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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 읽기] 황금찬 '6월'구명숙의 행복한 시 읽기
구명숙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20.06.15 16:18

[여성소비자신문]6월

-황금찬-

6월은

녹색 분말을 뿌리며
하늘 날개를 타고 왔으니

맑은 아침
뜰 앞에 날아와 앉은
산새 한 마리
신록에 젖었다

허공으로 날개 치듯 뿜어 올리는 분수
풀잎에 맺힌 물방울에서도
6월의 하늘을 본다

신록은

꽃보다 아름다워라
마음에 하늘을 담고
푸름의 파도를 걷는다

창을 열면
6월은 액자 속의 그림이 되어
벽 저 만한 위치에
바람 없이 걸려있다

지금은 이 하늘에
6월에 가져온 풍경화를
나는 이만한 거리에서
바라보고 있다

-시 해설-

6월은 한 해의 허리에 걸쳐 있다. 바야흐로 계절은 여름문턱을 넘어서고 시간은 꼼꼼히 잎을 피우고 강산을 푸르게 물들인다. 천지에 바람도 새도 풀잎도 푸른 꿈으로 하늘거린다. 나무들 머리 위에선 종일 따가운 햇살이 반짝인다.

6월의 풍경은 숨 가쁘고 다채롭다. 황금찬 시인은 6월은 녹색 분말을 뿌리며 하늘 날개를 타고 왔다고 귀뜸하며 “맑은 아침/뜰 앞에 날아와 앉은/산새 한 마리/신록에 젖었다”고 묘사한다.

그 신록은 꽃보다 아름다우며 마음에 하늘을 담고 푸른 파도를 걷는다고 노래한다. 마치 싱그러운 초록 물결 속에서 너울너울 피어오르는 꿈을 굳게 붙들며, 사랑을 키우는 청춘들의 행렬을 보는 듯하다. 생명체의 지칠 줄 모르는 도약이 뜨겁게 치솟아 오른다.

 다른 한 편, 6월엔 청춘들이 흘린 피가 강산을 푸르게 흐르는 듯, 그 숭고한 넋들이 우리들 가슴에 붉게 되살아난다. 시인이 데려온 신록에 젖은 산새 한 마리를 찬찬히 바라보노라면.


구명숙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  k9350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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