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경제 식음료
수제맥주 6년 사이 매출액 6배 껑충
이지은 기자 | 승인 2021.05.18 22:23

[여성소비자신문 이지은 기자] 한국에 그 어느때보다도 강한 수제맥주 열풍이 불고 있다. 4캔 만원 ‘수입맥주’로 가득했던 편의점 매대는 ‘국산 수제맥주’로 가득 찼고, 2015년 설립된 제주맥주는 6년만에 수제맥주 업계 최초로 코스닥 상장을 앞뒀다. 국내 시장에서 수제맥주가 이렇게 흥행할 거라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해외 진출, 코스닥 상장까지

짧은 시간 동안 성장세를 거듭한 만큼 곧 하락세를 걸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맥주 업계에서는 국내 수제맥주 시장의 규모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의 폭발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전체 맥주 시장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3%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핸드앤몰트는 2018년 글로벌 맥주 기업 앤하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에 인수됐다. 그간 국내 수제맥주 업체가 기업이나 밴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사례는 많았지만 글로벌 기업에 인수된 것은 핸드앤몰트가 처음이다.

국내 1세대 수제맥주 기업으로 꼽히는 카브루는 2015년 진주햄에 인수된 이후 꾸준히 영업력을 강화해 2019년부터는 홍콩·싱가포르·몽골·영국 등 여러 국가에 맥주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 1~2월 수출액은 전년 한 해 수출액의 약 2배를 달성했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는 제주맥주 또한 2019년부터 인도·대만·태국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맥주를 수출하고 있다. 제주맥주는 조만간 수출국을 10여 개 나라로 늘린다는 목표까지 세웠다. 제주맥주는 또 2020년 약 32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해 2019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하며 ‘테슬라 요건(이익미실현 특례 상장)’을 충족, 오는 5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소규모 양조장’ 한계 있었지만…맥주 플랫폼으로 극복

물론 모든 수제맥주 업체가 호황을 누린 것은 아니었다. 소규모 양조장의 경우 자본과 규모의 한계로 전국 단위의 소비자를 위한 적극적인 홍보가 쉽지 않아 수익이 불안정했고, 이 때문에 새로운 맥주를 개발할 여력이 없어 경쟁력이 낮아지는 악순환이 있었다.

생활맥주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4년 설립 당시부터 ‘맥주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 전국 각지 소규모 양조장의 수제맥주를 유통해 매장에서 판매해왔다. 생활맥주는 현재 전국 2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에게는 그간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특색 있는 지역 맥주를 선보이고, 양조장에는 양질의 수제맥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국내 수제맥주 산업 발전과 함께 지역맥주 상생의 선순환 모델로 성장했다.

생활맥주는 작년 말 ‘브루원 브루잉’을 인수했다.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1세대 수제맥주 양조장인 브루원을 밀맥주 전문 양조장으로 키워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식품·유통·웹툰·백화점…수제맥주 성장에 쾌재 부르는 업계들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에 쾌재를 부르는 것은 비단 맥주 업계뿐만이 아니다.

GS리테일, BGF리테일 등 유통 업계는 곰표 맥주, 쥬시후레쉬 맥주, 금성 맥주 등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맥주를 내놓으며 물살을 탔다. ‘유미의 세포들’, ‘호랑이형님’ 등 웹툰 협업 맥주도 출시하며 새롭고 독특한 것에 주목하는 MZ세대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GS리테일은 카브루, 제주맥주 등의 맥주 수출의 사업성이 증명됨에 따라 직접 맥주 수출에 뛰어들기로 결정했다. 향후 사업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류 제조사를 인수하는 등의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촌에프엔비, 제너시스BBQ, BHC 등 대형 치킨 업계도 치열한 파이 다툼 속 브랜드 차별성 구축을 위해 ‘치킨에 잘 어울리는 수제맥주’ 개발에 힘쓰고 있다.

지난 9월에는 AK플라자가 백화점 최초로 수제맥주를 출시했으며, 수제맥주 부산물을 재활용해 에너지바, 시리얼 등 간편대체식을 개발하는 업체도 속속들이 생겨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독’ VS ‘긍정적 효과’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인 사회 경제가 타격을 입은 와중에도 수제맥주 업계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제주맥주는 가정 채널에서 약 3배, 유흥 채널에서 약 1.3배의 매출 증가를 보였으며, 생활맥주 또한 직격탄을 맞은 외식 산업 속에서 맥주 포장·배달 서비스로 전년 매출을 유지하며 수제맥주 시장의 견고한 성장을 온몸으로 증명했다.

한편에서는 소비자의 시선을 끌기 위한 각종 콜라보레이션이 장기적으로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재미만을 추구하느라 낮은 퀄리티의 맥주를 내놓게 되고, 이러한 인상이 소비자들에게 남아 수제맥주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4캔 만원’이라는 가격 책정 때문에 퀄리티 높은 맥주의 판매가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한 수제맥주 업체 관계자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여러 브랜드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소비자에게 개별 브랜드뿐 아니라 ‘수제맥주’라는 카테고리를 각인시키며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수제맥주 시장 전반에 대한 지속적인 브랜딩이 이뤄져 전체 맥주 시장에서 수제맥주 시장의 파이가 커진다면 더 높은 퀄리티의 맥주를 찾는 소비자층도 분명 증가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지은 기자  wavy080@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지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