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난항을 겪으며 회사와 채권단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HDC현산은 해외기업결합심사 미승인을 이유로 거래 종결일을 무기한 연기한 데 더해 권단에 재협상을 요구하는 한편 “아시아나 항공이 계약 체결 이후 발생한 상황에 대한 공식적 자료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아시아나 항공은 “거래 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충분한 자료와 설명을 제공했다”고 반박했고, 채권단은 HDC현산을 향해 “원하는 조건 먼저 구체적으로 제시하라”고 받아쳤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주채권단인 KDB산업은행에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당기순손실이 급증한 상황과 ▲지난 4월 21일 긴급자금 1조7000억원 추가 차입 및 차입금의 영구전환사채 전환·정관 변경 등을 통보 후 다음날 사전 동의 없이 이사회를 열어 승인한 점 ▲같은 달 24일 법률적 리스크가 상당한 부실계열사에 대한 총 1400억원 지원도 통보한 점 등을 지적했다.

“계약 체결일 이후 발생한 상황들에 대해 4월 이후 두 달간 약 11회에 걸친 공문을 아시아나항공 측에 보냈지만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공식적 자료를 받지 못했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는 상황들이 발생됐다”는게 HDC현산측 입장이다.

이에 채권단은 HDC현산 측에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하라”며 “인수 확정 조건에 관한 협상에 적극 임하라”고 답했다. 채권단의 이같은 반응에 시장에서는 양측 사이에 긴장감이 감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자료를 내고 HDC현산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HDC현산이 언급한 재무 상태의 변화, 추가 자금의 차입, 영구전환사채의 발행 등 사항에 대해 거래 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신의성실하게 충분한 자료와 설명을 제공하고 협의 및 동의 절차를 진행해 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2019년 12월27일 거래 계약 체결 이후 지금까지 성공적인 거래 종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으며 앞으로도 당사가 거래 종결까지 이행해야 하는 모든 사항들을 성실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HDC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한 이후, HDC현산은 대표인수인으로서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대규모 인수 준비단을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상주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HDC현산 측에서 아시아나항공 내부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항공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황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 재협상을 위한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계약 체결 당시보다 부채가 4조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말 현재 계약 당시(2019년 반기말)보다 1만6126% 급증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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