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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외 보험, 소비자보호 사각지대 법제개선 시급하다
연기영 동국대 법대 명예교수 | 승인 2020.05.29 11:00

[여성소비자신문]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고수익 투자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페이스북, 블로그, 유튜브 등 SNS(Social Network Service:사회관계망 서비스)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국내에서 ‘역외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소비자피해의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외보험, 무엇이 문제인가?

5월 24일 금융감독원이 ‘달러연금보험’, ‘달러종신보험’ 등 인터넷 블로그 등에서 볼 수 있는 외국보험사의 상품은 국내에서 보호받을 수 없다며 소비자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역외보험이란 국내에서 보험법 허가를 받지 않은 외국보험사와 소비자(보험가입자)가 체결하는 보험을 말한다.

최근 일상생활 속에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러한 불법 게시물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역외보험은 예금자보호나 금감원의 민원·분쟁조정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허위·과장광고 등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입게 될 경우에 법적 구제가 거의 불가능하거나 대단히 어렵다.

특히 보험약관, 보험설명서나 증권 등이 영어 등 외국어로 기재된 관계로 언어장벽으로 인해 구체적인 상품 내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가입 권유자가 제공한 정보에만 의존해 역외보험에 가입할 경우 소비자는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금감원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최근 국내 금융권의 저금리 기조의 지속 등으로 고수익 투자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최근 SNS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수익성을 강조하며 외국 소재 보험사의 보험상품에 가입을 권유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인터넷에서 ‘역외보험’, ‘홍콩보험’ 등으로 검색하면 외국보험사의 보험상품 가입을 권유하는 게시물을 아주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역외보험은 국내 거주자의 중개·대리를 통한 보험가입 체결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다만 보험업법에서는 가입 가능한 역외보험 종류를 생명보험, 수출적하보험, 수입적하보험, 항공보험, 여행보험, 선박보험, 장기상해보험, 재보험 등으로 제한한다.

이렇게 허용된 경우라도 계약체결은 우편, 전화, 모사전송, 컴퓨터 통신을 이용한 방법만 허용되고 모집인을 통한 가입은 금지돠어 있는 것이다.

만약 가입이 허용되지 않은 역외보험상품에 가입할 경우 소비자도 보험업법에 따라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는 등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외국보험사가 보험상품을 광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금융감독원장에게 광고내용을 미리 신고해야 하나 현재까지 신고된 사례는 없다. 그동안 수집된 광고에는 반드시 보험업법에 의한 계약자보호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반영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율변동 등으로 인한 불측의 손해 발생 가능성이나 위험성 등 계약체결을 위해 계약자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안내되지 않고 있다.

불법·부당한 과대광고의 사례

대표적인 예로는 ‘연 6~7%의 연복리 유배당보험’, ‘총 납입보험료 1억원·총 인출금액 40억원’이라는 문구를 강조하거나 환차익을 강조하면서 환리스크나 금리 변동 가능성은 안내하지 않는 사례가 발견됐다.

실제 현재 인터넷상에 ‘달러연금보험’ 등을 검색하면 ‘보험료 5년만 내고 노후준비 끝내자’ 는 등의 광고 글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국내보험 상품과 비교해 역외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훨씬 유리한 것처럼 안내하는 경우도 많다.

예컨대 국내연금상품은 월 100만원씩 10년을 납입하면 연금수령시점부터 월 100만원을 받지만 역외보험상품은 월 100만원씩 10년 납입하면 연금을 받는 시점부터 월 200만원씩을 수령하고 아들, 손자로 수령자를 각각 35년씩 변경해 총 69억원을 수령할 수 있다는 식이다.

‘연 6~7% 연복리 유배당보험’, ‘10년 마다 2배씩 늘어나는 연 6% 달려연금보험’, ‘총 납입보험료 1억원, 총 인출금액 40억원’ 등의 광고 글도 있다.

실제 인터넷에서는 ‘역외보험’ ‘홍콩보험’ ‘강남부자보험’ 등으로 검색하면 외국보험사의 보험상품 가입을 권유하는 게시물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한편,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를 중심으로 경제 불안을 파고든 ‘변종’ 달러보험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부 GA 보험설계사들이 홍콩 보험사의 역외보험 상품을 ‘해외직구’ 마케팅으로 포장하여 국내 소비자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형태로 달러보험을 팔고 있는 것이 금융당국에 의해 확인됐다고 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원화가치가 하루가 다르게 뚝뚝 떨어지자 불안감을 교묘히 자극한 것이다.  한 언론사의 취재 결과, 홍콩 역외보험은 자산가와 의사 등 전문직을 중심으로 판매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점 조직 형태로 음성적으로 가입이 이뤄져 정확한 판매 규모를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국내에서는 GA와 일부 브로커가 홍콩 현지 판매사 소속 혹은 비소속 대행사(agent)를 끼고 보험료 카드납, 해외송금 등 직구 형태로 가입을 추진하고 있어 소비자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피해의 예방과 법제정비 방안은

우선 금융감독원의 강력한 행정규제와 행정지도가 절실히 요구된다. 국내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역외보험의 불법 모집행위에 대해 해당 게시물 및 관련 내용의 삭제 등 필요한 조치를 상시적으로 취할 수 있는 정보력과 행정력을 갖추고 보다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점검 등을 통해  소비자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법제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첫째, 보험업법을 개정하여 역외보험에 대한 소비자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현행법은 무엇보다도 외국보험사의 불완전판매가 불거져도 국내법에서는 이를 제재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보험업법 제4조에 따르면 국내에서 보험업의 영위를 허가받은 외국 보험사업자의 국내 지점은 예금자보호법 적용 대상 금융기관이다. ‘외국 보험사’는 보험업법 허가를 받은 회사가 아니므로 국내 감독기관의 자산건전성 유지, 책임준비금 적립 등 지급 능력 확보를 위한 감독을 일절 받지 않는다.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감독당국이 관련 민원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외국보험사가 한국인과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거나 줄 가능성이 있는 영업행위에 대하여는 소비자보호의 국제법령과 관례에 따라 감독과 법적규제를 받도록 하는 법제 정비가 필요하다.

둘째, 전자상거래관련법과 대체적분쟁해결 관련 법령의 정비를 통해 소비자보호와 피해구제를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 국내 소비자와 해외사업자 사이의 국경 간 전자상거래에서의 소비자보호를 위해서는 대체적 분쟁해결제도의 활성화 방안을 최우선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제도는 경제 협력 개발 기구 (OECD)와 같은 국제기구,  동남아 국가 연합(아세ASEAN)의 소비자보호 위원회(ACCP),  국제소비자보호집행기구(ICPEN) 등 같은 다자간 협력체, 그리고 미국, 유럽, 일본등 외국에서 국경 간 전자상거래의 소비자 분쟁해결 및 피해구제 수단임을 인식하고 특히 온라인 분쟁해결수단(ODR; Online Dispute Resolution)을 도입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러한 온라인 분쟁해결수단 시스템을 구축하면 장소적·시간적 제약을 극복하고 그 틀 안에서 하나의 단일한 규범으로 분쟁당사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제도가 될 것이다.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시스템을 구축하여 소비자가 쉽게 분쟁절차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아울러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구속력과 집행력의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정책적으로는 국제협력의 실질적인 강화가 필요하다. 유럽연합의 ORD 플랫폼의 성공적인 제도인 ‘유럽연합 소비자분쟁 ODR규정’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과  해답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연기영 동국대 법대 명예교수  yeunky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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