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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코로나19 대비 장기 대응 필요…제로금리·금융지원 정책에 '이중고'한국금융연구원 '코로나 위기와 금융권 대응' 세미나 개최
한고은 기자 | 승인 2020.06.11 15:46
10일 한국금융연구원이 개최한 '코로나 위기와 금융권 대응' 세미나에서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0.5%로 하향했다. 미국 연준도 11일 기준금리를 2022년까지 유지하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국내외 ‘제로금리’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에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워진 가계 및 기업에 금융지원을 실시하는 은행 등 금융업계에 미칠 파장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금융권은 장기적인 대응책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공급-수요 양 측면에 충격 준 ‘코로나19’

한국금융연구원(이하 연구원)은 1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코로나 위기와 금용권 대응’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연구원 소속 임형준 자본시장연구실장의 주제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봉쇄조치로 급속한 확산세는 멈췄으나 세계 전체로는 여전히 증가 추세로, 봉쇄조치 완화 이후의 재확산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올해 말 전후에 치료제 및 백신에 대한 기대가 형성될 수 있다.

이러한 양상은 공급 및 수요 양 측면에 충격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감염병 확산에 따른 인력손실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에 따른 생산차질, 글로벌 공급망 훼손으로 공급에 충격이 생기고, 소비 위축, 내구재 소비 및 생산설비 투자 이연으로 수요에도 충격이 끼친 상황이다. 때문에 가계 및 기업이 회복되도록 하는 구제 정책이 강조된다는 점이 일반적인 경제위시 시 부양 정책과 구분되는 특징이다.

때문에 방역과 경제활동의 균형을 유지하는 대응능력의 차이가 중요한데, 감염병 대응과 경제활성화 간 상층관계로 인해 경기변동이 당분간은 확대되고 불확실성이 증가해 올해 경제 성장에 대한 견해차 역시 큰 상황이다.

이러한 불분명한 상황 속에서 우리 금융권은 가계 및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크게 세 가지 정책으로 나눌 수 있는데, 소상공인 및 중소·중견기업 지원에 총 61.6조원, 금융시장 안정에 총 73.5조원, 기간산업안정에 40조원 등이다.

임 실장은 이번 금융지원을 실시하면서 생긴 부정적 이슈들에 대한 대응책도 제시했다. 먼저 코로나19 위기 이전부터 부실이 발생한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구조조정 프로그램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추진해야 하고, 합리적 고용조정 방안을 노사가 함께 제출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또 기업의 경영자율성 침해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정한 자구노력을 전제로 자율성을 보장하고, 이해관게자의 도덕적 해이가 있을 수 있어 지원자금 전액 상환 시까지 고액연봉을 제한하고, 배당 및 자사주 취득 등을 금지하는 장치를 마련한다.

기업의 사회적 의무 역시 강화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향후 기업의 정상화 이익을 공유하는 조건 하에 지원을 하거나, 고용 안정을 위한 노사 고통분담방안 요건을 부과하거나,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이 발생한 사모발행 채권을 매입 시 고용유지에 노력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디플레’와 ‘인플레’의 혼조 야기 우려

임 실장은 코로나19 위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디플레와 인플레의 혼조 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당장은 수요가 위축돼 물가압력이 낮지만, 위기 대응 과정에서 정부 부채가 누적 증가하고, 유동성 과잉으로 저금리가 지속되는 등의 현상으로 장기적인 인플레 압력이 생길 수 있다는 것.

반면 잠재성장률 둔화와 가계 및 기업의 부채가 증가하면서 오히려 수요가 위축되고 채무 불이향, 소비 및 투자 위축 등 자산시장이 부진하면서 디플레이션 압력도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저금리 환경에서 선진국의 저신용 기업 부채와 신흥시장국의 부채 역시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국 및 유럽의 투기등급 기업 채권과 대출 잔액은 2019년 말 기준 각각 1.6조 달러, 1.4조 달러다. 신흥시장국도 GDP 대비 부채비율을 보면 2010년 이후 연평균 5.5씩 증가하고 있다.

임형준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은행, 수익성-건전성 악화 가능성 높아
보험업, 부정적·긍정적 효과 혼재

금융 시장의 현 상황을 세분화해 살펴보면 주식 및 크레딧 시장의 경우 경색이 발생했지만 적극적 지원 정책에 힘입어 시장 안정화가 이루어진 상황이다. 또 국고채 시장의 경우 국채, 특수채 발행 물량 확대로 장기금리가 상승하고 장단기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 시장의 경우 하반기 원·달러 환율 향방은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추이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되겠지만 지난 글로벌 위기에 비해 변동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통화국과의 긴밀한 공조 등에 따른 것이다.

은행업은 부정적으로 전망된다. 국내일반 은행의 자산건전성과 손실흡수능력은 양호한 편이지만, 코로나 위기로 인한 회복이 지연될 경우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되고 실물 부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악순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경우 코로나 사태로 유동성과 건전성이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며 자산운용사는 기관자금 확대로 중기적 수익기반은 강화되지만 장기적으로는 ETF 및 글로벌 경쟁이 위험요인으로 점쳐진다.

보험업의 경우 부정적인 전망과 긍정적인 전망이 혼재한다. 먼저 부정적인 요인으로는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추가적인 금리 인하 및 대면접촉 기피 등으로 신 계약률이 저하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긴급자금 및 생활안정 자금 마련을 위해 기존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제로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 역시 저하되고 이차역마진이 심화될 수 있다.

긍정적 요인으로는 대면접촉 기피로 병원 등에 대한 이용이 감소하면서 건강보험에 대한 보험금 청구가 줄어들 수 있고, 여행 및 이동 자제, 재택 근무 등으로 인해 자동차 이용이 줄면서 자동차사고가 감소하고 손해율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건강 관리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져 장기적으로 손해율이 줄고, 비대면 판매채널의 비중확대로 사업비율 개선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추가적인 금리하락도 보험사의 건전성지표를 개선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은행권, 손실흡수능력 유지 및 개방형 혁신 필요

은행이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먼저 양호한 건전성을 토대로, 유동성 부족을 겪고 있는 가계와 기업에게 적극적인 자금지원을 실행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의 복합위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됐다.

손실흡수능력 관리란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을 겪는 기업을 지원하고, 취약 부문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리스크 측정모델을 재점검하고, 철저한 자기자본 관리 등이 포함된다.

특히 낮은 수익성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개방형 혁신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꾸준히 발굴해야 하는데, 플랫폼 기업 등과 제휴를 통해 비이자 수익원을 만들고 고객접점의 확보와 강화를 위한 전방위적 노력이 필요하다.

또 핀테크 M&A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서 업무 프로세스를 고도화해 비용절감 할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하고, 고객들이 과도한 리스크에 노출되지 않도록 대면과 비대면 접점의 균형,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등 대고객 관리 체계를 정비하는 것 역시 필요했다.

지원제도 역시 탄력적으로 운영하면서 만기연장 또는 차환, 신규 지원 등에 대한 보증한도 및 기한을 탄력 운용해 상환 부담을 완화하고, 디지털 혁신 관련 기술금융 지원이나 투자금융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등 비대면 산업 중개기능 강화 역할도 제시됐다.

아울러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한국형 뉴딜’의 지역 공공투자 확대 시 민간 사업자와 장기 협업이나 협약을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재정효율화도 도모할 수 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좀비기업’ 지원 신중해야…기업 구조조정 피할 수 없을 것

토론자로 나선 각 전문가들은 은행 등 금융업이 처한 이중고를 극복하기 위해서 부실기업을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 등을 우려하는 등 효율적인 지원금 운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기업의 구조조정 필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은행의 자금지원이 부실한 좀비기업을 위한 생명연장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필요한 곳에 자금을 공급하는 효율적 배분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송두한 NH금융연구소장도 “잠재된 부실 요소가 많은 중소기업에 대출지원이 쏠려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획기적인 정책을 통해 준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했다.

조경엽 KB경영연구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산업의 재편과 기업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결과적으로는 신 성장동력이 마련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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