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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혼인 건수 10.7% 줄어 "코로나로 연기·취소…외국인 입국 급감도 영향"
한지안 기자 | 승인 2021.03.19 14:13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지난해 국내 혼인 건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감소 폭도 1971년 이후 가장 컸다.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 및 경기침체로 혼인율 감소가 이어져 온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결혼이 급감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1만3500건으로 197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적었다. 2011년(32만9100건) 이후 9년 연속 감소세다. 1996년 43만 건이었던 혼인 건수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30만건 대로 떨어진 뒤 2016년에는 20만건 대로 추락했다.

전년 대비 감소폭은 1971년(-18.9%) 이래 4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 2019년(23만9200건) 보다 10.7%(2만5700건)나 줄었다. 인구 1000명당 결혼 건수를 의미하는 조(粗)혼인율은 전년보다는 0.4건 줄어든 4.2명으로 1970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낮았다.

조혼인율은 1980년 10.6건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감소 추세이다. 2012년(6.5건) 이후 9년 연속 하락 중이다. 2015년 5건(5.9건)대로 떨어진 이후 최근에는 감소폭도 커졌다.

지난해 외국인과의 혼인은 1만5300건으로 전년보다 35.1%(8300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외국인 여자와의 혼인이 37.2%(6600건) 줄었고, 외국인 남자와의 혼인도 28.8%(1700건) 감소했다. 외국인과의 혼인이 크게 줄면서 전체 혼인에서 외국인과의 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7.2%로 전년(9.9%) 보다 2.7%포인트(p) 감소했다. 2015년(7.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연령대 별 혼인 건수도 전 연령에서 감소세가 나타났다. 가장 크게 감소한 연령은 남성은 30대 후반, 여성은 20대 후반으로 각각 7000건씩 급감했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3.2세, 여성 30.8세로 전년에 비해 여성은 0.2세 상승했지만 남성은 0.1세 낮아졌다. 남성 초혼 연령이 낮아진 것은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지난해 평균 재혼 연령은 남성 50.0세, 여성 45.7세로 각각 전년 보다 0.4세, 0.6세 올라갔다.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남성은 3.9세, 여성은 4.1세 높아졌다.

지역별 혼인건수와 월별 혼인건수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을 받았다. 17개 시도 모두에서 전년대비 혼인 건수가 감소한 가운데 코로나19 1차 유행 당시 지역 감염으로 사실상의 봉쇄가 이뤄졌던 대구(-15.6%)·경북(-15.0%)의 감소율이 평균(-10.7%)을 크게 웃돌며 가장 높았다. 월별 혼인건수 역시 전년 동월대비 2월(5.0%)을 제외한 나머지 월은 모두 감소했다. 4월(-21.8%), 5월(-21.3%), 10월(-19.0%)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4월과 5월은 1차 유행 이후 예약식장 취소 등이 급증한 시기였다.

결혼 자체가 줄어들자 이혼 건수도 전년 대비 감소했다. 지난해 이혼은 10만7000건으로 전년보다 4000건(3.9%) 감소했다. 이혼 건수가 감소한 건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를 나타내는 조이혼율은 2.1건으로 전년보다 0.1건 줄었다. 배우자가 있는 유배우 인구의 이혼율은 4.4건, 역시 0.1건 줄어들었다.

평균 이혼 연령은 남성이 49.4세로 전년 대비 0.7세 상승했다. 남성은 40대 후반에서 이혼율이 1000명당 8.0건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40대 초반(7.8건), 50대 초반(7.7건) 순이었다. 전체 연령 중에서 60세 이상 이혼율(3.6건)만 유일하게 0.1건 상승했다.

여성의 경우도 평균 이혼 연령이 46.0세로 전년 대비 0.7세 상승했다. 40대 초반 이혼율이 1000명당 8.6건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40대 후반(8.3건), 30대 후반(8.2건)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연령 가운데 50대 후반(5.1건), 60세 이상(2.0건)만 유일하게 이혼율이 증가했다.

전체적인 이혼은 줄어드는 가운데 남성과 여성 모두 고령층 진입을 앞두고 갈라서는 '황혼이혼'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이혼한 이들의 결혼생활 지속 기간은 평균 16.7년으로 전년보다 0.7년 늘었으며 혼인 지속 기간이 20년 이상인 이들의 이혼이 3.2% 증가했다. 혼인 지속 기간 30년 이상 이혼은 10.8%나 증가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은 4만5000건으로 8.1% 감소했다. 미성년 자녀가 없는 이들의 이혼은 58만7000건으로 1.1% 줄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이 전체 이혼의 42.3%를, 미성년 자녀가 없는 부부의 이혼이 55.1%를 차지했다. 협의 이혼 비중은 78.6%로 전년 대비 0.3%포인트(p) 감소했다. 반면 재판 이혼 비중은 21.4%로 0.3%p 늘었다.

외국인과의 이혼은 6000건으로 10.5% 감소했다. 이혼한 외국인 중 아내 국적은 중국(38.2%), 베트남(32.2%), 태국·필리핀(5.2%) 순이었다. 남편 국적은 중국(41.3%), 일본(18.8%), 미국(13.4%) 순이었다.

시도별 조이혼율은 보면 제주(2.6건), 충남·인천(2.4건)이 높았고 서울·세종(1.7건), 광주·대구(1.8건)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고, 주거비나 고용 등 결혼 관련 경제적 여건이 변화하고 있어 결혼을 미루거나 안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코로나로 결혼이 연기되거나 취소된 경우가 많았고, 특히 코로나19로 외국인 입국이 급감하면서 국제결혼이 크게 감소한 데 따른 영향으로 혼인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결혼이민 입국자가 71%나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김 과장은 또 “30대 후반에서 40대의 결혼이 상대적으로 30대 초반 남성보다 더 많이 감소했다”며 “코로나로 국제결혼이 감소하면서 남자 10세 연상이라든지 남성 연상 나이가 높은 결혼이 크게 감소하면서 남자 초혼 연령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혼인이 감소하면서 이혼 감소에도 영향을 줬다”며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한다거나 아니면 법원 휴정권고 등을 이유로 이혼 신청과 이혼 처리절차가 좀 길어진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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