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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여성 200만 시대…정부 대책은 ‘부실’홀로 사는 것도 서러운데 복지 대책도 없어
정효정 기자 | 승인 2012.06.18 13:35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급증하면서 홀로 살고 있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아직 미흡해 이들에 대한 복지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보다 취업의 기회가 많다는 친구의 말에 서울로 상경한 34세의 독신여성 김모(서울 관악구)씨는 5년째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월급 150만원을 받아 월세 40만원과 생활비 등을 제외하고 나면 돈을 모을 틈이 없다. 그나마도 매번 월세를 올려달라는 집 주인의 성화에 조만간 고시원을 찾아 이사를 계획 중이다.
김 씨는 “혼자 살고 있는 주변 친구들도 다들 생활이 힘들다고 말한다”며 “고시원은 방범도 문제고 공용화장실 등 여러 면에서 여자 혼자 살기에 적합하지 않아 피하려 했지만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연봉 1억원에 고급 오피스텔에 살며 화려한 스포츠카를 끌고 다니는, 미디어나 소설 속에 나오는 화려한 싱글과 현실 속 싱글의 차이는 너무 달랐다.

우리나라는 여성 1인 가구 200만 시대를 맞았다. 그러나 정부가 내 놓는 각종 정책은 주로 4인 가족 중심으로 맞춰져 있어 1인 가구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여성은 “아직도 우리나라 정부는 4인 가족만 가족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며 “독거노인만 1인 가구가 아니다. 독신 여성 역시 1인 가구고 우리를 위한 정책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성계 역시 독신여성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성계는 “4인 핵가족 중심의 정책에서 개인 단위로 사회보장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 1인 가구는 지난 1995년 93만 2천 가구에서 2010년 221만8천 가구로, 무려 13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5~29세, 70~74세가 가장 높았다. 반면, 남성은 25~29세의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후 연령대에선 계속 줄어들었다.

여성 1인 가구가 10가구 중 1가구로 나타난 서울시는 이에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여성 1인 가구 정책을 선보였다. 조현옥 여성가족정책실장은 “현재 서울의 가구 구조로 볼 때 1인 가구 싱글여성은 분명한 정책수혜 계층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여성정책은 아이를 낳아 키우는 전통적 가족제도 중심에 초점이 맞춰져 여성 1인 가구 정책은 소외돼 왔다”며 “싱글여성들의 고민과 바람을 경청해 정책에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가 25~49세 여성 1인 가구 570명을 대상으로한 실태조사 결과, ‘나 홀로 생활’을 위해 우선 갖춰야 할 조건으로 ‘안정적인 일자리(89.6%)’와 ‘안정적인 주거환경(84%)’이 꼽혔다. 또한 어려운 점으로는 ‘주거 불안정(81%)’, ‘성폭력 등 범죄 불안감(77%)’이 높게 나타났다.

검진상의 비용도 많이 드는 것으로 드러나 안전과 건강․의료지원 역시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여성 질환 병원검진 비율은 54%에 그쳤는데 이유는 비용이 비싸서(22%), 결혼하지 않아 검진받기 어색해서(18%) 순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건강상태를 묻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31.8%가 ‘나쁘다’고 응답했으며, 이들 중 절반 정도는 “건강이 나쁘다고 판단되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독신 여성들이 가장 바라는 정책은 안전과 건강․의료지원 마련이다. 안전 분야의 경우 ‘방범활동 강화’, ‘골목길 CCTV 설치 확대’, ‘개인주택 보안장치 지원’ 등이었으며, 건강분야의 경우 ‘국민건강보험을 통한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꼽았다. 이외에도 ‘보건소를 통한 다양한 실비 의료지원 혜택’, ‘운동 공간 및 시설 제공’, ‘보건소의 일상적인 건강 상담 상시화 체계마련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시는 여성 1인 가구를 위해 청년 여성근로자를 대상으로 임대 아파트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 곳 또한 서울 소재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만 26세 이하(대학원 졸업자 제외) 미혼여성 근로자라는 제한이 있다. 미혼 여성이라 해도 그 문턱을 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임대 아파트에는 현재 총 1천302명이 입소해 생활하고 있으나 200만 1인 가구 여성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기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지방자치단체 혼자서 해결하기엔 이미 많은 여성이 홀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여성가족부와 보건복지부는 “독신 여성을 위한 별도의 대책은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여러 가지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주로 미혼모와 독거노인 등에 대한 대책이지 1인 가구 여성에 대해서는 특별한 지원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홀로 살고 있는 여성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인식이 사회적으로 부족함을 반영하고 있다. 지자체 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한 독신 여성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에 대해 앞으로 정부가 어떤 대처를 해 나갈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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