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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의 난' 금호석유화학 박철완 상무 “금호리조트 인수 반대”
한지안 기자 | 승인 2021.02.24 16:42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 사이의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박 상무는 지난달 박 회장과의 특수관계를 해소하겠다고 선언하고 이사진 교체, 배당 확대를 요구하며 경영권 분쟁을 공식화했다. 박찬구 회장 측은 “비상식적인 요구”라고 일축한 바 있다.

박 상무는 이어 이달 8일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내고 23일 입장문을 통해 “금호리조트 인수를 반대한다”며 공개 비판에 나섰다.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는 지난 23일 입장문을 내고 “금호석화와 어떠한 사업적 연관성도 없으며 오히려 회사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금호리조트 인수를 반대한다”며 “회사의 투자 결정은 기존 사업과 연속성을 유지하며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 상무는 지난 1월 회사 측에 전달한 주주제안의 목적과 취지에 대해 “금호석화의 더 큰 성장과 발전을 염원하는 임원이자 개인 최대주주로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정당한 절차에 따라 주주제안을 요청하게 됐다”며 “이번 주주제안이 금호석화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물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는 첫걸음이 될 수 있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지난 10년간 금호석화의 임원으로서 현장에서 체험한 시장의 변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과의 깊은 토론과 객관적 검토를 바탕으로 주주제안을 작성했다며 ▲기존사업과의 시너지를 강화하는 미래 성장동력 발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거버넌스 개선 및 이해관계자 소통 ▲장기적 관점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전략 수립과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등 금호석유화학이 변화해야 하는 방향성을 담았다고 밝혔다.

박 상무는 “총체적인 기업체질 개선을 통해 전략적 경영, 사업 운영으로 2025년까지 '시가총액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미래를 선도하는 회사를 만들 수 있다”이같이 밝혔다.

박 상무는 또 “최고 경영진과 이사회가 이러한 주주 제안에 대해 절차적 권리가 충실히 확보될 수 있도록 협조하고, 나아가 성실하게 검토하고 정확하고 투명하게 모든 주주들과 소통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상무는 지난달 27일 공시를 통해 “기존 대표 보고자(박찬구 회장)와의 지분 공동 보유와 특수 관계를 해소한다”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 중 제1호(이사 및 감사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 정지)와 관련해 상법에 따른 주주제안권의 행사 기타 관계 법령 등에서 허용하는 범위 및 방법에 따라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박 상무는 금호그룹 3대 회장인 고(故) 박정구 회장의 아들로 박 회장의 조카이자 금호석유화학그룹의 지분 1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박 회장은 6.69%를, 박 회장의 아들 박준경 전무는 7.17%, 딸 박주형 상무는 0.98%의 지분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박 상무의 행보에 따라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 박 회장의 해임 안건이 나올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된다. 특히 박 상무는 사내이사에 자신을, 자신과 우호적인 인사를 4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하는 추천안을 제안하고 배당을 보통주 주당 15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우선주는 1550원에서 1만1000원으로 늘려달라고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같은 추측에 힘이 실린다.

이에 따라 양측의 지분싸움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박 회장과 박준경 전무, 박주형 상무의 지분을 합치면 14.84%로 박 상무보다 많고, 여기에 자사주(18.35%)를 활용할 수 있어 박 회장 측이 지분 경쟁에서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박 상무가 최근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매입한 중견건설사 IS동서 측과 힘을 합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박 회장 측은 박 상무측의 공시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2020년 12월 말 기준 당사 대주주 특수관계인이자 현재 사내임원으로 재직중인 박 상무로부터 사외이사, 감사 추천 및 배당확대 등의 주주제안을 받은 바 있다”며 “주주제안의 내용 및 최근의 상황을 면밀히 검토한 다음 관계 법령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 측은 또 “현재 금호석유화학은 코로나19의 어려운 사회적, 경제적 여건에 불구하고,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주가반영을 통해 주주의 가치 극대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주주제안을 명분으로 사전협의 없이 갑작스럽게 현재 경영진의 변경과 과다배당을 요구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사 사내임원으로 재직중인 박 상무가 일반주주로서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선임 등 경영진 변경과 과다배당을 요청함에 따라회사와 현 경영진 입장에서는 해당 내용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면서 신중하게 대처하고자 한다”며 “주주제안을 경영권 분쟁으로 조장하면서 단기적인 주가상승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시도하는 불온한 세력의 움직임에 동요하지 않기를 우선 주주들에게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상무가 회사를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을 요구한 것에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주요 주주 명단을 토대로 우군을 확보해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법원은 23일 박 상무가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낸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주주명부 열람신청은 통상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총을 앞두고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해 진행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송경근)는 “채권자(박 상무)가 채무자(금호석유화학) 회사의 주주로서 상법에 의해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를 구할 피보전권리와 보전 필요성이 소명되고, 정기주주총회가 오는 3월로 예정돼 있다”며 “채무자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채권자가 주주총회 관련 의결권 대리행사의 권유 등을 할 기회가 사실상 박탈될 위험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간접강제로써 의무를 강제할 필요성도 소명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금호석유화학이 결정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7영업일 동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중 영업시간에 한해 본점에서 박 상무, 또는 대리인에 대해 열람·등사를 허용하도록 했다. 열람·등사 범위는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금호석유화학 주주명부로서 각 주주의 성명 및 주소 전체, 각 주주가 가진 주식 종류와 그 주식 수가 기재된 것으로 정했다. 또 열람·등사 방법으로는 열전사 방식에 의한 서면 복사, 컴퓨터 디스켓이나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복사 및 컴퓨터 소프트 파일 형태인 경우 소프트 파일 형태로의 제공을 포함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만약 금호석유화학이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박 상무에게 위반행위 1일당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덧붙였다. 다만 박 상무가 함께 청구한 외국에 거주하는 주주가 상임대리인을 선임한 경우, 그 상임대리인의 상호 및 주소도 열람·등사하게 해달라는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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