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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세븐일레븐 조삼모사 신 가맹제도 ‘심야영업 유도’
고승주 기자 | 승인 2014.02.21 18:24

 

   
 
 
[여성소비자신문=고승주기자] 편의점주들이 가맹사업법 개정안의 주요 골자인 심야영업 강제철폐 조항이 별 효력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편의점 본사가 심야영업 철회 기준을 까다롭게 만들었고, 새로운 가맹제도 역시 심야영업 쪽이 점주의 이익률이 높도록 해 심야영업에서 헤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편의점 본사는 24시간 강제영업을 원칙으로 계약을 맺었지만, 편의점주에겐 수익은 별로 나지 않는 반면 인건비와 운영비 등의 압박으로 적자만 누적된다고 지적돼 왔다.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는 17일 “심야영업 단축은 편의점 가맹점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시간대로 결정됐을 뿐 아니라, 예상매출액 범위 또한 1.3배에서 1.7배로 후퇴하는 실효성이 없는 수준으로 결정, 시행됐다”고 밝혔다.
 
편의점 본사는 기존에 매출이 부진한 점포에 지급하던 지원금을 축소하고 심야영업 관련 심사도 매우 까다롭게 진행하고 있어 법 시행 이후에도 대부분의 점주가 심야영업을 해야 하는 처지란 것이다.
 
이에 CU(BGF리테일)와 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 등은 점주의 이익배분율을 높인 새 가맹제도를 내놨지만, 기존의 지원제도가 그만큼 줄어들면서 어려운 상황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편의점 가맹본사들인 BGF리테일·GS리테일·코리아세븐·미니스톱은 기존엔 점주와 본사의 이익배분율을 65대 35로 잡았다. 점주가 인건비, 물류비 등 운영리스크를 직접 받는 반면, 본사는 별 위험없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가져갈 수 있어 점주의 이익이 높아져야 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BGF리테일은 지난달 초 기존 주간 및 심야영업 시 80대 20, 주간 영업만 할 경우엔  75대 25으로 높이는 신 가맹제도를 발표했다. 하지만 기존에 본사가 부담하던 인테리어 및 시설비·집기대여·즉석식품 폐기비용·전기료 등의 지원책을 없앴다. 
 
편의점 개업 후 일정기간 동안 매출을 보전하주는 ‘초기안정화제도’도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금액 역시 대폭 줄였다. 
 
세븐일레븐 역시 주간 및 심야영업 시 80대 20, 주간 영업만 할 때는 75대 25로 책정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기존의 지원 대상이었던 인테리어 비용과 전기료를 점주가 부담해야 한다.
 
GS리테일은 아직 정확한 내용이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미니스톱은 그나마 심야영업, 비심야영업 관련 차별은 없지만, 초기 부담이 늘은 것은 마찬가지다. 
 
편의점 본사 측 관계자들은 이번 신 가맹제도가 투자한 만큼 이익률을 더 많이 가져가는 제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점주의 부담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익배분율이 높은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유리한 제도란 것이다. 
 
기존 점주가 새로운 가맹제로 전환하려면 본사가 투자한 비용의 일부를 지불하거나 지불할 돈이 없을 경우 이익배분율을 그만큼 줄여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편의점 점주들의 시각은 다르다. 점주의 이익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인테리어 및 시설비, 전기료 등의 지원을 줄인 것을 더해보면 전에 비해 이익은 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점주의 초기투자 비용부담이 늘어난 만큼 그만큼 짊어져야 할 위험도 늘어난다고 지적한다. 
 
과거 편의점 본사들은 강력한 초기지원정책으로 퇴직자나 청년실업자들을 대거 유치함으로써 내수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편의점 상위 3사 BGF리테일(7940점)·GS리테일(7700점)·코리아세븐(7280점)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더 이상 확장보다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로 영업 전략을 바꾼 상태다. 신 가맹제도는 신규 사업자에게 진입장벽을 높이는 효과를 낳는다.  
 
기존 편의점주들의 하소연이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점포들로서는 신 가맹제도로 전환하기 위해선 무리해서라도 이익률이 조금이라도 높은 심야영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고, 이는 법 취지를 무색케 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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