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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중개수수료 개편 논란 "발품 팔아도 생계 어려워"vs"주택가격 따라 업무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한지안 기자 | 승인 2021.08.19 20:20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정부가 부동산 중개수수료 조정을 위해 마련한 개편안을 공개하고 '부동산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개선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업계 관계자들과 소비자들의 의견 수렴을 거친 뒤 조속한 시일 내에 중개 보수 요율 개편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온라인으로 중계된 토론회를 지켜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집값이 높다고 중개사가 일을 더 하는 것도 아닌데 보수는 왜 높아지나”, “실제 계약이 없어 지방이나 중소도시 중개소는 생계가 어려운 지경” 등 소비자와 부동산 업계 각자의 입장을 담은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마련된 방안은 ▲거래금액 2~12억원의 상한 요율을 0.4%로 고정·12억원 이상은 0.9%에서 0.7%로 하향하는 1안 ▲2~9억원 0.4%, 9~12억원 0.5%, 12~15억원 0.6%, 15억원 이상 0.7% 등 요율을 세분화한 2안 ▲2~6억원까지 0.4%, 6~12억원 0.5%, 12억원 이상 0.7%로 구간별 누진요율을 적용한 3안 등 3가지다. 3가지 안 모두 거래 비중이 높은 6억원 이상에 대해 요율을 인하하고, 최대상한 요율을 현재 0.9%에서 0.7%로 낮춘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대안을 적용할 경우 10억원짜리 주택을 거래할 때 최고 900만원에 달하던 중개 수수료 상한율은 1안 400만원, 2·3안 500만원으로 낮아진다. 임대차 계약의 경우 3억원 이상 매매의 가격 구간에 수수료율을 0.1%(포인트) 낮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토론회에는 소비자시민모임, 소비자단체협의회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국토연구원 등 각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부동산 중개보수 논란은 집값 상승에 따른 연쇄 작용으로 부동산 중개수수료 가격이 상승되면서 벌어졌다. 주택가격과 부동산 중개수수료율이 연동되어 있는 현 제도상 불가피한 문제인 셈이다. 소비자들은 “주택매매시 소비자가 제공 받는 매물안내·서류 처리 등 중개서비스는 주택 가격과 관계없이 같은데, 중개보수는 부동산 가격과 연동해 급증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중개업계에서는 “발품 팔아 서비스해도 실제 계약 체결 없이는 보수도 없는 상태”라며 “수수료 상한요율이 있어도 이를 다 받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상태다.

이날 김광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사무사무총장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현재 중개사무소 소득이 낮다고 생각한다. 우리 협회 안의 과세자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를 해보니 55% 정도다. 현재 과세자격이 7월 1일 이전에 4800만원 기준인데, 4800만원에서 부가가치세 30%를 제하면 실제로는 1500만원도 안 되는 소득이다. 4인 가족의 최저 생계비가 연 3500만원이라 도대체 살아갈 수가 없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 미국, 캐나다, 독일, 영국 등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와 같이 부동산 중개 수수료율이 1% 미만인 곳이 없다”며 “또 (소비자 측에서)서비스에 대해 가성비가 낮다고 언급하는데, 부동산이 거래 되면 중개보수뿐만이 아니라 법무사 비용, 국세, 지방세 이런 것들이 동반되지 않나. 그런데 법무사 보고 서비스가 안 좋다, 국세가 많다고 이야기를 해본 적 있나. 변호사, 법무사, 세무사, 공인노무사 이런 곳도 서비스 내용은 같은데 서비스 요율은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나온적이 없지 않나. 저희들은 그런 점에서 억울하다. 우리는 집 한 채를 거래하기 위해서는 열여덟 번 현장 답사를 하고, 한 번마다 의무적으로 60분 정도의 시간을 할애를 한다. 이런 것들도 있으니 비용이 너무 비싸다, 가성비가 낮다 이런 이야기는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최근 2, 3년 내에 말할 수 없는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해 고가 중개 구간 물건의 보수가 많아지다 보니 신문 언론 시민단체 등을 통해 각종 민원이 들어가서 권익위에 접수가 됐고, 그래서 (복비)논의가 시작된 것 아닌가”라며 “그런데 중개업계는 고가 구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문제는 일반 구간, 특히 부동산 가격 폭등이 일어난 수도권이나 대도시를 제외한 일반 중소도시에 있는 중개사들”이라고 지적했다.

김 사무총장은 “(중소도시 중개사들이 일반 구간 아파트 중개료를) 0.4% 받던 것에 대해 ‘국민이 어려우니 0.3% 받으라’고 하는 것”이라며 “그러면 중개사들 11만명, 그 가족들과 중계 보조원들은 국민이 아닌 거냐. 저희가 계속 국토부에 건의하고 호소한 건 ‘국민들이 느끼는 이 부분은 우리도 공감한다. 고가 구간은 얼마든지 유연하게 대처를 할 테니 일반 구간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고민해 달라’는 것이었다. 겉으로는 고가 구간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실제로는 수수료 0.5~0.3% 구간을 넓히는게 올바른 방향인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7월 아파트 매매 건수가 49만7000건이었고 올해는 현재까지 집계한 건이 38만6000건으로 22.3%가 줄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전년 대비 거래량이) 30% 이상 줄어들게 된다. 임대차는 아직까지 신고 의무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료를 제시하기 어렵지만, 임대차 재계약 청구권 때문에 (업계가 체감하는 계약 건수가) 반으로 줄었다”며 “어떤 사안을 개정 할 때 장기적인 흐름이나 그래프를 보고 논의를 해야 하는데 ‘작년에 집값이 올라서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소득도 늘었다’는 논리로 진행하면 어떻게 하느냐. 저희가 내년 국토부에 찾아와서 시위에 돌입하면 다시 올려줄 건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시민모임 윤 명 사무총장은 “물론 공인중개사 분들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 모두가 다 어려운 시기를 지금 살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산업만 어려운 게 아니라 전체의 산업이 다 어렵다. 그런데 이 문제는 소비자, 국민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봐 주셨으면 좋겠다. 소비자들이 생각할 때는 부동산 가격을 내가 올린 것도 아니고, 어느 날 이렇게 갑자기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이 올라서 재산이 늘어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1가구 1주택 가진 사람에게는 자산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며 “임대나 매매의 경우에 계약을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건 당연하다. 그리고 공인중개사분들이 그러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런데 세상의 변화, 시장의 변화에 따라서 보면 부동산 중개 보수 요율이 합리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세 가지 안을 발표했고, ‘약간은 소비자한테 도움이 되나’라고 생각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왜 부동산 중개요율이 부동산 가격에 따라서 달라져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 주택 가격이 비싸거나 싸거나 소비자 개인에게 제공되는 부동산 중개 서비스에는 차이가 없고, (계약과 관련해)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는데 중개업소의 도움을 받아본 적도 없다. 그런데 중개 수수료를 9억일 때와 12억일 때 왜 다르게 내야 되는지, 그리고 왜 요율이 점점 더 올라가야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세 가지 안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그래도 1안이 적정한 것 같다. 그렇지만 매매가격이 일정 수준 미만이거나 매매 주체가 취약계층이거나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중개 보수가 왜 달라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 사무총장은 또 “중개사업자 분들이 서비스 개선이라든지, 그 역할에 따른 비용의 근거에 대해 한 번도 설명해 준 적이 없다”며 “중개보수요율을 0.4% 이내에서, 0.9% 이내에서 협의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소비자들은 정해져 있는 최고 요율에 근거해 비용을 지불해왔다. 지금까지 보전되었던 그 수수료율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당하고 투명하지 않고 시장 경제에 의해 정해진 것이 아닌 것 같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이정수 사무총장은 “소비자단체협의회에서 올해 초 부동산 중개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및 인식도 조사를 진행했는데 만족도가 평균 55.7점 정도로 굉장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개 서비스 시장 변화도 많이 일어나고 있는 시기인데 다양한 변화의 변수를 고려해 충분한 논의를 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부동산 중개 시장에서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들이 만족하지 못하는 문제는 굉장히 많은데 대안이 좀 부족했지 않나 싶다. 부동산 중개 서비스가 오프라인 시장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0.97% 정도로 매우 높다고 발표되고 있다. 또 소비자들이 정보를 탐색하거나 판단할 수 있는 능력도 굉장히 제고되고 있다. 시장 변화에 맞춰 중개 업계도 좀 바뀌어야 되는 게 아닌가 생각을 했다”며 “이번에 나온 세 가지 안도 부동산 중개 서비스 차별화를 유도하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전체 거래 가운데 6억원 이상 주택에 대한 거래 비율이 많아진 것은 인정하지만 2020년 기준으로 2억에서 6억 미만의 거래 비율은 49.8%”라며 “이 안이 확정됐을 때 국민들의 부담이 경감되었다고 체감할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다. 또 거래 금액이 높은 경우 최고 요율을 내는 소비자들은 협상력이 있겠으나 (주택가격이) 낮은 거래의 경우 상대적으로 소비자의 협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한요율을 좀 낮춰줘야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 거래 구간을 두는 것 자체가 소비자에게는 혼란스럽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반대 한다. 현재 동일 요율을 넘어서 정액제까지 주장하는 의견이 많다. 단일 요율제를 하면 누구나 알기 쉽게 요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투명성을 높일 수 있고, 제도 운영에 있어서도 효율성이 있을 것”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보호에 대해서도 지금 중개사 책임 보상 한도가 개인은 1억이고 중개 법인은 2억 이렇게 되어 있는데, 이와 관련해 대략적인 안이 나오기는 했지만 보다 구체적인 안이 나와야 한다고 보고있다”고 덧붙였다.

건국대학교 유선종 교수는 “중계 보수 대비 중계 서비스의 품질이 낮은 거 아니냐는 것이 이번 논란의 배경”이라며 “소비자들이 매우 스마트해지다보니 중개업소들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은 매물을 매칭하는 부분으로 한정됐고 결국 소비자와 공인중개사 간의 인식차가 발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 교수는 이번 개편 채계에 대해 ▲중개보수와 주택가격이 연동되어 있는 기존 보수 체계를 답습한다는 점 ▲상한요율이 중개사와 소비자간 분쟁을 유발함에도 분쟁 조정 기구가 없다는 점 등을 한계로 꼽았다.

이어 김형석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저희가 제시한 개선안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사실 모두를 다 만족시키기는 참 힘들다는 걸 말씀을 드린다”며 “아파트 중위 가격이 2017년도에 6억원 정도 되던 것이 현재 10억원으로 올라갔다. (중개사들은) 동일한 주택을 거래하니까 서비스 부담이 그렇게 크지는 않은데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하는)중개 부담은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이 제도 개선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이 10억원에 이르다보니 9억 이상이 ‘고가 구간’이라기보다는 누구나 다 처할 수 있는 문제가 된 것”이라며 “2014년도에 제도 개선을 할 때 6억 이상을 고가 아파트라고 봤던 2001년도 기준을 (9억원으로)고쳤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 보니 6억원뿐 아니라 9억원도 이제 고가가 아닌 상황이 이제 돼버린 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 정책관은 “이번 개선안에 대해서는 국토부가 세 가지 안 중에서 시간을 너무 오래 보내지 않고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며 “보수율도 감소시키지만 앞으로 부동산 중개 시장이 플랫폼 도입으로 4차 산업화, 자동화될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 자격 제도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은지 고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말씀하신 내용들을 다 반영해서 정부안을 확정 발표하려고 한다. 가급적 정부 안을 수용하고 협조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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