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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울리는 금융사 불완전판매들어갈 때와 나갈 때 ‘달라도 너무 다른’ 금융상품
심창우 기자 | 승인 2013.11.19 13:52

-금리, 수익만을 강조해 소비자들 현혹하는 사례 많아
-광고내용 그대로 믿으면 피해입기 쉬워 주의 요구돼

‘동양사태’로 인해 금융사들의 불완전판매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설명은 하지 않은 채 일단 판매부터 강행하는 실적 올리기나 “약관에 명시돼있다”는 등 변명만을 일삼는 관행이 소비자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는 것. 여론이 좋지 않자 업계에서는 불완전판매 요소를 줄이라는 지침을 하달하는 등 몸을 사리는 모양새지만 논란이 잠잠해지면 이 같은 불완전판매 관행은 언제든 되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소비자들은 이런 상품들에 대해 약관을 꼼꼼히 살펴보지 않거나 수익성 등 광고의 내용만을 맹신하게 되면 피해를 보기 십상이다.

 

   
 

최근 금융권을 뒤흔들고 있는 이른바 ‘동양사태’로 인해 금융사들의 불완전판매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불완전판매란 펀드를 비롯한 금융상품의 기본 구조, 자금 운용, 원금 손실 여부 등 주요 내용에 대해 판매자(금융회사) 쪽에서 고객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판매한 경우를 말한다.

지난 2008년 말 발생한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 펀드에서 손실을 내면서 금융회사와 고객들 사이에 분쟁이 늘고 있는 것은 주로 이 때문이다. 특히 수출 중소기업들을 곤경에 빠뜨린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를 둘러싸고 불완전판매 논란이 가시화되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이 발생한 후 우리나라는 투자자보호를 위한 적합성원칙과 금융상품 설명의무를 골자로 한 자본시장통합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지난 2009년 2월 4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는 금융상품을 고객에게 권유할 때 고객이 일반투자자인지 전문투자자인지의 여부, 고객의 위험선호도 등 고객의 특성에 적합한 상품을 권하도록 한 것이다.

또 설명의무를 통해 고객에게 금융투자 상품의 내용과 투자에 따르는 위험성 등을 고객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하는 의무를 부과해, 이를 어길 시 금융투자업자는 이로 인해 발생한 일반투자자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주어졌다.

하지만 ‘동양사태’에서 미루어 볼 수 있듯이 대부분의 금융사들은 불완전판매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의 ‘2013년 한국의 소비생활지표’에 따르면 금융상품 구매 시 상품의 특성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는 등 불완전판매 문제를 경험한 소비자가 1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에 비해 조금 줄어든 수치이기는 하나, 여전히 금융사들의 불완전판매는 계속되고 있다.

<여성소비자신문>의 소비자고발에 접수된 금융상품 불완전판매의 유형을 살펴보면 예치기간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는 상품인데도 불구하고 최고 금리만을 강조하는 과대광고로 소비자들의 오인을 야기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또 펀드와 같은 투자 상품의 경우 투자를 결정했을 때 떠안게 되는 원금 손실의 위험성보다는 수익을 강조하는 형태로 소비자들을 현혹한 사례가 주를 이뤘다. 경기불황에 투자수익을 기대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이용, 일단 판매를 통해 실적을 올리겠다는 식의 영업이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은행의 대출모집인을 비롯해 카드모집인, 보험설계사 등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속출하고 있다. 불완전판매 대표로 손꼽힐 만큼 성행하고 있는 이른바 ‘꺾기’와 은행 주도의 수익성 상품 판매 등은 금융권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받은 지 오래다.

불완전판매 막기 위한 녹취록 제공 의무화

금융사의 불완전판매에 소비자들의 피해와 불신은 커져만 가고 있는데, 이에 금융소비자 보호 대책이 최근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금융소비자보호기본법안’에 반영됐다.

지난 6일 금융위원회와 국회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해 고객이 요구할 경우 판매정황을 담은 녹취록 제공이 의무화된다. 또 부당한 대출계약에 대해서는 고객이 철회를 요구할 수 있는 대출청약철회권이 도입된다.

이는 금융사와 비교해 정보의 부재를 겪을 수밖에 없는 소비자가 자신의 계약에 문제가 있거나, 혹은 불리하다고 판단되면 더 나은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법안에는 금융사의 부당한 판매행위로 계약을 체결할 경우 5년 이내에 계약해지나 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겨져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법안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금융사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더욱 강력한 제재사항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자본시장통합법이 도입됐지만 최근까지도 여전히 금융권에서는 불완전판매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동양사태’로 수면 위로 떠오른 불완전판매는 금융감독원의 다른 기업에 대한 특별 감사로까지 이어졌다. 금감원이 불완전판매에 많은 사람들이 연루돼 있을 가능성이 크고,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안으로 판단한 것.

금감원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감사가 잇따르자 금융권 영업현장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졌다는 후문이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판매 우선의 실적주의를 내세우던 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이 몸을 사리기 시작했고, 최근 보험업계에는 상품을 판매할 때 실적보다는 불완전판매 요소를 줄이라는 지침을 하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은 최근 여론이 좋지 않고, 금융당국의 감독이 강화되는 것에 대한 한시적인 움직임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사태가 진정되면 다시 이전의 마구잡이식 판매 행태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가 최적의 선택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도 좋지만, 세심한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며 “불완전판매가 적발되면 해당 금융회사가 존폐 위기에 몰릴 정도로 처벌 수준을 강화해 스스로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갖추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창우 기자  wo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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