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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혁신에 금융 패러다임…암호화폐 두고 정치권·은행권·금융당국 ‘온도차’
한고은 기자 | 승인 2021.08.09 14:27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면서비스가 위축되면서 글로벌 디지털 투자 확대와 함께 금융의 디지털 혁신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금융부문에서 오픈뱅킹, 암호자산 등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암호화폐의 가치와 안정성을 두고 금융당국과 정치권, 은행권의 각기 다른 온도차가 눈에 띈다.

금융구조 변화 초래하나…한은 “암호화폐, 법정화폐 통용 가능성 낮아”

최근의 금융혁신은 비금융 IT회사(핀테크 및 빅테크)가 지급결제·송금, 자금중개, 금융투자 등의 금융서비스 제공을 확대하면서 기존 금융회사와 협업 또는 경쟁하는 형태로 금융산업 구조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디지털 혁신에 따른 금융부문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에 따르면 2009년 1월 디지털 전환 신기술이 적용된 비트코인이 최초 발행된 이후 암호자산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급증하면서 금융생태계도 디지털 기반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특히 암호자산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을 활용해 기존 금융회사나 금융시스템을 이용하지 않는 새로운 금융생태계도 형성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함과 동시에 기존 금융사각지대에 있던 소비자의 금융접근성도 제고됐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테크 및 인터넷전문은행 등이 디지털 신기술과 플랫폼 등을 기반으로 금융시장 진입을 확대함에 따라 향후 기존 금융기관을 위협할 수 있는 금융디스럽터로 성장하면서 금융디스럽터와 기존 금융회사간 분업과 경쟁이 이어져 빅테크 및 대형은행 중심의 금융 과점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비트코인 등 민간 암호자산이 자산시장에서 호조를 보임에 따라 이들이 향후 법정통화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견이 대립하나 주요 언론(Bloomberg 등)에서는 암호자산이 법정화폐와 경쟁하며 통용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신고 두 달 남아…은행권 정치권 당국 입장차

암호화폐 가치에 대한 각각의 온도차에 무엇보다도 불안한건 코인 등을 투자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에 최근 정치권에서는 당국의 규제를 완화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국민의힘·비례대표) 의원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명희(국민의힘·비례대표) 의원은 암호화폐 거래소의 신고 유예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특금법 개정안을 연달아 발의했다.

윤창현 의원도 암호화폐 거래소가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발금 심사를 공정하게 받을 수 있도록 가상자산거래 전문은행 제도를 도입하고 기존 거래소의 신고 유예기간도 현행에서 6개월 연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조명희 의원은 지난 4일 암호화폐 거래소의 신고 불수리 요건을 완화하도록 했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시중은행의 실명계좌를 확보해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신고 필수 요건을 삭제하고 신고수리 후 금융거래 요건으로 넘긴 내용이다.

현행 특정금융거래법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9월24일까지 금융위원회에 ▲실명계좌 발급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등의 요건을 갖춰 금융당국에 신고해야만 원화거래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다. 이후 신고를 하지 않고 암호화폐 거래를 영업으로 하는 경우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은행으로서는 부담이다. 현재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회수된 자금의 흐름을 투명하게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은행은 계좌를 발급할 뿐, 거래소를 감독하는 등의 권한이 없는 상황에서 계좌를 발급해주기만 할 뿐인데 이에 대한 책임까지 져야한다면 시장또한 경직될 수 있다는 우려다.

앞서 은행연합회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자금세탁 문제 등이 생겨서 은행에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으면 은행에 책임을 묻지 말아달라는 면책권을 금융당국에 제출했으나 거부당했다. 지난달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자금세탁이나 이런 부분의 1차 책임은 은행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중소형 거래소들의 줄폐업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은행과 실명계좌 제휴를 맺지 못한 거래소의 경우 영업을 이어가기 힘들고, 최근 농협은행이 실명계좌 제휴를 맺고 있는 빗썸과 코인원에 한시적으로 코인 입출금을 막아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신고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실 거래소가 연명하게 되면 오히려 투자자들의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사실상 당국이 거래소에 대한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셈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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