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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합산규제, 시청자에게 득인가? 실인가?서울YMCA 시청자토론회 개최
심창우 기자 | 승인 2013.12.26 13:55

현재 국회에는 전병헌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IPTV 특별법’ 개정안과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이 제출돼 있다. IPTV 특별법 개정안은 IPTV의 특수 관계자 범위를 위성방송과 전체 유료방송사업자(SO)까지 확대하도록 하는 내용을, 방송법 개정안은 유료방송사업자의 점유율이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3분의 1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법안에 따라 규제가 강화되는 사업자와 규제가 완화되는 사업자 간의 찬반 입장이 극명하고, 관점에 따라 전문가들도 합산규제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양상이다.

 

   
 

연말 언론계 최대 이슈 가운데 하나인 ‘유료방송 합산규제’ 방안을 놓고 케이블업계와 KT 등이 사업자간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어 방송 정책 혼선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시청자를 볼모로 한 사업자간 다툼으로 인해 오히려 시청자가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는 합산규제가 방송서비스 제공에 있어 시청자들에게 보다 나은 방송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인지, 아니면 이로 인해 시청자 선택권이 제한되는 것은 아닌지 등 관련 문제에 대해 논의해 보는 시청자토론회를 지난 3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변상규 호서대 교수는 “불공정 행위를 하지만 않는다면 방송 독과점도 문제가 없는 것인가? 만약 대기업이 지상파 방송을 소유했다고 가정했을 때 불공정 거래를 하지 않으면 문제가 없느냐?”고 되물으며 사전규제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공정경쟁 차원에서 ‘동일 서비스-동일 규제’ 환경 구축이 시급하며, 사전규제는 경제적 측면의 논의가 아닌 소유의 다양성 등 방송의 공익적 측면에서의 논의라는 것.

또 현재 유료방송 시장에 대한 혼재된 기준 및 중복 규제가 ‘동일 서비스-동일 규제’ 원칙 단일 기준으로 적용되면 통합 환경을 조성, 시장의 왜곡을 줄이고 규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해 변 교수는 규제 찬성에 표를 던졌다.

반면 황근 선문대 교수는 합산규제를 “시청자 주권을 무시하는 가장 비민주적이고 반시청자적인 미디어 규제”라고 지적했다.

인위적인 경쟁 제한으로 인해 오히려 시청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으로, 황 교수는 “동일규제에 따라 시장점유율을 33%로 제한할 경우 현재 35%에 달하는 아날로그 케이블TV 가입자는 디지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낮아지게 된다”며 “케이블TV 사업자와 경쟁할 수 있는 유력한 사업자가 탈락할 수밖에 없다면, 사실상 콘텐츠 경쟁이 불가해진다”고 주장했다.

특히 “규제에 따라 시장점유율을 33%로 제한할 경우 아날로그 가입자를 그대로 유지하는 케이블TV를 보호하는 결과를 초래해 방송디지털 전환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클리어쾀은 과장해서 말하면 짝퉁 정책이며, 국회에서 법 개정이 되면 따르겠다는 정부의 입장은 무책임하다”고 꼬집었다.

성급한 결정보다는 보다 깊은 고민 필요

합산규제 내용 중 특수 관계인 소유 겸영 제한의 핵심 쟁점은 구조적 불공정 경쟁에 의한 특정 사업자로의 시장 쏠림 현상(독과점), 시청자 선택권 제한, 방송 산업 발전 저해 등이다.

유료방송 시장의 개선 논의를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유료방송 시장 규제 개선의 의미는 ‘방송 다양성 침해’에 따른 시청자 선택권 침해가 소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에 김광호 서울과기대 대학원 미디어IT공학과 교수는 합산 점유율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면서도 이용자 보호 규정을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같은 유료방송 서비스라면 기술방식에 상관없이 동일한 규제를 받아야 하며,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과 방송콘텐츠 산업의 자본투자 확대를 유도하도록 점유율 규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무리하게 제한하는 경우 소비자 측면에서 시청자 선택권 침해 등 심각한 결격사유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용자 피해예방 및 후속조치가 이뤄져야한다고 판단했다.

김 교수는 도서산간 등의 경우 위성서비스 이외에는 뚜렷한 대체 서비스가 없다는 점을 예로 들며 “이해당사자간 대립을 중재하기 위해 특별법 형식의 한시적인 합산규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들은 ‘동일 서비스-동일 규제’ 원칙이 필요하나, 점유율 규제와 33% 객관성 수치 등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윤철한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팀장은 “‘동일 서비스-동일 규제’ 원칙에는 기본적으로 동의하나 SO, 위성방송, IPTV가 동일한 서비스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명확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초기 시장 환경은 지역 SO 사업자가 유일해 실질적 경쟁이 없었으나 이후 위성방송, IPTV 등 플랫폼이 확대됐고, 최근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플랫폼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는데 이걸 모두 같은 서비스로 규제할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을 나타낸 것이다.

또 윤 팀장은 “인위적인 시장 점유율 제한으로 특정 사업자의 가입 중단이나 강제 해지가 발생할 경우, 이 또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피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며 “대기업의 입김이 방송 시장에 좌지우지 되지 않도록 하는 근본적인 방법과 아예 장사 자체를 못하게 하는 점유율 규제가 최선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영란 매체비평우리스스로 사무국장은 “KT를 특수 관계자로 규정하는 것은 적절하며, 독과점 사업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규제는 시청자 권익 측면에서도 필요하다”면서도 “점유율 제한이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조금 더 보완 및 검토가 이뤄져야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가 유료방송 사업자의 점유율에만 몰두한 나머지 근본적으로 시청자 권익은 외면하고 있다”며 “케이블과 IPTV 서비스 모두 시청자들의 선택권 확대를 명분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시청자 권익으로 이어진 적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기존 가입자들에 대한 대책 없이는 무용지물

유료방송 시장이 불공정거래를 유발하고 있어 현행 규제대로 향후 4~5년이 지나면 KT가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50% 이상을 확보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매체별로 분리 적용되는 점유율 규제를 특수 관계인을 고려해 소유 겸영 제한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합산규제를 찬성하는 케이블협회 측 입장이다.

특히 케이블협회는 “미국도 케이블·위성·IPTV 등을 합산해 30%로 규제하고 있다”며 “독과점이 우려되는 유료방송의 규제를 정비해야한다”고 밝혔다.

 

   
▲ (문재철 KT 스카이라이프 사장)

그러나 KT 스카이라이프 측은 “독과점사업자는 전체 유료방송시장의 61%를 차지하고 있는 케이블사업자”라며 “과거 미국과 프랑스 등에서 플랫폼 점유율 규제가 있었지만, 현재는 없다”고 반박했다.

기존 법에는 없던 유료방송 시장 3분의 1 규제를 통해 위성방송과 IPTV 시장점유율을 제한한다는 것은 규제 형평서도 맞지 않을뿐더러 시청자 선택권도 제한하는 불합리한 법 개정이라는 것.

양측의 의견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는데, 누가 독과점 사업자인지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과 사업자간 밥그릇 싸움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시청자에 관한 문제들이다.

현재 77개 방송권역 중 16개 권역(인천 옹진군, 강화군, 전남 신안군, 화순, 완도군, 충남 예산, 당진, 강원도 양구, 인제 등)은 KT그룹의 합산 점유율이 이미 33%를 초과했다.

이에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기존 가입자들의 시청권 박탈 등 우려를 낳고 있는데, 앞서 전문가들이 지적했듯이 현재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대한 법안만 발의된 상태라 기존 가입자들에 대한 대책 등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번 토론회를 개최한 서울YMCA는 “해석과 판단에 따라 개정안이 통과될 수도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본질적인 시청자 권익 보호가 우선시 돼야할 것”이라며 “앞으로 이 문제와 관련된 논의는 시청자의 관점을 포함,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이 사회적 합의점을 찾아가는 방향으로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심창우 기자  wo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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