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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개혁과 알뜰폰, 통신비 과열 식힐 수 있나통신부담 1위 가계부담 부글부글
고승주 기자 | 승인 2014.01.22 15:08
 
[여성소비자신문=고승주기자] 대표 공공부담인 통신비는 다른 공공비용에 비해 유독 부담률이 높아 서민들의 호소가 높다. 그간 정부는 통신비 부담을 줄이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보조금 규제로 과징금만 잔뜩 뜯어갔을 뿐 정작 가계 부담은 줄어든 기미가 없어 보인다. 올해 정부는 보조금 개혁과 알뜰폰을 내세워 통신비 부담을 잡겠다고 나서고 있다. 말 많고 탈 많은 통신비, 과연 올해는 출구전략이 있을까. 
 
   
 
 
가격 비싼 데도 수요가 몰리는 이유, ‘독점’
통신비 거품 걷겠다는 단말기 유통법과 알뜰폰
독점 체제에서 헛바퀴 돌 수 있어
 
물건이 싸면 사려는 사람이 늘고, 비싸면 줄어든다는 것은 경제상식 중 상식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통신시장에서 수요공급의 원칙은 통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우리나라의 무선통신요금지출은 가계 평균 115.5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2, 3위인 일본(100.1)과 멕시코(77.4)보다 현격한 차이를 벌렸다.
 
한국이 무선통신비 부담이 높은 이유에 대해 OECD는 고가의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많은 데이터 사용량을 꼽았다. 거의 전 국민이 최신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도 1.2GB에 달했다.
 
여기서 중점적으로 볼 것은 단말기(휴대전화) 부분이다. 한국의 단말기 부담비용이 세계 추세에서 역행하는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 세계 단말기 평균 공급가격(ASP)은 2004년 이래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하락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단말기 등 통신비 가격부담 등으로 꼽힌다. 
 
반면 국내 평균 공급가격은 2006년까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줄곧 상승하고 있다. OECD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단말기 교체율은 67.8%로 88개 비교국가 중 1위다. 금융위기 때도 더블 딥 위기에서도 통신비는 숨 가쁘게 올라간다. 통상 가격이 비싸면 사는 사람은 줄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정반대였다. 
 
비싼 스마트폰 이유는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통3사가 출시하는 휴대전화 26종 가운데 2G·3G폰은 단 한 기종도 없었다. 나머지는 모두 비싼 LTE폰이었다. 저렴한 휴대전화 사고 싶어도 팔지를 않는 것이다.
 
LTE 가입자가 늘면 늘수록 통신사의 이익은 급증했다. 데이터 사용이 원활한 LTE스마트폰 의 가입자 1인당 매출(ARPU)은 3G스마트폰 가입자보다 5000~7000원 정도 더 높다. 2013년 추정 LTE 가입자는 2810만명으로 2014년엔 3900만명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ARPU 역시 2013년 3분기 대비 8.2% 증가한다. 
 
통신사가 이런 배짱 영업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독점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주재로 열린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안'(이하 단통법) 공청회에선 왜곡된 휴대전화 시장에 대한 비판이 빗발쳤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한국은 해외에 비해 20~30% 비싸게 단말기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자에 따라 국내외 가격격차는 40~50%까지 늘어난다.
 
나광식 한국소비자원 책임연구원은 통신사가 국내 단말기 유통량의 80% 정도를 점유해 공급을 수요를 독점하고 있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단말기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권은 사업자가 제시하는 통신서비스에 제약받고 있다는 것이다.
 
나 연구원은 “통신사들은 단말기 제조자들에게 수요 독점의 지위를 이용해 공급채널과 공급가격을 강제함으로써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외의 유통채널을 위축시키고 시장가격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신, 쓰거나 안 쓰거나
 
정부가 추진하는 통신비 개혁안은 단통법과 알뜰폰이다.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상품 가격을 전면 공개하듯 단통법은 보조금 역시 인터넷상에서 전면 공개하되 보조금 정량제를 실시해 어떤 경우에도 정해진 보조금은 지급하자는 것이다.
 
그간 보조금은 두 가지 용도로 이용됐다. 첫 번째는 대리점, 판매점에서 보조금을 빌미로 손님들에게 할인해주는 듯한 착각을 일으켜 비싼 휴대전화도 사게 하는 상술의 용도로, 두 번째는 통신사는 손님들에게 주는 보조금의 폭이 줄어들면 줄어드는 만큼 이를 성과급으로 대리점이나 판매점에 뿌림으로써 역시 판매를 촉진했다. 
 
그 결과 2008년부터 2013년 6월까지 통신 3사가 뿌린 마케팅비의 총 액수는 44조6000억원, 연간 8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 비용은 고스란히 통신비에 포함됐다. 
 
단통법이 시행되면 이러한 거품은 상당수 정부의 통제 범위로 들어간다. 통신사들은 주기적으로 기종별로 지급할 보조금의 규모를 공개해야 한다. 보조금의 규모는 법정보조금에 따르며 15% 범위에서 추가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 단 출시한지 15개월이 지난 휴대전화는 보조금을 마음대로 정해 팔 수 있다. 어떤 경우라도 정해진 보조금은 반드시 줘야 한다. 
 
제조사와 통신사들은 겉으로는 찬성하는 모습이지만, 속으로는 떨떠름한 표정이다. 가격 경쟁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국내 통신 경쟁은 일종의 주기가 있다. 기술의 발전되면 속도경쟁을, 속도가 정체되면 가격경쟁을 하는 식이다. 현재 통신사들은 광대역 망 속도 경쟁을 치르고 있다. 전 국토에 통신망을 보급해 통신사들의 속도가 비슷해지면 다음은 가격경쟁의 시대가 오는 데 이때 단통법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또 가격이란 경쟁수단을 할 수 없으므로 현재의 점유율이 고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우려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통신사들은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돈이 되는 LTE폰만 팔 수 있다. 과거 소비자들은 아는 지식의 수준에 따라 많은 보조금으로 최신 휴대전화를 구매할 수 있었던 반면 단통법 시행 후엔 아무리 지식을 쌓아도 정해진 보조금만 받게 된다. 
 
스마트폰 업계는 현재까지 상품회전율이 빨라 보조금 규제가 풀리는 15개월이면 상품가치를 대부분 상실한다. 즉, 불평등이 일반화될 수 있는 것이다.
 
불평등의 일반화에 대한 정부의 대안이 알뜰폰(별정통신 4호)이다. 별정통신이란 별정통신사업자가 기존 통신3사의 망을 도매로 싼 가격에 빌려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알뜰폰은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을까. 한국소비자원이 알뜰폰 이용자 300명을 조사한 결과 월평균 41.3%의 통신비를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뜰폰의 장점은 안 쓰면 확실히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알뜰폰은 선불제도 있지만, 대다수는 데이터를 쓴 만큼 요금이 가산되는 후불제를 택한다. 소비자원 분석에 따르면 음성이나 SMS정도 쓴다면 LTE폰이라도 부담은 2만원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드라마를 본다든가 등의 대용량 동영상 서비스를 쓰면 문제가 된다. 
 
데이터요금은 통신3사에 비해 그리 싸지 않거니와 혜택도 적다. 오히려 해지할 경우 할인 금액을 100% 반환해야 한다.
 
결과적으로는 답은 소비자 본인의 소비 성향에 달렸다. 와이파이만 쓰며 최대한 데이터 사용을 억제할 수 있다면 알뜰폰으로 가는 것이 정답이다. 그렇지 않다면 통신사가 내놓는 최신 휴대전화를 정부의 보조금 정량제 체제 속에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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