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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검찰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승계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중인 가운데 이 부회장 측이 대검찰청 산하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신청서를 냈다. 기소 여부에 대한 평가를 검찰 외부로부터 받겠다는 의미다.

이 부회장 측 요청에 따라 검찰 수사 일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이 부회장을 소환조사한 검찰은 이르면 내주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수사심의위 운영규칙에 따라 먼저 검찰시민위원회를 열게 됐다. 검찰시민위원회는 수사검사와 사건관계인들의 의견을 검토한 뒤 수사심의위 필요 여부를 결정한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조만간 이 부회장 등의 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과 관련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하는 부의(附議) 심의위원회를 개최한다.

관련 지침에 따라 이 부회장의 사건에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지를 먼저 판단하기 위해서다. 시민위원회가 심의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면 수사심의위도 열리지 않는다. 시민위원회는 이 부회장 등이 수사심의위 판단을 받기 위해 넘어야 할 1차 관문인 셈이다.

앞서 지난 3일 검찰은 삼성 합병 의혹에 연루된 이 부회장 등의 변호인이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서를 2일 제출했다고 밝혔다.

수사심의위는 검찰개혁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8년 설치됐다.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에 대한 수사 적정성, 사법처리 여부 등을 논의하는 자문기구다. 대검찰청 산하에 있지만 검찰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소속 위원은 법조계,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 관련 인물로 150~250명 수준이며, 이 가운데 무작위 추첨을 통해 15명을 추려 심의를 진행한다.

이 부회장 측의 이번 조치는 검찰이 아닌 외부 인사들에게 삼성합병과 승계 간 연관 의혹을 평가받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수사팀이 반드시 수사심의위 의견을 따라야 할 의무는 없지만 위원회가 내놓는 결과에 따라 기소 가능성이 달라질 전망이다.

한편 검찰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불법 경영승계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 등에게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 혐의,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이날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다만 구속영장 청구와 별도로 수사심의위 소집을 판단할 부의심의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필요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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