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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이른바 '공인인증서 폐지 법안'으로 불리는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도입 21년 만에 공인인증서 제도가 폐지될 전망이다.

1999년 도입된 공인인증서는 전자서명법에 따라 독점적 지위를 부여받는 등 법적 효력이 강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사설인증서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발급 및 사용 절차가 복잡하고 보안에 취약하며 전자서명수단에 대한 국민들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개정안은 독점적 지위의 공인인증서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대신 국제적 기준을 고려한 전자서명인증업무 평가·인정제도를 도입하는 등 전자서명 제도가 민간 위주로 개편된다. 사실상 ‘공인’인증서를 폐기하고 ‘사설’인증서가 등장하게 된다는 뜻이다.

전자서명법 개정안 통과에 따라 앞으로는 ‘공인전자서명’이라는 표현이 ‘전자서명’으로 바뀐다. 정부에서 보증해주는 유일한 공인인증서가 아닌, 사적 기관이 보증해주는 다양한 방식의 서명을 공인인증서와 같은 지위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개정안 효력이 발생하는 11월부터 기존 인증서의 사용 범위와 권한이 축소되고 ‘금융결제원 인증서’로 교체될 예정이다.

한편 공인인증서 폐지를 앞두고 관련 업계에서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의 본인인증 앱 '패스'(PASS), 카카오의 '카카오페이 인증', 은행연합회와 회원사들이 모여 출시한 ‘뱅크사인’ 등 전자서명 서비스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패스 인증서는 통신 3사와 핀테크 보안 기업 아톤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지난 1월 출시 9개월 만에 발급 건수 1000만건을 돌파했다. 통신사 패스를 실행한 6자리 핀(PIN) 번호, 생체인증 통해 1분 내 바로 발급이 가능하고 가입 이후 휴대전화 번호를 통해 전자서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주요 장점으로 꼽힌다.

카카오페이 인증은 지난 2017년 6월 출시된 이후 이달 초 이용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도입 기관 수는 100곳 이상으로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카카오톡으로 인증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특징으로 꼽힌다.

이 밖에 은행연합회와 회원사들이 모여 출시한 ‘뱅크사인’은 한 번 발급하면 여러 은행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블록체인을 통한 뛰어난 보안성과 간편한 로그인, 3년의 인증서 유효 기간 등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민간 기관이 보증하는 인증서가 등장하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편의성과 안전성을 강조한 다양한 방식의 전자 서명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블록체인 등 관련 산업 시장이 활성화되고 전자 서명 방식에 대한 국민의 선택권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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