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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의 신한생명 리베이트 ‘출처불명의 돈이 10억인데 경징계’
고승주 기자 | 승인 2014.02.26 17:53

 

   
 
 
[여성소비자신문=고승주기자] 신한생명이 은행과 증권사에 제공한 리베이트사건과 관련, 리베이트를 받은 금융사들이 기관주의 수준의 경징계를 받은 데 대해 금감원이 일부러 혐의를 축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융감독원은 20일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신한생명으로부터 737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고 추가 마케팅 비용을 떠넘긴 5개 은행과 5개 증권사에 기관주의 및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지난해 말 금감원은 신한생명이 불법자금 11억8100만원을 조성했고, 이중 9억9600만원은 관련증빙서류가 없어 출처미상이었으며, 상품권을 구매한 용도로 쓴 1억8500만원을 썼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지난 20일 금감원이 인정한 리베이트 규모는 7370만원에 불과했다. 
 
처음에 금감원 측은 증빙서류가 없는 출처 불명의 자금이 은행 영업점 및 직원이 유용하거나 착복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었다.
 
이 돈이 추적이 어려운 현금으로 이뤄져 있었다는 것도 의혹의 한 모서리를 차지했다. 이 자금에 대한 혐의는 당시 사장을 맡고 있었던 권점주 신한생명 부회장의 불법 비자금 의혹으로도 퍼져나갔다. 
 
하지만 금감원은 수사기관이 아닌 탓에 더 파고 들 수 없었다. 신한생명 측 관계자는 “영업직원이 영업경비로 썼다고 해명했다. 금감원 측은 이 돈이 모두 현금으로 사용돼 사용처를 규명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반토막 난 상품권 혐의
 
1억8500만원의 상품권도 의문이다. 
 
당초 파악된 사실은 신한생명이 5개 은행과 5개 증권사의 보험판매인에게 자사 보험을 팔아준 대가로 1억8500만원 어치 상당의 상품권을 건넸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판명된 것은 7370만원뿐이었다.
 
금감원 생명보험검사국은 받은 사람의 수와 기간, 1인당 받은 평균 액수 등을 종합해 볼 때 대가성 금품이라고 보기엔 금액이 너무 적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이 상품권을 명절이나 생일 등 특별한 시기에 감사의 뜻을 전달하는 차원으로 해석했다. 신한생명이 갑이 아니라 을의 처지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금감원은 신한생명으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금융사와 보험판매인을 제재했다.
 
그런데 만일 이 상품권이 판매인에 대한 감사용이 아니라, 판매인의 영업용으로 전달됐다면 문제가 된다. 신한생명이 보험판매인에게 영업을 목적으로 상품권을 전달했고, 보험판매인이 보험계약에 대한 대가로 피보험자나 보험계약자에게 상품권을 건넨다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진다.
 
신한생명은 을이 아니라 영업에 적극적으로 간여하는 갑이 되며, 보험판매인의 신한생명의 영업행위에 종속된다. 
 
금감원 금융서비스개선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은 신한생명이 건넨 상품권 전액이 보험 상품을 구매한 계약 당사자에게 전달됐다고 보았다. 
 
이 경우 보험사가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에게 부당한 금품 지급에 대해 처벌하는 보험업법 98조에 위배된다. 만일 이 법에 적용되면 진짜 처벌대상은 금융사나 보험판매원이 아니라 신한생명이 된다. 
 
금감원 금융서비스개선국이 수집한 진술에 따르면 신한생명 리베이트와 관련된 은행·증권사 직원들은 대부분 상품권을 보험 계약자에게 준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서비스개선국은 진술의 사실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수사기관에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 
 
금감원 생명보험검사국의 판단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경징계, 은행·증권사 직원들은 금액 등에 따라 배임 수재 혐의로 형사처벌까지 적용될 수 있다. 
 
반면 금융서비스개선국의 판단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수억원의 과징금을 내고 은행, 증권사 직원들은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금감원은 전자를 따라 금융사에 경징계로 끝냈다. 
 
이 사건은 고객을 대상으로 대가성 영업이 횡행하는 방카슈랑스 업계의 관행이 수면 위로 오를 수 있는 첫 번째 단계가 될 수 있었다. 
 
은행과 보험사 간 갑을 관계, 그리고 보험판매를 맡는 금융사 직원들 사이에 리베이트가 오가고, 이 리베이트가 단순히 감사의 성격인지 아니면 고객에게 불법적 현금 영업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지 여러 각도에서 의미를 가진다.
 
현재 신한생명은 불법조성한 자금 11억 중 출처 불명의 9억9600만원에 대해서 현장 영업점에서 관행적으로 처리를 하다 실수한 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증빙서류없이 회계부서에서 처리한다는 것은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불법비자금의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금감원은 사업비 관리 부실 명목으로 가벼운 수준의 처벌을 내렸으며 별도의 수사 의뢰도 하지 않았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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