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재산 및 소득과 상관 없이 국민에게 일괄적으로 조건 없이 일정 수준의 소득을 제공하는 개념인 '기본소득' 논의와 관련해서 정치권에 갑론을박이 첨예한 가운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홍남기 부총리는 16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미래 경제문화포럼'에서 강연을 진행하며 이 같은 의견을 전했다. 홍 부총리는 "현재 기본소득을 도입해 시행하는 나라도 없다"면서 "전 국민들에게 30만원씩을 지급하면 200조원이라는 액수가 되는데, 그렇게 200조원을 걷어 아이들 세대가 부담하는 것이 맞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 복지체계에서는 하기 힘든 일로, 스위스에서도 국민투표를 해본 결과 국민들이 기존 복지체계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반대해서 무산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료지원 등 취약계층 지원을 없애고 전 국민에게 빵값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 맞는가. 같은 돈을 쓸 때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인 지를 봐야 한다"면서 "1등부터 5000만 등까지 나눠 1등에게도 빵값을 줘야겠나"라고 반문했다.

홍 부총리는 "소득 없는 사람들, 기초생활이 안 되는 사람들에게 보장을 해주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하면서, "언젠가는 기본소득을 논의하겠지만 지금은 아니며 복지체계와 연계해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냥 주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지난 1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자리에서도 "몇 년전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제기되었지만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여건상 도입이 부적절함을 전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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