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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는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봐야황인자 칼럼
황인자 한국외대 초빙교수/젠더국정연구원 대표 | 승인 2021.02.18 12:49

[여성소비자신문]여성이슈를 대통령의 특명으로 받아 수행하던 정무2장관 시절이 있었다. 당시 여성계에서는 기관의 명칭에 ‘여성’이 안 보인다는 지적과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정무2장관 체제는 김대중 정부의 등장으로 10년 만에 폐지되고 간판에 ‘여성’을 내건 대통령직속 여성특별위원회로 변모되었다. 그러나 대통령 직속이기는 하나 위원장은 장관이 아닌 장관급으로 격하되었다.

또 여성계의 불만이 나왔다. 이럴 바에야 제대로 된 독립부처 형태의 여성부를 신설해 달라는 요구가 터져 나왔다. 드디어 여성특위는 21세기 뉴밀레니엄 시대를 맞아 여성부로 승격 개편되었다.

여성부 출범 직후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남성들의 저항과 반발 여론이 폭주해 홈페이지가 마비되었다. 이에 놀란 여성부는 영문 명칭에 ‘women’ 대신 여성부 설립목적인 양성평등에 주목하여 ‘Ministry of gender equality’ 로 쓰기로 했다.

여성부는 정무2장관실과 여성특위의 여성관련 정책 조정기능에 덧붙여 부처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집행기능으로 성폭력, 가정폭력 등 여성에 대한 폭력 방지업무를 보건복지부로부터 이관받았다.

그러다가 노무현 정부가 발족하고 당시 호주제 폐지, 저출산·고령화 문제와 얽혀 이혼율 증가 등 가족의 해체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일 나간 엄마가 없는 상태에서 어린 아이들이 문이 잠긴 집에서 화재로 생명을 잃은 사건으로 워킹맘의 보육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불거져 나왔다.

영유아 보육과 가족 업무는 여성부가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정부의 판단으로 보건복지부로터 보육과 가족 업무를 이관 받게 되면서 여성가족부로 개편되었다. 이명박 정부에 들어오면서 보육과 가족업무는 보건복지부로 환원돼 여성부로 축소되었다가 가족업무와 청소년 업무를 새로 받아 여성가족부로 재편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출범 20년을 맞아 여가부를 리셋하자는 의견이 분분하다. 아동가족 업무를 한데 모으고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아예 공식 명칭에서 ‘여성’을 떼어내거나 여가부를 폐지하자는 주장까지 나온다. 유엔 차원에서 여성이슈를 다루는 기관은 ‘유엔여성(UN Women)이다. 여기에도 ’여성‘이 들어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어느 나라나 여성이슈를 다루는 정부조직이 어떤 형태로든 존재한다. 인구의 절반이 여성이기 때문이라고 유엔은 분석하고 있다.

여가부는 여성·가족·청소년에 대한 업무를 수행한다. 특히 여성에 관한 한 정부 내 총괄 중심부처로서 다른 부처들의 양성평등을 견인한다. 여성업무에 아동, 청소년, 가족 등 다른 업무를 통합할수록 양성평등이라는 본래의 기조를 희석시킨다는 우려가 크다.

여가부의 구조와 기능이 어떻게 리셋되더라도 여가부는 여성의 입장에서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봐야 한다는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이 원칙에서 벗어나면 여가부는 비판에 직면하고 존재의 가치도 잃게 된다.

황인자 한국외대 초빙교수/젠더국정연구원 대표  eqhwa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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