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두산그룹이 핵심 계열사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하고 두산건설을 분리매각키로 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최근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주간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를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하고 있는 두산밥캣 지분 51.05%는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와 엔진을 생산하는 회사다. 시가총액은 1조3000억원 가량이며 지난해 매출액은 8조1858억원, 영업이익은 8404억원 수준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분 36.27%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8000억원대 가격으로 매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인프라코어 매각은 두산그룹이 채권단에 3조원 규모 자구안 이행을 약속한데 따른 조치다. 그룹은 그간 두산건설, 두산솔루스와 모트롤BG, 두산타워, 골프장 등 비핵심 자산과 사업의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눈에 띌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매수 후보자가 될 만한 기업들이 코로나19 발 경기 침체에 현금확보에 나선 상황에 가격에 대한 시각차가 큰 탓이란 분석이 나왔다. 특히 전기차용 배터리 동박을 생산하는 두산솔루스의 경우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PE가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가격에 대한 시각차로 매각협상이 결렬됐다. 모트롤BG도 최근 예비입찰이 진행됐으나 흥행이 저조했다.

이 가운데 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과 더불어 두산건설도 분리 매각하기로 하면서 채권단 자구안 이행에 속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전날 단순 물적분할 사실을 공시했다. 신설법인인 밸류그로스에 미수채권, 일부 담보부 채권 등의 자산과 이와 관련된 부채와 계약 등을 이전하고 건설사업과 부동산 임대사업은 두산건설에 남기기로 했다. 이번 물적분할을 통해 두산건설의 자산은 약 2조2270억원, 부채는 약 1조7843억원이 되고 밸류그로스의 자산은 약 2533억원, 부채는 800억원이 됐다.

밸류그로스에는 일산 위브더제니스 상가 분양사업, 포천 칸리조트 개발사업, 학익 두산위브 분양사업 등 미분양으로 공사대금 회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업과 부채가 남는다. 이 중 일산 위브더제니스의 경우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발생하면서 두산건설이 위기를 맞게 한 직접적 원인으로 꼽힌다. 일산 위브더제니스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로 주택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대규모로 미분양 됐다. 두산건설은 이로 인해 1600억원의 손실을 입으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됐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이 신속한 자구안 이행을 약속하고 나선 만큼 그간 지지부진했던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 13일 회사 임직원에게 발송한 메일을 통해 “㈜두산과 ㈜두산의 대주주들은 중공업 유상증자와 자본확충에 참여해 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그룹의 당면한 목표는 채권단 지원 자금을 신속히 상환하고 그룹의 중추인 중공업을 본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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