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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의지 잃은 우리은행, 법정관리 가는 쌍용건설
고승주 기자 | 승인 2014.01.02 14:57
   
 

[여성소비자신문=고승주기자] 재무구조 개선약정등을 이행하던 기업들 중 우리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있는 회사들이 줄줄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와 더불어 매각을 앞둔 우리은행이 채권은행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지 못하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우리은행이 주채권은행을 맡고 있는 기업 중 2011년 LIG건설·삼부토건, 2012년엔 풍림산업·웅진홀딩스·남광토건·벽산건설·우림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13년은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돌았지만, 지난달 30일 쌍용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2011년 이후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은 8개나 됐다.
 
우리은행은 당초 쌍용건설 매각과 출자전환 등으로 최대한 법정관리 신청을 회피하려 했으나 올해 초부터 군인공제회 등 기타 채권자들의 압박을 받아 법정관리로 방향을 선회했다. 
 
대규모 손실이 나게 된 다른 채권은행들은 우리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올리고 나섰다. 우리은행이 제시한 출자전환이나 추가지원은 현실적으로 은행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들이라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법정관리를 앞둔 12월 중순 5000억원의 대출금을 쌍용건설 주식으로 전환하는 출자전환, 3000억 추가자금 지원,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해임건을 내놓았다.
 
하지만 은행들이 1000억 이상의 신규자금을 투입해야 출저전환을 할 수 있고, 신규자금 지원은 기업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채권자인 군인공제회에 즉시 상환하는 것인 만큼 채권자들 가운데서도 형평성에 맞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군인공제회는 쌍용건설이 빚보증을 선 미수금 1235억 중 850억원을 2014년 동안 나눠 받고 이자율도 낮춰 함께 나눠 받는다고 제안했지만, 우리은행은 다른 채권은행이 응하지 않는다며 대화를 이어가지 않았다. STX건 때 주채권은행이었던 산업은행이 최대한 대화채널을 열어두고 적극적인 협상과 설득의 틀을 만든 것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운신의 폭이 좁았다는 해석도 있다.
 
애초에 쌍용건설의 대주주였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2007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여섯차례나 매각에 실패하면서 기업가치에 타격이 발생했다. 매각 방식도 국가계약법에 근거해 반드시 경쟁입찰 방식으로 모집했기 때문에 신속성이 떨어졌다. 
 
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과 미분양 아파트 등 각종 실물자산을 싸게 팔아 시기별 채무상환을 위한 현금 확보를 했지만, 중장기적으로 대손상각이 커져 적자폭만 늘어나 재무제표를 주저앉게 했다.
 
캠코는 올해 2월 공적자금(부실채권정리기금)을 청산하면서 쌍용건설 지분을 공적자금채권에 출자한 은행에게 넘겼다. 캠코와 쌍용건설을 묶는 고리는 사라졌지만, 채권은행들은 매각실패와 경영난으로 악화된 쌍용건설을 떠맡아야 했다. 
 
채권은행과 쌍용건설은 떠나는 캠코에게 대주주로서 그간 매각 완수와 경영정상화를 하지 못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감자와 700억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인수를 요청했지만, 캠코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비협약채권자인 군인공제회가 상환을 요구하자 법제상 군인공제회에 우선 상환을 해줄 수밖에 없었던 우리은행은 금융위원회에 호소해 수개월 상환을 미루었지만, 군인공제회가 재차 쌍용건설 계좌 가압류를 걸며 쌍용건설의 숨줄을 쥐자 우리은행은 마침내 법정관리를 선언하고 손을 놓았다. 
 
일각에서는 쌍용건설에서 손을 떼고 싶어 하는 일부 채권은행이 군인공제회를 부추겼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지만, 확인된 바는 없다.
 
2004년 10월 워크아웃을 졸업한 쌍용건설은 이제 법정관리의 긴 터널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 1400여개 협력사도 대금 지급 지연으로 줄부도의 위기에 노출돼 있다.
 
해외 사업장도 문제다.
 
1조2000억원 규모의 카타르 도하 지하철 공사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빼앗길 수 있으며, 2000억원 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W호텔의 수주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 8개국에서 진행하는 3조원 규모의 16개 사업장도 위기다. 원활한 공사가 지연되지 않으면 국제소송이 걸릴 위험도 있고, 애써 공들인 사업장을 헐값에 다른 건설사에게 넘겨줘야 할 수도 있다.
 
쌍용건설은 기술력 문제로 해외 건설사들이 포기한 ‘싱가포르 마리나 샌즈 호텔’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등 고난이도 건설의 명가로 해외 경쟁력이 뛰어나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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