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경제 재계/공기업
‘적과의 동침’ 현대百 가든파이브 입점에 속 끓는 NC백화점
고승주 기자 | 승인 2014.02.21 11:53

 

   
 
 
[여성소비자신문=고승주기자] 현대백화점이 가든파이브에 입점한다는 소식에 상인들과 NC백화점이 불안에 떨고 있다. NC백화점은 업계 2위 현대백화점과 정면에서 맞붙게 됐고, 구 청계천 상인들은 관리비 등을 내지 못해 나가야할 처지가 됐다.
 
가든파이브 분양사업을 하고 있는 서울시와 SH공사는 오는 9월을 목표로 현대백화점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미분양물량이 넘쳐 매일 막대한 손실이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 개조 공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현대백화점 입점 유치에 주력할 방침이다. 
 
가든파이브는 청계천 공구 상가들이 이주한 공구동, 아파트형 공장인 웍스(works)동, 의류·전자 등이 입점한 라이프(Life) 동 등 3개동으로 이뤄져 있다. 이 중 현대백화점이 아웃렛을 열 것으로 지목되는 곳이 라이프동이다. 
 
라이프동에서 영, 패션, 리빙, 테크노 4개관 중 현대백화점은 테크노관 지하 1층~지상 5층과 리빙관 지하 1층~지상 4층에 입점될 예정이다. 
 
영업규모만도 영업면적은 4만9000㎡ 아시아 최대규모인 롯데의 이천점(5만3000㎡)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다. 임대기간은 10년, 임대보증금은 120억원선, 임대료는 아웃렛 매출의 4.1~4.5%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문정동 입점은 원래 현대백화점의 계획에 없던 구상이었다. 현대백화점의 원래 계획은 오는 12월 김포, 판교, 송도에 잇따라 아웃렛을 여는 것이었다. 그런데 계획에도 없던 문정동 가든파이브 입점을 결정하게 된 것은 문정법조타운과 수서발 KTX개통, 그리고 위례신도시로 인해 차후 상권활성화가 기대되기도 하지만, 서울시에서 역시 최대한 입점 편의를 봐주겠다며 열성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말 가든파이브관리단과 상가 임대차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SH공사 “빚 때문에…”
NC백화점 “기껏 버텼더니…”
 
하지만 현대백화점 아웃렛 입점소식에 구 청계천 상인들과 NC백화점은  얼굴이 굳어지고 있다. 
 
NC백화점은 라이프동의 패션관 지상 1층~7층, 영관 1층~7층에는 자리잡고 있으며 영업면적은 6만9500m²(2만1000평)에 달한다. 현대백화점이 들어서는 테크노관과 리빙관을 바로 곁에 두고 있다. 
 
NC백화점은 2010년부터 4년간 어려운 시기에서도 매출 20%의 성장세를 거두며 버텨왔다. 그런데 위례신도시의 정착과 수서발 KTX 등으로 상권 개선이 예상되는 시점에 현대백화점이 들어오게 됐다.
 
가장 큰 우려는 시너지효과보다는 현대백화점에 상권이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SH공사가 목표로 세운 입점 규모로 미루어 볼 때 특화 상품을 다룰 가능성은 낮다. NC백화점 입점 상인들 사이에선 ‘현대백화점이 명도 문제도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NC백화점은 그동안 아웃렛과 방식이 겹치는 할인점 형태로 운영하고 있고, 업계 2위로 현대백화점이 가진 경쟁력 역시 NC백화점을 크게 앞지른다. 이런 상황에서 중복브랜드까지 들어오면 매출에 직격타를 맞게 된다. 
 
NC백화점 관계자는 “규모로 볼 때 브랜드가 많이 겹쳐 시너지보다는 흡수효과가 날 가능성이 크다”며 “NC백화점 입점 업체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서울시와 SH공사에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부채 중 SH공사가 차지하는 부채규모는 67%에 달한다.
 
오세훈 전 시정에서 벌인 각종 사업으로 인한 부채로 서울시와 SH공사가 빚 갚는 데 거의 모든 여력을 쏟고 있는 가운데 가든파이브의 분양대금 체납 미수금만 해도 수천억원에 달한다. 이에 이종수 SH공사 사장은 1900억원 규모의 공사 사옥을 팔고 가든파이브에 입점하는 강수를 쓰려고 했으나, 무산됐다. 결국 최후의 카드로 뽑은 것이 최상급의 경쟁력을 가진 업체를 입점시키는 것이었고, 현대백화점이 이에 응한 것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을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NC백화점 입점 당시 SH공사는 같은 생각에서 일을 추진했지만, 기존의 점포들의 고객이 NC백화점에 흡수되는 결과를 낳았다. 현대백화점이 들어서면 전례가 되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가능하다.
 
고래싸움에 낀 청계천 상인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은 구 청계천 상인들이다. NC백화점에 밀려 손실이 누적되는 가운데 현대백화점 입점으로 아예 점포를 포기하고 나가야 할 처지이기 때문이다. 
 
구 청계천 상인들은 과거 청계천 개발 때 가든파이브로 자리를 옮긴 상인들로 상권 활성이  이루어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곤경 속에 수개월간 관리비와 임대료가 밀리자 최근 SH공사가 현대백화점 입점을 위한 명도(임대차 계약 불이행)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SH공사는 뒤늦게라도 밀린 관리비 등을 내면 계약을 복원하는 등 각종 구제책을 제시하고 있긴 하지만, 점포를 지켜도 두 백화점 사이에서 경쟁력을 가지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서울시 및 SH공사 측과 상인들과 명도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명도 문제가 해결된 후에서야 일정, 입점규모, 운영방식, 상품 구성 등 구체적 사안이 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승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