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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겨냥 중고 명품 시장 커져...유통업계, 신사업 앞다퉈 진출현대백화점, 신세계그룹, 롯데쇼핑, 11번가 온/오프라인 명품 판매 박차..."가품 증가에 소비자 조심해야" 지적도
한지안 기자 | 승인 2022.09.27 15:43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국내외 유통 시장에서 ‘중고 명품’에 대한 MZ세대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중고 제품이 새 제품 대비 저렴한데다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덜하다는 이유에서다.

중고 명품 거래액이 빠르게 증가하자 국내 유통업계는 물론 글로벌 명품브랜드 본사들까지 관련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와 동시에 가품 적발도 끊이지 않고 있는 만큼 업계에선 '거래시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최근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는 지난해 전 세계 중고 명품 매출이 2017년 대비 65%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남의 손을 한 번도 타지 않은 신규 명품 매출 증가세는 12%에 그쳤다.

​베인앤드컴퍼니는 이 추세가 계속 이어져 향후 5년간 중고 명품 매출은 매년 약 15% 증가하며 새 제품 예상 판매율의 2배를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고 명품 거래 규모가 확대되자 구찌 모기업 케링 그룹과 버버리 그룹 PLC, 스텔라 매카트니는 고객의 제품을 재매입해 이를 직접 판매하거나 다른 중고 거래 플랫폼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케링그룹은 지난 2020년 중고 명품 플랫폼 더리얼리얼과 손을 잡고 중고 구찌 제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또 다른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 베스티에르 지분 약 5%를 확보하고 알렉산더 맥퀸 ‘정품 인증’ 제품의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이같이 글로벌 명품 브랜드 본사들이 중고 명품 거래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전통 유통강자인 백화점들이 관련 사업을 확대 중이다.

현대백화점, 신촌점·미아점에 중고 명품 전문매장 오픈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 16일 신촌점 유플렉스 4층 전체를 806㎡(244평) 규모의 중고 명품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로 조성했다. 중고품을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는 것이 아닌 정식 중고 명품 전문관을 꾸린 것은 백화점 업계 사상 이번이 최초다.

세컨드 부티크에 입점한 대표 브랜드는 중고 의류 플랫폼 ‘마켓인유’, 중고 명품 플랫폼 ‘미벤트’, 친환경 빈티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리그리지’, 럭셔리 빈티지 워치 편집 브랜드 ‘서울워치’ 등이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개장 첫 주말인 9월 16~18일 1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몰렸다. 방문객의 대다수가 2030 소비자였으며 매출 1억5000만원을 달성했다. 같은 매장을 영패션 브랜드 중심으로 구성했던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신장한 수치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8일 미아점 1층에도 중고 명품 전문 매장 ‘럭스 어게인’을 개장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롯데백화점, 중고 거래 플랫폼에 투자

현대백화점이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중고 명품 판매에 나선 반면 신세계그룹과 롯데쇼핑은 중고거래 플랫폼 등을 통해 관련 사업을 전개 중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월 그룹 내 투자사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통해 번개장터에 820억원을 투자하고, 최근 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을 통한 중고 명품 사업에 나서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달 29일 사이트 내에 ‘브그즈트 컬렉션’ 코너를 입점시켰다. 번개장터는 이를 통해 2억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 5000만원대 에르메스 버킨백 등 사측이 직접 매입한 하이엔드 브랜드 상품을 판매해오고 있다.

SSG닷컴 자체적으로는 지난 7월 명품 전문관 ‘SSG LUXURY’ 개관과 함께 파트너사 상품을 한 데 모은 ‘중고 명품’ 코너를 신설했다.

지난 6월에는 신세계백화점이 해외 럭셔리 브랜드 중고품 편집숍을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백화점의 얼굴 격인 본점 1층에서 중고 명품이 판매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 지분 93.9%를 인수하면서 온라인 중고 거래 신사업 진출의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롯데백화점은 지난 6월부터 약 두달간 서울 롯데월드몰에서 중고 의류 플랫폼 ‘마켓인유’ 팝업스토어를 운영했으며, 이후 분당점과 부산 광복점에서도 추가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이 조만간 중고 거래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롯데온에 명품 전문관 ‘온앤더럭셔리’를 오픈한데 더해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명품 판매에 나선 만큼 같은 방식으로 중고명품 유통에 나설 수 있다는 추측이다. 

11번가, 구구스 손잡고 중고 명품 라이브 커머스 방송 진행

SKT의 11번가는 중고명품 라이브 커머스에 선제 진출했다. 11번가는 중고명품 거래 전문 플랫폼 ‘구구스’와 협업해 에르메스·샤넬·크리스찬 디올·롤렉스 등 럭셔리 브랜드의 고가 명품을 라이브 방송으로 선보인다고 27일 밝혔다.

11번가는 지난 8월에도 구구스와 ‘라이브11’에서 중고 명품을 판매한 바 있다. 당시 방송에서는 1700만원대 ‘에르메스 켈리 백’, 1600만원대 ‘롤렉스 시계’ 등의 초고가 제품이 팔려나갔다.

이번 방송은 27일 ‘구구스 반포 신세계점’ 매장에서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에르메스 아웃스티치 켈리 백(2100만원대) △샤넬 트위드 재킷(400만원대) △샤넬 캐비어 WOC 미니 크로스백(400만원대) △롤렉스 다이아 콤비 시계(1700만원대) △크리스찬 디올 레이디백 미듐(400만원대) 등을 판매한다.

중고 거래 증가에 가품 유입 이어져...업계 “소비자 주의 필요”

한편 명품거래 시장의 최대 암초는 가품이다. 실제로 특허청에 따르면 네이버 등 국내 대형 10대 플랫폼에서 판매된 제품이 위조 상품으로 의심받아 신고된 건수는 2018년 1309건에서 2019년 3001건, 2020년 3101건으로 2년 새 2.4배 급증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의원이 특허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최근 6년간 특허청에 적발‧압수된 가품은 총 867만 점, 정품가액 2404억원 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특허청이 적발한 가품은 36만여 점 등에 달한다. 브랜드 및 물품가액별로 몽블랑(143억원, 4만8천303점), 나이키(58억원, 8만1천866점), 페라가모(43억원, 1만8천712점), 타미힐피거(33억원, 3만2438점), 샤넬(15억원, 1만2407점) 순으로 적발됐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명품 중고 거래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주요 플랫폼들이 각각 명품 감정사를 앞다퉈 모셔가는 분위기”라며 “다만 가품 제작자들도 갈수록 정교한 결과물을 내놓는 만큼 소비자들에게도 유난히 저렴하거나 희귀한 제품을 발견했을 때 신중하게 합리적인 의심을 갖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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