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탑농성을 마치고 지상으로 내려와 환영받는 김용희 씨.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지난 1995년 노조 활동을 이유로 삼성으로부터 해고를 당해 지난해 철탑농성을 시작한 김용희씨와 삼성이 합의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노조 문제를 비롯해 경영권 등에 대해 언급하며 대국민 사과한 이후 삼성이 보인 첫 행보다.

지난 29일 오후 7시경 김용희 씨는 서울 강남역 인근 철탑에서 지상으로 내려왔다. 2019년 6월 10일 철탑 위로 오른 지 355일 만이다.

김용희씨는 1995년 5월 경남 삼성 노조 설립위원장으로 활동한 이력으로 인해 해고됐다. 김용희 씨가 내려오기 약 1시간 전인 6시에는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농성공대위가 삼성과의 합의가 성사됐음을 알렸다.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삼성과 김용희씨 측은 지난 4월 29일부터 협상을 시작, 5월 28일 타결했다. 합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동안 명예 복직과 실질적 보상 등 그간의 요구 내용과 상통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용희씨는 그동안 농성을 통해 △노조 결성을 이유로 해고당한 노동자들에게 직접 사과할 것, △명예 복직시킬 것,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할 것 등을 요구해왔다.

삼성도 이날 입장 발표를 통해 “장기 고공농성을 조속히 해결하지 못한 데 사과 말씀을 드린다”면서 “그동안 회사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인도적 차원에서 대화를 지속했다. 뒤늦게나마 안타까운 상황이 해결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도움을 준 관계자들께 감사드리며 김용희씨의 건강이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업계는 반올림 사건 해결에 이어 이번 삼성이 취한 전향적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뉴삼성’이 도래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가 단순한 면피용이 아닌 삼성의 변화를 예고하는 측면이었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라면서 “그동안 삼성의 부정적 이슈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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