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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 대규모 대미 투자...배터리, 반도체, 모빌리티에 수백조 투입
한지안 기자 | 승인 2022.08.01 16:29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국내 주요 그룹들이 미국에서 배터리, 반도체, 모빌리티 등 주요 사업 영역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SK그룹은 미국에서 4대 핵심 성장동력 분야에 220억 달러, 약 29조원을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주에서 대규모 투자를 선제적으로 발표했고, 현대자동차그룹은 조지아 주에 전기차 전용 생산 거점을 마련해 전동화 시스템 및 현지 공급망을 마련한다. 

SK그룹, 미국에 40조원 투자

SK그룹은 최근 미국에서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그린, 바이오 등 4대 핵심 성장동력 분야에 220억 달러(약 29조원)을 추가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발표한 전기차 배터리 분야 70억 달러(약 9조원) 투자까지 합치면 SK의 향후 대미 투자 규모는 300억 달러(약 40조원)에 달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6일 오후(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화상 면담을 갖고 220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밝혔다. 전체 투자금약의 절반 이상인 150억 달러(약 20조원)는 반도체 R&D 협력과 생태계 강화에 투자된다. 또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에 20억 달러(2조6000억원), 첨단 소형 원자로 등 그린 에너지 분야에 50억 달러(6조5000억원)의 신규 투자가 단행될 예정이다.

한편 SK그룹의 배터리 제조업체인 SK온도 최 회장의 발표 잊던 미국 완성차 기업 포드, 양극재 생산 기업인 에코프로비엠과 함께 북미에서 양극재 생산 시설을 구축하기 위한 공동 투자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SK온은 미국 조지아주에 총 3조원을 들여 2개 공장을 확보한 상태다. 9.8GWh(기가와트시) 규모 1공장을 올초부터 상업 가동했고, 11.7GWh 규모 2공장을 내년 중 상업 가동한다. 포드와는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를 출범해 테네시와 켄터키주에서 총 129GWh 규모 합작 생산공장을 2025년부터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미국내 반도체 사업 키운다

삼성전자는 미국 내 반도체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당시 가장 먼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은데다 최근 미 의회에서 반도체산업지원법(Chips-plus법)이 통과되면서 향후 미국 투자가 증가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현재 텍사스주 오스틴에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공장 2곳을 가동 중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170억달러(약 20조2100억원)를 들여 텍사스주 테일러에 신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착공을 위한 준비 단계를 진행하며 조만간 본공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테일러 공장은 오스틴 공장에서 40㎞ 떨어진 곳에 들어선다. 5G,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팅(HPC) 등의 분야 차세대 기술에 전력을 공급할 반도체 솔루션을 생산하는 약 500만㎡(약 150만평) 규모 공장으로, 삼성전자 기존 오스틴 공장과 비교해 약 4배나 넓다.

또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 제출한 세제 혜택 신청서에  테일러 신공장 9곳과 오스틴 신공장 2곳에 각각 1676억달러(약 220조원), 245억달러(약 32조원)를 쓰겠다고 명시했다.

텍사스주는 일정 규모 이상 투자하면 10년간 세금을 감면해주는 인센티브 프로그램 '챕터 313'을 시행 중인데 이는 올해 말 만료된다. 해당 프로그램은 투자 계획을 공개하지 않으면 일부 혜택이 제한되기 때문에 삼성이 향후 투자 계획까지 선제적으로 신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택사스 내 1만여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로 알려졌다. 총 20년 동안 1921억달러(약 252조원)를 투입해 텍사스에 반도체 공장 11개를 설립하는 것이다. 11곳 중 일부는 오는 2034년 전후 완공돼 생산 개시하고 나머지는 이후 10년에 걸쳐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 6조 3000억원 들여 조지아 신공장 건설

현대자동차그룹도 미국 조지아 주에 전기차 전용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앨라배마주에 있는 현대차 미국생산법인(HMMA)과 함께 부품 협력사 및 물류 시스템 등을 공유함으로써 효율적 공급망 관리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5월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미국 전기차 생산 거점 확보 계획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州)에 2025년까지 6조30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전용 신공장 건설과 배터리셀 공장 투자 등 전기차 전용 생산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설되는 전기차 공장은 기아 미국생산법인(기아 조지아)와 약 400㎞ 거리에 있는 브라이언카운티의 1183만㎡ 부지 위에 연간 3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출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신공장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2030년 총 84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미국 전기차 시장도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에 따라 올해 75만대 규모에서 2025년 203만대, 2030년 602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2025년 조지아 신공장이 가동되면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현지 생산의 첫 발을 내딛은 2005년 앨라배마 공장 가동 이후 20년 만에 순수 전기차만을 생산하는 완성차 공장을 미국 내에서 확충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외신 등에 따르면 조지아 주정부는 내년부터 26년 동안 현대차에 4억7200만 달러 이상의 재산세 감면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현대차는 5년 동안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2억1200만 달러의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다.

공장이 들어서는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의 지방자치단체들은 현대차 투자와 관련해 ▲도로 건설비용 2억 달러 ▲발전소 부지 구매 8600만 달러 ▲건설·기계 장비 비용 5000만 달러 등을 자체 재정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공장 건설 기계와 건설 자재에 대한 세금 3억9600만 달러에 대한 감면도 약속 받았다.

한국 기업 대미-대중 투자 규모 격차 벌어져

한편 한국 기업들은 지난 2020년과 2021년 대중투자보다 대미 투자에 나선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월 기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직접투자통계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의 대미 직접투자 규모는 275억9000만 달러로 전년 151억7500만 달러보다 82%(124억1500만 달러) 급증했다.

반면 대중 투자는 2020년 45억1100만 달러에서 2021년 66억6800만 달러로 21억5700만 달러(약 4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양국에 대한 직접투자 규모 격차는 지난해 209억2000만여 달러에 달해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르렀다. 

이같은 흐름은 지난해 ‘중국 리스크’ 급등과 맞물려나타난 것으로 풀이됐다. 최근 수년 간 중국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요소수 사태’, ‘제로코로나’ 등 정책을 펼치면서 현지 투자 리스크가 커졌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정부가 주요 그룹들의 투자 방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의회가 반도체 지원법을 통과시키고 각 주 정부가 대규모 세제 지원에 나서는 만큼 국내 투자에 대한 지원책이 커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대기업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현행 6∼10%에서 중견기업과 같은 8∼12%로 높인다고 발표했다"면서도 "미국 등 주요경쟁국과 비교했을때 '자국'내 투자라는 것 외에 앞설만 한 다른 이점이 있는지 살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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