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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정회, '친미냐 친중이냐 한국 외교의 나아갈길' 강연회 개최
한지안 기자 | 승인 2021.06.25 15:44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대한민국 헌정회가 24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친미냐, 친중이냐, 한국 외교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일윤 헌정회장은 “우리가 6.25사변과 해방 이후에 미국을 위주로 한 경제발전을 이뤄왔지만, 그 이후에 중국이 급 부상하며 양 진영이 첨예하게 대립하게 됐다”며 “한국 정부는 때에 따라 중국과 미국의 입장을 각각 대변하며 양 국가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왔다. 그러나 최근같은 때에(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현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헌정회가 논의해서 전달 하는게 중요한 과제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학술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함재봉 박사의 강연으로 진행됐다. 헌정회 관계자는 “함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 원장, 랜드연구소 선임정치학자,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국제관계학부·정치학과 교수 및 한국학연구소 소장, 유네스코 사회과학국 국장 등을 맡아온 인물”이라며 “한반도에 친중 위정척사파, 친일 개화파, 친미 기독교파, 친소 공산주의파 흐름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사상,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연구 중”이라고 소개했다.

‘친미, 친중’ 논쟁에 대한 함 박사의 접근은 ‘동북아시아는 수백년 동안 전쟁이 끊이지 않은, 지정학적으로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지역’이라는 데서 출발한다. ‘지난 세기 지도자들이 역사와 민족갈등을 잊고 우선 각 국가 간 교역부터 개방했기 때문에 미국이 개입할 여지가 생겼다. 그로부터 동북아 평화 시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미래를 위해 북한의 개혁 개방을 이끌어 내는 동시에 남한은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함 박사는 “동북아시아는 한국, 일본, 중국, 대만이 번영하며 변화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 발전이 동북아에서 일어나고 있다, 만약 1945년으로 돌아가 ‘미래에 세계 경제의 기관차라는 평을 듣는 지역이 어디가 되겠느냐’라고 물어볼 수 있다면, ‘동북아시아’라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도 동북아시아는 분단을 겪고 있다. 한반도도 남북이 분단되어 있고, 중국도 진영이 갈라져있고, 일본은 과거사 문제가 있어서 동북아지역 각국과의 관계가 껄끄럽다. 그런데도 이 지역이 이렇게 잘 살게 된 것은, 한마디로 미국 때문이다. 친중이냐 친미냐를 질문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함 박사는 이어 “저는 이 문제를 논하려면 역사에서부터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동북아시아는 1953년 한미동맹 이전까지 지정학의 저주를 받았다고 할 수준이었다. 한국은 특히 일본-러시아-중국 가운데 끼어있는 탓에 지정학 적으로 수백년간 전쟁을 겪었다. 6·25 만의 이야기도 할 수 있겠지만, 역사의 거대한 관점에서 보면 이는 계속해서 일어나온 일의 반복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념의 차이와 그간의 갈등에도 사람과 물자의 교류가 일어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라며 “트럼프, 아베신조,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대만, 중국이 민족감정을 내세우는 것이 보인다. 지난 세기 지도자들이 이념과 민족감정을 무시하고 국방비를 아껴서 우선 교역을 추진하며 경제 발전을 이룩한 것과 다르게 민족 감정, 지정학, 과거사가 거론된다. 남중국해 논란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라고 우려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그는 그러면서 “등소평 주석 이후로 없어졌던 미-중 간의 갈등이 왜 갑자기 생겨났느냐”며 “일본 우파들이 ‘일본도 군대를 갖자’고 주장하는 것, 우리가 전쟁권 환수를 주장하는 것, 중국이 미국과 전략적 경쟁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 지금 행태다. 국방비를 아끼지 않아서 나라 살림을 망친 국가가 동북아시아에 유일하게 있는데 바로 북한이다. GDP 30%를 국방부에 쏟고 동북아 번영과 교류에서 발을 빼 버린 나라 아닌가. 북한이 핵을 만들기 시작하니까 역사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함 박사는 또 “1980년대 김정일과 등소평이 만났을 당시 중국이 북한보다 가난했지만 지금 어떻게 되었는가. 개혁 개방하고 교역부터 추진하니 한국이 중국이냐 미국이냐를 고민하는 경지까지 올라오지 않았나”라며 “우리가 동북아 역사를 어떻게 이해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겠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그는 “지금 중국에서 유일하게 경제 발전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 지역이 만주라고 하는 동북 3성(길림, 흑룡강, 요녕 성)이다. 사실 만주는 지리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지역이다. 일본이 이 지역에 중공업 설비를 짓고 관련 산업을 키우고자 했었던 데는 이유가 있다. 현재도 중국 중공업의 심장부가 될 수 있는 지역인데, 이곳의 경제가 그만큼 일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중국이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를 러시아에 넘긴 후에 태평양으로 나갈 수 있는 항구가 없기 때문”이라며 “중국과 북한의 국경이 경제적으로 거의 무의미한 상황임에도, 중국이 동북 3성에서 만든 제품을 팔 때는 시간과 물자를 더 들여야 하는 대련으로 나오는 수밖에 없다. 푸틴 대통령이 아무리 노력해도 블라디보스톡 지역 인구가 줄고, 중국이 어떻게 해도 동북 3성이 살아나지 못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 지역 사람들을 만나면 이는 분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하는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항만과 공항 몇 개를 지어서 열어버리면 된다는 거다. 그러면 동북아는 다시 한 번 지금까지 이룩한 것 같은 놀라운 변화를 맞게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지금 대륙의 섬이고 육로로 이동할 수 있는 나라가 아무데도 없는데도 이 정도다. 북한이나 동북 3성에 동북아 3국이 투자한다고 생각해보라. 북한이 망해야 한다는 것도, 김정은이 물러나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그저 비핵화시키고 개방만 하면 된다. 등소평이 1970년대 중국에서 해본 수준이면 충분하다. 우리가 이미 다 겪어본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한미동맹을 강화해서 19세기 열강으로 회귀하려는 중국의 행태를 견제해야 한다. 다만 중국을 견제할 부분에서는 견제하고 한미동맹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군사 분담금을 더 내야 한다. 미국이 ‘더 이상은 안 된다’고 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수출규모를 보면 1조원은 큰 액수가 아닌 것”이라며 “그리고 정말로 지역 통합에 나서야 한다. 50년 정도 민족감정, 역사, 과거사, 지역감정, 이념 전쟁을 잊어버렸던 지도자들이 있었던 덕에 미국이란 나라가 와서 자국 군인을 보내가며 이 지역의 안보를 지키게 된 것 아닌가. 동북아의 번영은 우연히 일어난 일이 절대 아니다.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으면 불가능했던 일이고, 이 동맹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이 평화는 지속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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