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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 국회 앞 1인 시위 “선거연령 16세 하향 반대”
한지안 기자 | 승인 2021.08.10 11:37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서울대학교 사회교육과 조영달 교수가 9일부터 일주일 동안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내년 선거를 앞두고 16세(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 이상 청소년의 정당활동을 지원하고 교육감 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하게 하는 내용의 법안 발의에 철회를 요구하는 취지로 1인 피켓 시위를 벌인다.

조 교수는 “정치참여는 책임이 따르는 활동이다. 정치활동과 선거는 교육목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현장학습이 아니다. 정당활동에 참여하고 투표한 학생들 스스로 그 결과에 대해 고스란히 책임을 지게 된다”며 “학생들에게 ‘경험’이라는 말로 포장해 그 책임의 현장 속에 뛰어들도록 만드는 것은 너무나 잔인하고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개정법안에 대해 “민주주의를 핑계로 학생들을 정치의 압제와 폭력 속으로 밀어 넣는 악법”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여전히 교육과 정치를 분리시키고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세우고자 부단히 노력 중인데, 정당활동과 교육감 선거권을 고등학생들에게 확대하는 순간부터 교실 자체가 정치 현장화되어버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공교육이 정치에 대해 정말 중립적으로 제대로 교육을 할 준비도 전혀 갖추지 않은 상황인데 학생들을 혼탁한 정치의 장에 밀어 넣으면, 때로는 강요되고 때로는 미성숙한 정치적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는가”라며 “학생들은 학교교육을 충실히 받으며 자신의 꿈을 위해 학업에 매진하는 것만으로도 고단한데 또 하나의 해롭고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소년 정당활동 지원과 선거권 연령 하향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조 교수는 “정말 학생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은 그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올바른 교육 체계를 만들어주기 위해 교육자와 정치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정책을 만드는 일”이며 “이번 개정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들은 즉시 법안을 철회하시고 국민들께 사과해야 한다.”고 법안 결사 반대의 뜻을 내비쳤다.

한편 지난달 강민정, 장경태 등 범여권 국회의원 15명이 청소년 정당가입과 미성년자 선거운동이 가능하도록 하고 교육감 선거권 연령을 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16세로 낮추는 법(정당법,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역시 고1 학생에게까지 교육감 선거권 확대를 주장하면서 선거 연령 하향 논란이 불거졌다.

이하 조영달 교수 입장문 전문.

고1까지 선거 연령을 낮추는 법 개정안 발의를 즉각 철회하고 국민께 사죄하라

지난 달 범여권 국회의원 15명이 청소년 정당가입과 미성년자 선거운동이 가능하도록 하고 교육감 선거권 연령을 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16세로 낮추는 법(정당법,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또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최근 서울시교육청 차원에서 만 16세 교육감 선거권을 포함한 ‘학생인권 3개년 종합계획’ 초안을 발표했고,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역시 지난 달 15일 모든 고교생들이 교육감 선거에 투표할 수 있게 16세까지 선거권자를 확대하자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육의 최고 책임자를 선출하는데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민주주의의 가치’라 말한다. 이들이 제안한 개정안 취지를 보면, 실질적인 참여 경험이 보장될 때 선거교육의 효과도 더욱 커질 수 있음을 고려해, 미래유권자에게 정치에 대한 관심 제고와 교육적 목적으로 정당활동과 선거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미성년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조항을 삭제하고 선거권이 없는 16세 이상의 청소년도 (사전)투표·개표참관을 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저는 이 어처구니 없는 법안에 다음의 이유로 결사 반대한다.

첫째, 정치참여는 책임이 따르는 활동이다. 정치활동과 선거는 교육목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현장학습이 아니다. 선거에 참여하고 투표한 학생들 스스로 그 결과에 대해 고스란히 책임을 지게 된다. 학교교육에서 보호해야 할 학생들을 ‘경험’이라는 보기 좋은 단어로 포장해 정치적 책임의 현장에 뛰어들게끔 만드는 것은 지극히 무책임한 일이다. 사회에 나가기 전 학생들로 해금 충분한 연습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보호하는 곳이 학교이다. 그런데 그런 학생들을 곧바로 사회의 현장에 던져놓고 정치적 책임이 따르는 결정을 내리고 한다? 그렇다면 대체 학교가 왜 필요한가.

둘째, 개정법안은 민주주의를 핑계로 학생들을 정치의 압제와 폭력 속으로 밀어넣는 악법이다. 16세(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 이상 청소년의 정당활동을 지원하고 교육감 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하게 한다, 참으로 듣기 좋은 말이다. 이것이 교실에 어떤 혼란을 가져올지 정말 모르고 하는 소리라면, 발의하신 국회의원들은 의원직을 내려놓으셔야 한다. 지금도 교사가 학생들에게 어떤 정치 사상을 주입시키고 있는지, 자신과 견해가 다른 학생에게 어떤 불이익을 가하고 있는지 그 실태를 다 알지 못한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벌써부터 특정 이념과 사상을 세뇌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교육 현장이다.

이 때문에 교육과 정치를 분리시키려는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 판인데, 이제는 아예 학생들의 교실마저 철저히 정치 현장화하려는 것인가. 학생들을 사실상 자신의 대리인으로 내세워 자신이 원하는 정당이나 교육감 후보를 선호하게끔 압박하고 강요하는 나쁜 어른이 없을 것 같은가? 정치적 선택의 장이 미성숙과 혼탁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때로는 강요되고 때로는 불완전한 학생들의 선택에 따르는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교실을 정치이념과 선거운동의 혼탁한 갈등의 경연장으로 만들지 마라!

우리 학생들은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으며 자기 미래를 설계하기에도 주어진 시간이 부족하다. 이들에게 잘못된 민주주의의 틀을 덧씌워 혼란과 고통 속에 밀어넣지 마라!

마지막으로, 개정법안은 헌법이 규정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것이다. 헌법 제31조 4항과 교육기본법 6조 1항은 “교육은 교육 본래의 목적에 따라 그 기능을 다하도록 운영되어야 하며, 정치적·파당적 또는 개인적 편견을 전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님들과 정치교육감은 헌법 위에 군림하는 존재인가?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학생들이 코로나 시국의 어려움과 한여름 혹서에도 불구하고 땀을 흘리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혹은 꿈이 있으나 대학을 가야 한다는 현실 때문에 당장의 꿈을 포기하고, 저마다의 이유로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혹독한 한국의 입시 경쟁 속에서 하루 하루 피가 마르는 심정으로 살아가는 우리 학생들이다. 그런데, 그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올바른 교육 체계를 만들어주기 위해 힘써야 할 분들이 우리 학생들에게 또 하나의 해롭고 무거운 짐덩어리를 짊어지라 한다. 그것이 정의롭고 민주적이고 가치있는 일이고 주장하면서 말이다. 이렇게도 잔인하고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상기 정치관계법 개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들(강민정 외 14인)은 이를 즉각 철회하고 국민께 사죄해야 한다. 한낱 이념 정치로 교육을 혼란스럽게 만든 잘못을 반성해야 한다. 교육의 본래 목적을 망각한 정치교육감의 즉각 퇴진을 요구한다. 더 이상 교육을, 학교를 정치와 이념의 공간으로 물들이지 말아달라.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사죄하고 퇴진하지 않으면 국민이 심판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역사가 그 죄상을 기록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정치로부터 교실의 독립선언을 해야할 때가 되었다. 더 이상 이념 정치가 몰아가는 교육에 대한 압제를 두고 볼 수 없다. 우리 모두 분연히 일어나야 한다!

교실에서 이념정치를 몰아내자!

학생을, 그들의 꿈을 지키자!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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