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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yeondoo 김유정 대표 “책 읽는 분위기에도 복고 바람이 불었으면 ”
한지안 기자 | 승인 2021.07.07 16:53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출판사 yeondoo에서 책을 만드는 김유정 대표는 출판사 일조각, 자음과모음, 수류산방에서 직장인 출판 편집자로 근무했다. ‘읽고 싶고, 읽히고 싶은 책’을 만들고 싶어 5년 전 인문서, 산문집, 동화책을 펴내는 출판사 yeondoo를 차렸다.

-yeondoo는 어떤 책을 만드나.

“인문서와 산문집, 그리고 동화책 따위의 분야와 상관없이 공통인 것은 책에서 어떤 무언가를 단정 짓지 않고 질문을 던져 읽는 사람에게 생각의 여지를 둘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동화책에서는 교훈을 전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흔히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어디서 오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산문집 ‘산다 시리즈’는 각자 살아가는 일에 대해 얼마나 알아차리고 있는지, 감사하고 있는지, 잘못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인문서에서는 우리가 제대로 살고 있는지 옳고 그름을 판단한 줄 아는지, 정신을 갉아먹고 있는 건 아닌지 물어보고 싶었다.”

-출판사를 운영하며 느끼는 기쁨이 있다면.

“책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기쁘다. 베스트셀러를 낸 적은 없지만, 어느 출판사에서 인문팀장을 하면서 저자 입봉 전문 편집자가 됐다. 역자도, 일러스트레이터도 새로 발굴하고 함께 책을 만드는 게 즐거웠다. 지금 출판사 yeondoo에서도 여전하다. 추천을 받기도 하고 찾기도 하며 신인 저자, 역자, 그림작가와 동반 상승하는 게 행복하다.

독립해 현재까지 책 20종을 출간했으며 한 권 한 권 손에 쥘 때마다 감사 인사를 잊지 않고 책의 어머니로서 다음 산통을 또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저는 책의 저자는 아버지고, 편집자는 어머니라고 간주한다. 굉장한 인연이다. 책을 생물이라 여긴다. 출간일은 생일이고, ISBN은 주민등록번호고, 그러니까 판권은 출생신고서 같은 것이다.“

-혼자 출판사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현실적으로는 금전적인 부분이다. 저는 사무실을 따로 차리지 않고 집에서 일인다역으로 출판사를 운영한다. 기획, 저자 섭외, 교정, 디자인 컨펌과 디렉팅, 행정 업무, 홍보 등을 제가 모두 한다. 디자인만 후배에게 외주로 맡긴다. 그것 말고도 지출되는 것은 많다. 물류비, 배송비, 릴리스비, 제작비, 디자인 외주비 등이 있다. 사무실을 차린 경우라면 임대료와 관리비가 매달 지출된다.

그런데 이런 금전적인 부분보다는 홀로 일한다는 게 선택과 결정할 때 어려움이 있다. 누군가와 상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만의 촉, 나만의 느낌, 나만의 결론으로 선택하고 결정해야 하는 일이 하나부터 열까지 무척 많다. 그때마다 늘 한 가지만 생각한다. ‘만들고 싶던 책, 읽고 싶던 책’. 그럼 흔들리지 않고 중심이 서게 되고 두려움이 사라지더라.”

-출판사 yeondoo의 책 몇 권을 소개해달라.

“에세이 시리즈 ‘산다’ 첫 번째 책 『봄 말고 그림』의 임지영 작가는 사람들이 재미로 사느냐고 하지만, 철저한 재미 추구자다. 사람도, 사랑도, 삶도 무조건 재미있는 것이 좋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림을, 문화를, 삶을 보는 것으로 그치지 말고 누리자고 강하게 외친다. 그래서 봄 말고 그림!

『걷고 보고 쓰는 일』은 동아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는 강정화가 고양이를 세 마리를 키우는 집사이자 식집사인 장청옥과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는 조다희에게 ‘걷다 보다 쓰다’를 통해 ‘나’에 대한 탐색을 찾아보자고 제안해 탄생한 책이다.

초보 육아자 신량은 엄마이자 육아자로서 자신의 이야기와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이를 이야기하려고 『그 분홍 노을』을 썼다. 육아자의 눈으로 본 세상사를 통해 ‘한 사람을 키우는 일’의 땀과 눈물, 그리고 감동과 웃음을 전한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육아하기 좋은 세상’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자고 조심스레 청하기도 한다.

직장인 안우광은 『꼴 보기 싫은 상사와 그럭저럭 잘 지내는 법』을 통해 성실히 일하는 직장인들에게 행복한 직장 생활을 위해서는 상사를 관리해보자고 제안한다. 상사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데 익숙하지 않은 수많은 직장인을 위해 ‘상사 관리’란 무엇인지 세 가지로 설명한다.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즐거운 회사 생활을 열심히 응원한다.

건축 비평가 이종건은 『지금은 집을 시간』, 『숨 멎은 공간』,『좋은 삶의 기술』,『건축 십계명』을 폈는데, 영혼이 쪼그라든 부박한 시대를 견디기 위해 혹은 진실로 인간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 순수했던 그때를 그리워하며, 생각을 추스른다. 물질주의와 피상적 오락에 중독된 스마트폰 좀비를 양산하는 우리의 생활 세계를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며 함께 생각해보자고, 살아보자고 말한다.

보따리 강사 강정화는 『피고 지고 꿈』에서 시간 강사 그대로의 삶. 대학원생에서 시간 강사로, 그리고 한 아이의 엄마에서 다시 강단에 서게 된 삶의 이야기를 찬찬히 전한다. 그건 누군가에겐 낯설고, 또 누군가에겐 친숙할 수도 있는 이야기다.

고양이 집사 윤성의에게는 어느 결에 고양이와 여행 사이에 뗄레야 뗄 수 없는 연결고리가 생겨버려서 『진 달래 아리』를 썼다. 이제는 함께 사는 고양이 세 마리를 보고 있으면 여행지에서 만났던 녀석들까지 덩달아 연상된다고 한다. 여행하는 와중에 예기치 않게 고양이들을 만나기도 하고, 고양이들과 함께 살면서 작가는 지금도 여행 중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책 읽는 분위기에도 복고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옛날 책처럼 문단이 길고 판면이 빽빽한 책들도 외면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팬시 같은 책들이 너무 사랑을 받아 대형 서점에 가면 조금 속상한 마음이 든다. 다양한 책을 볼 수 없고 비슷비슷한 책들만 볼 수 있어서. 독자께서 남들이 읽지 않은 나만의 취향에 따른 책들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또 책을 직접 사서 읽고 중고 매장에 팔고 또 새책을 사서 읽고 헌책을 팔고 했으면 좋겠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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