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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하나의 약속’에 부끄럽지 않다는 삼성 블로그
고승주 기자 | 승인 2014.02.24 16:54

[여성소비자신문=고승주기자] 영화 ‘또하나의 약속’에 대해 삼성전자 반도체 직원이 오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또하나의 약속’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유해물질을 다루는 직원들이 젊은 나이에 백혈병 및 조혈기계질환으로 숨져가는 실화를 극으로 재구성한 영화로 개봉관 확보 문제에서 삼성 외압설이 제기된 바 있다.

 
   
Strength and Honor
  
삼성전자 DS부문 커뮤니케이션팀 부장 김선범 씨는 23일 삼성전자 공식블로그 ‘삼성 투모로우’에 영화를 둘러싼 딸과의 일화를 <영화가 만들어 낸 오해가 안타깝습니다>란 글을 기고했다. 
 
김 씨의 글은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을 본 딸이 자신에게 “아빠 회사가 정말 그런 일을 했어”라고 묻는 것에서 시작된다. 
 
영화에서 삼성은 진실을 숨기기 위해 돈으로 유가족을 회유하고 심지어 증인을 바꿔 치기해 재판의 결과를 조작하려 하는 나쁜 집단, 사실을 숨기려 나쁜 일을 서슴지 않는 회사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늘 아빠 회사가 자랑스럽다고 했던 김 씨의 딸은 영화를 본 후 삼성에 의심을 품는다. 
 
김 씨는 “이런 장면들을 보면서 일반 관객들이 저의 회사에 대해 느낄 불신과 공분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며 “영화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기기엔 영화가 일으킬 오해가 너무나 큰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씨는 ‘삼성이 어떻게 직원들의 안전 하나를 소홀히 하는 회사겠느냐’는 뜻을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불행과 고통에 빠진 직원의 아픔을 외면한 채 숨기기에 급급했었나, 또 돈만이 유일한 가치인 것처럼 사람의 목숨을 거래하고 저울질했을까, 하지만 자신이 기흥사업장에 근무하면서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한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삼성의 인사담당자는 영화에서 직원의 불행 앞에서도 차갑게 미소 짓는 절대악으로 묘사됐지만, 실상은 오히려 고인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 마다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면서 더 많이 도와 주지 못한 것을 자책하던 분이자 평범한 가장이고 직장인일 뿐이라고 전했다.
 
김 씨는 “화학을 전공하지 않았기에 어떤 물질이 어떻게 해로운지도 상세히 알지 못하고, 그래서 영화 속 이야기에 대해 하나씩 설명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직원과 사업장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회사와 직원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정부의 환경 기준을 지키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하는지 잘 알고 있기에 제가 근무하는 일터의 안전에 관해 조금도 의심하지 않습니다”고 자신한다.
 
영화가 허구의 이야기를 사실처럼 포장해, 삼성을 범죄집단처럼 그리고 있는데도 회사는 그에 대해 한 마디 입장도 밝히지 않는 것에 대해 너무나 답답하다며 그러나 영화는 사람의 생명에 관한 이야기이고, 직장 동료에게 닥쳤던 불행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에 일일이 시비를 가릴 일이 아니라는 회사의 판단이 옳다며 회사의 침묵을 설명했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에 머물러야 하며 예술의 포장을 덧씌워 일방적으로 상대를 매도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일은 정당하지 않다“고 김 씨는 주장했다. 
 
그는 외압설까지 유포하며 관객을 동원하고 80년대에나 있었던 단체관람이 줄을 잇는 것을 보면서 이 영화가 단순한 영화가 아닌 투쟁 수단으로 변질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글의 말미를 딸이 자신의 설명에 의해 오해가 풀렸다는 것으로 마무리 하며 설명이 부족하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에 서툰 것도 사실이지만, 제가 다니는 회사는 최소한 영화가 그려 낸 그런 괴물이 아니다. 삼성에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다고 강조했다.
 
사실과 허구, 그리고 돈
 
김 씨의 주장을 종합하면 최소한 삼성 같은 회사가 그러겠느냐는 굳건한 믿음으로 요약된다. 영화의 세부적인 내용은 허구이므로 논박의 필요성도 없다고도 말한다. 
 
영화 제작에 기여했으며, 삼성의 산업재해 사망 사고 관련 수년간 재판과 사실 규명에 나섰던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관계자는 이러한 시각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지난해 1월 27일 삼성반도체 화성사업장에서 불산누출로 1명이 죽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 조사를 위해 경기도청, 경기도의회 민관합동조사단, 환경부, 고용노동부, 경기도특사경(특별사법경찰단) 등이 투입됐다. 고용노동부가 적발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례만 해도 1934건(협력업체 건까지 합치면 2004건)에 달했다. 
 
그로부터 겨우 100여 일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5월 2일, 또 다시 불산이 누출돼 3명이 부상당했다. 사고가 벌어진 곳은 바로 지난 1월 불산이 누출된 곳과 같은 곳이었다.
 
“삼성을 뭐로 보고”란 김 씨의 말에 반올림의 임자운 활동가는 이 같은 사실을 담담히 지적했다. 안전에 100%란 없다. 항상 의심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안전인데 과신은 오히려 위험한 것이 아니냐고 임 활동가는 반문한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생산직과 암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주장은 과거부터 줄곧 제기돼 왔다. 한 공장에서 조혈기계 질환을 문제로 잇따라 퇴직하거나 사망하는 일은 드물다. 반올림삼성전기 등 전 삼성 생산 사업장에서 조혈기계 암을 얻었다고 접수된 사례는 180명 이중 130여명이 삼성 반도체 생산 공장에서 일하던 근로자였다.
 
하지만 백혈병과 산재 간 관련이 없다는 주장엔 강력한 증거가 있다. 2008년 건강보험공단의 실시한 백혈병 및 조혈기계 암과 산재와의 역학관계를 규명한 조사다. 이 조사에서 반도체 사업장 내 직원들 내 백혈병 발병율과 국내 전체 발병률을 비교해본 결과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는 결론이 났다. 
 
이에 임 활동가는 통계 대상을 잘못 잡은 무의미한 조사였다고 지적한다. 정말 유해물질을 다뤄도 안전하다면 암을 유발하는 유해물질 작업장 근로자만으로 통계를 구성했었어야 했다.
 
하지만 공단은 무관한 작업장의 근로자까지 함께 조사해 통계를 희석시켰고, 병으로 퇴직한 직원까지 집계하지 않았다. 반올림은 유해물질을 다루는 작업장에만 한해 전, 현직 직원들을 모두 포함한 통계를 요구했지만, 한 번도 수용된 적은 없다. 
 
2012년 그린피스 스위스 지부와 비정부기구(NGO) 베른선언은 최악의 기업 3위로 삼성전자가 선정됐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한다.
 
주최 측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대한민국의 가장 거대한 대기업으로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유독한 물질을 노동자 몰래 사용해 최소한 150여명의 노동자들이 암에 걸렸으며 이중 50여명의 젊은 노동자가 사망하게 했다고 밝혔다. 
 
또 분명한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및 유가족에게 책임을 회피했고 50년이 넘도록 환경파괴, 노조탄압, 부패와 탈세를 일삼아 오면서도 ‘삼성공화국’이라는 이명을 얻을 정도로 정경계에 미치는 영향이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임 활동가는 “삼성이 정말 정당하다면 영화 내용에 대해 반박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또하나의 약속’은 과거에 끝난 일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인 사실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김 부장의 입장이 회사 측의 입장은 아니나, 개제해도 문제가 없다는 판단 하에 올리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불산 누출 관련, 지난해 4월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수원지검 공안부(부장검사 박용기)에 사업장 최고 책임자인 당시 전동수 사장을 입건하는 방향으로 수사 지휘할 것을 건의했다. 
 
수원지검은 안전보건관련 업무에 개입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전 사장의 입건을 거절했다. 4월 7일 경기도 특사경이 기소의견으로 입건한 인물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안전보건 총괄전무 이모(49)씨 뿐이다. 바로 그 다음날 삼성전자는 전년보다 6억 많은 15억을 경기도에 기부했다. 
 
전 사장은 화성사업장 책임을 묻는 모 기자의 질문에 “몰라요. 우린 돈만 잘 벌면 됐지”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또하나의 약속’에 대해 허구적 문화콘텐츠에 대해 대응할 필요성이 없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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