육정책의 시발점이 당시 서울시의 획기적인 보육지원책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전달하고픈 메시지가 있을 것 같다.
“‘원 코리아(One Korea)’를 말하듯 ‘원 워먼(One Women)’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여성 중에서도 잘사는 여성과 못 사는 여성, 학력이 높은 여성과 낮은 여성, 정규직과 비정규직, 직장맘과 전업주부 등 천차만별이다. 먼저 여성 안에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조화롭게 하나가 돼야 한다.”

- 우리나라 여성 국회의원은 15.7%에 불과하다. 지방선거에서부터 여성 정치인이 많이 배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동의하나.
“동감한다. 국제적으로 UN에 보고된 이론을 보면, 첫째 공무원 여성이 많아야 한다. 둘째는, 그 공무원을 자문하는 각종 위원회에 여성이 많아져야 한다. 세 번째는 행정부를 견제하는 의회 쪽에 여성의 진출이 많아져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모든 걸 경험한 여성들이 정치로 나아가는 것이다. 아직 시·도·광역시에 여성이 한 명도 없었다. 여성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임계점은 30%라고 생각한다. 지방자치에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 공직생활을 오래하다 정치계에 입문했기에 시행착오가 있을 것 같다.
“공무원 생활과 정당생활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 공무원은 생각과 기획을 많이 하는 반면 정당에서는 생각하거나 기획할 틈이 없다. 이슈가 터지면 곧바로 회의를 거쳐 문제가 다루어지다 보니 실시간으로 대응하게 된다. 이런 속도를 체득했고 지금은 많이 단련이 됐다.” 

- 업무를 마칠 때 어떤 국회의원으로 기억되고 싶나.
“생활 속에 작은 변화를 준 국회의원이었다는 평을 듣고 싶다. 예를 들어 17대 이은영 의원이 ‘이혼숙려제도’를 제안하고 도입한 것처럼 실생활에 녹아들 수 있는 삶의 변화를 주고 싶다.”

- 평소 신념이나 가치관이 궁금하다. 살아감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바가 무엇인지.
“굳건한 믿음, 고결한 인격, 희생적 봉사다. 내가 졸업한 정신여중고의 교훈이다. 그 당시 대다수 학교의 교훈은 ‘현모양처가 되자’ 등의 내용이었는데 당시 정신학교의 교훈은 여학교임에도 진취적이었다. 항상 교훈을 새기며 국익을 생각하고, 의정활동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최연화 기자 choi@wsobi.com

 

 

최연화 기자  choi@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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