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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제안서에 내용증명 보낸 삼성전자
고승주 기자 | 승인 2014.02.25 17:50
 
   
 
 
[여성소비자신문=고승주기자] 삼성전자가 아이디어 제안서에 내용증명을 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삼성 측은 사실확인 차원에서 보낸 것이라지만, 단순한 제안서에 지나친 대응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는 한 통의 로봇청소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 받았다. 상대는 투자회사 ‘서울인베스트’. 로봇청소기에 내비게이션 기능을 탑재해 청소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현재 상용화된 로봇청소기의 인지구조는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집안을 돌아다니며 청소할 구역을 탐색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반면 서울인베스트는 카메라 대신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도입해 아파트의 단독주택 도면을 기초로 ‘외운’ 구역을 단번에 청소한다는 개념이었다. 이 경우 탐색시간이 줄어 획기적인 청소시간 절감 효과가 발생하므로 매출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서울인베스트는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삼성은 서울인베스트에 단순한 거절이 아니라 내용증명을 보냈다. 귀사가 제안한 아이디어는 이미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보유하고 있으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내용이다. 내용증명은 당사자가 확고히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의사를 담고 있어 법적 분쟁이 발생할 때 증거물로도 사용된다. 
 
삼성이 내용증명을 보낸 진의는 폭 넓게 보자면 두 가지인데 우리가 이미 해당 기술을 보유 중이니 제안에 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과 만일 우리와 상충되는 기술일 경우 법적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경고하는 것이다.
 
제안을 건넨 서울인베스트에서 다소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인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투자 제안을 한 것도 아니고, 소비자로서 ‘이런 아이디어를 제품에 반영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한 건데 전화 한 통 없이 불쑥 내용증명을 보내 황당했다”고 전했다.
 
그가 혹시나 법정분쟁을 우려해 삼성이 특허를 갖고 있나 확인했지만, 내비게이션 로봇청소기와 관련된 특허는 없었다고 한다. 삼성 역시 이 사실을 인정했다. 
 
그렇다면 내용증명을 보낸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 측은 서울인베스트가 정식 절차를 따르지 않고 제안서를 윤부근 소비자가전부문 대표이사에게 직접 보낸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법인명이 찍혀 있었기에 실무 차원에서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고 판단해 경고의 의미가 아닌, 사실을 확실히 하자는 차원에서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것이다. 만일 상생협력센터 등 공식적인 절차를 따랐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삼성은 서울인베스트의 제안을 거절한 이유는 현실성이 떨어져서라고 밝혔다. 내비게이션 청소기는 업계에서 누구나 한번쯤 떠올릴법한 아이디어로 삼성 내부에서 비슷한 제안이 올라온 적은 있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상용화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서울인베스트는 투자회사로 기업 구조조정 및 인수합병 업무와 사모펀드 운영이 전문인 회사다. 그러나 사업 아이디어 제안도 추가로 하고 있다. 서울인베스트는 아이디어가 지적재산권적으로 충돌이 우려될 수 있는 영역이며 삼성이 애플과 소송을 벌이면서 예민하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단순 제안서에 내용증명까지 보낸 것은 지나치게 공격적인 반응이라고 입장을 덧붙였다. 
 
한편 서울인베스트의 내비게이션 로봇청소기 청소기는 LG전자에서도 퇴짜를 맞았다. 역시 상용화 가능성이 이유였다.
 
내비게이션 로봇청소기를 받아들인 건 국내 로봇청소기 3위 업체인 모뉴엘이었다. 모뉴엘 기술담당 임원들은 직접 서울인베스트를 방문해 적극적인 개발의사를 밝혔다. 만일 상용화 문제를 해결한다면 원가절감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2007년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기조연설에서 모뉴엘을 혁신기업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지난 1월 모뉴엘의 로봇청소기는 이 행사에서 삼성과 LG의 스마트폰과 나란히 중앙회장에 진열됐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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