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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여성단체, 남북여성교류 30년 기념 간담회 개최“분단 이후 최초 민간교류 주역은 여성...11월 국제토론회 열고 북측 인사들 초청할 것”
한지안 기자 | 승인 2021.06.08 15:04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여성위원회 등 10개 여성평화운동 단체들이 “남북여성교류 30년: 돌아봄 & 내다봄”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아세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 30주년을 기념해 당시 현장에 참여했던 여성계 인사들을 초청, 토론회 관련 경험담을 풀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정수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가 사회를 맡았으며 김윤옥 전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 공동대표, 이미경 전 코이카 이사장, 윤영애 전 교회여성연합회 총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손미희 우리학교를지키는시민모임 대표가 패널로 참석했다. 이들은 아세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 남측 실행위원을 맡은 바 있다.

이날 행사는 여성평화운동계의 주요 인사를 포함해 약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면 행사로 진행됐다. 주최 측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대면회의로 진행한 이유는 남북여성교류의 주체가 됐던 여성인사들을 초청해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진단해 미래를 전망하기 위한 것”이라며 “오랜 체제를 떨어져 살아온 남북여성들이 만났을 때 드러난 차이로 인한 혼란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경우 혹시 발생할지 모를 온라인 상의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지 위해 대면 행사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민화협은 간담회에 앞서 “여성들이 30년 전에 판문점을 직접 통과해 북의 여성들이 남쪽 서울에, 남의 여성들이 북쪽 평양에 방문한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 이전에 여성들의 판문점 방북이 있었다. 30년 전 남쪽 여성들은 김구선생이 건넜던 군사분계선을 넘어간 최초의 민간교류 주역들”이라며 “그럼에도 분단 후 남북 민간교류의 문을 연 여성들의 활동이 제대로 기억되지 않는 현실이다. 이는 여성들의 역사가 제대로 기록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간담회 행사는 ‘아세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를 비롯해 남북 민간교류의 문을 연 여성들의 활동울 기록하기 위해 30년간 이뤄진 남북여성교류의 역사적 경험을 되돌아 보고 미래의 과제를 전망하는 중요한 자리”라고 밝혔다.

“1991~1993년‘아세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는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 민간인 교류”

이날 간담회에서 이미경 전 코이카 이사장은 “남·북·일 여성들이 함께 만들어 낸 이 토론회의 성사는 남북 민간의 직접 교류가 어려울 때 남한여성들이 일본여성들에게 남·북 여성들의 만남을 주선해 ‘국제회의’를 개최하고 남북여성들의 만남을 성사시킬 것을 제안한 적극적 주도성이 있었던 것”이라며 “그러나 이 부분은 제대로 기록되지 않은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991년 아세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를 준비하던 당시 진보여성들 뿐 아니라 보수적 여성들도 토론회에 초청해 함께 북한여성들을 만나 토론회에 참여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돌아가신 이효재 선생님을 비롯해 선배님들은 비록 진보적 여성계가 이 토론회를 성사키시고 준비해는 데 수고했지만, 남북여성들이 처음으로 만나는 이 잔치에 이념의 차이를 넘어 모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평창동 올림피아 호텔에 300명이 넘는 각계각층의 여성들이 모일 수 있었다”고도 회상했다.

이어 김윤옥 전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 공동대표는 “역사적으로 통틀어 민간교류의 첫 물꼬를 튼 1991년 서울토론회의 발단은 이우정교수님이 일본 히로시마 원폭일 평화집회에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제1차 동경토론회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사회당 참의원 시미즈 스미꼬의원은 1987년 히로시마에서 만난 남한대표 이우정 선생의 ‘북한 동포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 지 46년간 만날 수 없어서 모른다’는 말을 듣는 순간 자기 개성에서 만난 북한 주민들이 ‘가족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생사도 모른다’고 말한 것이 생각나 ‘침략에 대한 사죄도 청산도 하지 않고 있는 일본인은 남한에도 북한에도 (자유롭게) 다니고 있다. 지금 일본인이 해야 할 일은 남북한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협력하는 일이 아닐까’하는 생각으로 4년에 걸쳐 도쿄에서 북한대표와 남한대표의 만남을 주선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제1차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심포지엄이 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전 정대협 공동대표는 그러면서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의 가장 중요한 성과는 남·북·일 여성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공동의 해결과제로 결의하고 실천한 점”이라며 “3차 평양토론회에서 북한에 생존한 일본군 위안부가 직접 증언하고, 남북일 여성들이 과거사 청산, 위안부 문제 해결을 공동이 해결과제로 채택했다. 1993년 4월 4차 토론회(동경)가 북한의 NPT 탈퇴라는 어려운 정세에도 불구하고 성사될 수 있었던 것은 여성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의 과제에 대한 협력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었으며 북한 여성대표단도 일본의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일본에 입국해 토론회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후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 연대회의를 거처 2000년 동경법정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일본천황을 기소한 성과를 거둔 것은 참으로 의미있는 성과”라고 평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1차 서울토론회에서는 ‘가부장제와 여성’, ‘통일과 여성’, ‘평화와 여성’에 대한 남·북·일 여성들의 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서울토론회에서 남북 여성들은 각각의 통일방안에 대한 활발한 토론을 전개했다. 이렇게 여성들이 통일방안에 대해 토론한 것은 당시로서는 매우 획기적인 일이었다”며 “여성들이 남북여성교류에 참여하는 이유는 우리가 원하는 평화적인 통일사회, 양성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참여적 민주사회를 만들기 위해, 소극적 평화 차원을 넘어 적극적 평화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는 ▲민화협 여성위원회 ▲여성평화외교포럼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 ▲전국여성연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YWCA연합회 ▲615 남측위 여성본부 ▲NCCK 여성위원회의 공동 주최로 이뤄졌다.

이들 여성단체들은 “지난 3월 4일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해 북측 여성들에게 ‘아세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 30주년 기념 공동행사’를 제안하는 팩스를 보냈다. 남북여성교류 30주년을 맞아 당시 토론회에 참여했던 북측 대표단을 포함, 북측 여성들을 초청해 함께 기념행사를 개최하고자 여러 방법을 모색했지만 현재의 경색된 남북관계로 인해 부득이하게 남쪽 인사들 중심으로 간담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오는 11월에는 아세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 30주년을 맞아 국제토론회를 개최하고 북측 참석자들을 초청할 계획이다. 지난 2월 25일 통일부 교류협력실을 방문해 30년 기념사업에 대해 소개하고 통일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11월의 국제토론회에 북측의 자매들이 참석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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