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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총수, 형사처벌 회피 위해 차명주식 실토…구멍난 금융실명제법 이용
고승주 기자 | 승인 2014.01.06 16:13

 

   
 

  

[여성소비자신문=고승주기자] 횡령 비자금 문제로 법정에 선 재벌 총수들이 차명주식 운영 사례를 실토하고 있다. 차명주식을 개인재산으로 밝히면 세금은 내겠지만, 형은 회피할 수 있다. 
 
검찰은 삼성, CJ, 한화, 효성 등의 횡령·배임 사건에서 재벌총수들이 회삿돈으로 차명재산을 형성해 개인용도로 사용했다고 보고 기소를 결정했다. 
 
법정에 나선 재벌총수들은 이 차명재산들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라고 해명해왔다. 대표적인 차명재산은 주식과 채권 등 금융상품부터 그림, 와인 등 고가의 실물자산도 포함돼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벌이는 상속 소송에서 법적 상속을 하게 되면 우호지분을 더 해도 이 회장 지분은 20%대에 불과하다며 경영권 유지를 위해 차명주식으로 상속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역시 차명주식에 대해 언급했다. 이모 전 CJ 재무2팀장은 지난 달 있었던 3차 공판에서 “차값이 5억원이면 5억원어치 차명주식을 가진 임원에게 주식을 팔아 차값을 지불하게 했다. 차량 소유자는 임원 명의이지만 사용은 이 회장이 했다”고 밝혔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이 회장의 개인재산을 관리한 이 전 팀장은 이 전 팀장은 “차량 외에도 고가 와인, 미술품 등을 법인자금 603여 억원으로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임직원 선물용으로 진술한 와인은 한 병당 수백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 측 대리인은 “이 회장의 차명재산으로 차량, 와인, 미술품, 무기명채권 등을 산 것으로 비자금이 아니다”며 횡령 의혹을 부인했다.
 
차명 주식은 금융실명제법 위반인 만큼 형사처벌 대상이긴 하지만, 횡령배임보다는 형량이 적은 편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차명으로 주식을 거래해 양도세 15억원을 포탈한 혐의에 대해 3심까지 유죄판결을 받았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또한 “그룹 경영권 방어를 위해 차명주식을 운용해왔다”고 밝혔다. 1970년대부터 친인척 등 지인에게 명의로 신탁 해놓았다는 것이다. 조 회장이 1000억대 차명재산을 운용하면서 포탈한 양도소득세는 238억원으로 전망된다.
 
금융실명제 법은 과거부터 논의는 되어 왔으나, 김영삼 정부 때 제정된 법으로 한국사회에 만연된 지하경제를 수면 위로 올리고 금융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무수한 논란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차명재산에 대해 형사처벌 조항을 넣지 않았다. 이에 차명재산을 조성한 이나 명의를 빌려준 이를 처벌하지 못해 원 취지를 살리지는 못했다.
 
형사처벌이 있는 경우는 법 6조로 금융회사와 그 직원이 재산주인의 허가없이 금융정보를 누설했을 때 뿐이다. 금융실명제 법은 이 조항을 제외하면 형법이 아닌 세법과 관련돼 있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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