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중국과 미국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로부터 제공받운 통계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14년~2018년 주요 21개 글로벌 반도체기업 중 매출 대비 정부지원금 비중이 가장 높았던 상위 5개 기업 가운데 3개가 중국 기업이었다.

가장 비율이 높은 SMIC는 매출의 6.6%를 정부로부터 지원받았고, 화홍(5%), 칭화유니그룹(4%)이 뒤를 이었다. 스위스(ST), 네덜란드(NXP) 국적 기업도 정부 지원 비중이 높았다.

미국 기업들도 세제혜택과 연구개발(R&D) 등의 명목으로 상당한 수준의 지원을 제공받고 있었다. 마이크론은 3.8%, 퀄컴은 3%, 인텔은 2.2% 등이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 대비 정부지원금 비중은 각각 0.8%, 0.6%에 불과했다.

이에 더해 OECD가 발표한 'M&A를 통해 반도체 해외기업을 인수한 기업 통계'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사이 29개의 중국 기업이 외국 반도체기업 M&A에 뛰어들었다. 2012~2014년 100억 달러(12조원) 내외였던 세계 반도체 M&A시장 총 거래액은 중국의 적극적 참여로 2016년 596억 달러(72조원)까지 치솟았다. 중국기업들이 이같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선데는 2014년 마련된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중국의 반도체시장 점유율은 기존 2% 미만에서 지난해 5%까지 두 배 이상 증가한 상황이다. 미국은 지난 10년간 45% 이상의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0년 14%에서 2018년 24%로 점유율이 꾸준히 증가했으나, 지난해 19%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반도체분야 국제학회가 매해 발표하는 채택논문 건수도 미국이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2011년 4건에 그치던 중국의 논문 건수가 올해 23건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중국과 한국의 시스템반도체 분야 기술격차는 2017년 기준 0.6년으로 좁혀진 것으로 분석된 상황이다. 동시에 한미간 격차는 2013년 1.9년, 2015년 1.6년, 2017년 1.8년으로 답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그동안 수출 제1의 상품인 우리 반도체가 지금의 세계적 입지를 갖추기까지 기업 홀로 선방해온 측면이 있다"며 "최근 미중간 기술패권 경쟁에 더해 일본 수출규제까지 여러 악재들이 계속되는 가운데 세계시장 입지 수성을 위해 우리도 R&D, 세제혜택 지원 등 정책적 뒷받침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가운데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최근 발간한 '2분기 파운드리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8.8%로, 지난 1분기 15.9%에서 2.9%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Foundry)는 제조공장 없이 설계 기술만을 담당하는 반도체 팹리스(Fabless)로부터 도면을 받아 반도체를 위탁생산 하는 분야를 말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말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만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부문 1위 업체인 대만 TSMC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2분기 TSMC의 점유율은 51.5%로,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32.7%포인트로 전분기 보다 5.5% 좁혀지게 될 전망이다.올 1분기 TSMC와 삼성전자는 각각 54.1%, 15.9%의 점유율을 기록해 38.2%포인트의 점유율 격차를 기록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2분기 파운드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한 36억7800만달러(약 4조4044억원)로 추정된다. TSMC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4% 증가한 101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 1분기 매출 102억달러와 비교해 소폭 감소한 것이다. 시장 점유율도 1분기 54.1%에서 2분기 51.5%로 2.6%포인트 감소할 전망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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