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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앞으로 주류 제조업계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위탁 제조가 허용된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주류 규제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소규모 수제 맥주·전통주 제조업자들이 수혜를 보는 한편 유휴 제조시설 등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20일 기재부에 따르면 임재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지난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주류 규제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규제 개선은 최근 국내 주류 시장 규모가 정체된 상황에 주류 수입은 증가하고 있어 한국 주류 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주류 제조 시설을 갖춰 면허를 받은 업체가 타사 시설을 이용해 위탁 생산에 나설 수 있게 된다. 현재 주류 제조 면허는 제조장별로 발급된다. 주류를 제조 업자가 타 제조장에 ‘술을 생산해 달라’고 주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강상식 국세청 소비세과장은 “전국 유휴 제조 시설은 많은데, 아이디어를 가진 소규모 주류 제조업자는 시설을 갖추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다"고 규제 개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더해 질소가스가 들어간 맥주도 만들 수 있게 된다. 최근 해외에서 질소가스가 함유된 맥주가 수입되면서 국내에도 질소가스 함유 맥주에 대한 수요가 생겼다.

이번 규제 개선안에는 이같은 시장 현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한국 주세법은 질소가스를 맥주 첨가 재료에서 제외해왔지만 '특정 충전제를 포함해 달라'는 제조업자의 건의가 들어온데 따라 위생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해 이를 허용키로 헸다.

이에 더해 홍보를 위한 면허 취득 주종 이외의 주류 제조와 제품 안전성에 영향이 없는 알코올 도수 변경, 원료 배합 비율 변경 등 경미한 수준의 제조법 변경·추가는 정부 승인이 아닌 신고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전통주 양조장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에게 판매하는 주류의 주세는 면제되고 주류 소매업 면허를 가진 전통주 홍보관도 시음 행사를 열 수 있게 된다. 주류 신제품 출시 소요 기간은 30일에서 15일로 줄어든다. 맥주·탁주 가격 신고 의무는 폐지되고 납세증명표지 표시 사항도 간소해진다. 전통주 납세증명표지 첩부 의무는 줄어든다.

다만 그간 관련 업계의 관심이 컸던 ‘소주·위스키의 종량세(과세 대상의 용량에 따라 세율을 결정하는 것) 전환’은 올해 규제 개편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외에 주류의 통신 판매 기준은(주류 통신 판매에 관한 명령 위임 고시) 현재 '음식에 부수해 주류를 배달하는 통신 판매는 허용'에서 '음식과 함께 배달하는 주류로서 주류 가격이 음식 가격보다 낮은 경우에 한해 허용'로 바뀐다. 앞으로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주류 가격이 음식 가격을 초과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이 외에 주류 제조·수입업자가 택배업체 차량으로 상품을 옮길 때 부착해야 했던 '주류 운반 차량 검인 스티커'와 운전자의 세금 계산서 소지 의무가 면제되고 주류를 온라인으로 구매할 때 쇼핑몰의 성인 인증을 거치면 주민번호를 따로 적지 않게 된다.

또 대형 매장용 소주와 맥주는 사라지고 가정용·대형 매장용이 가정용으로 통합된다. 용도별 표시에 따른 재고 관리비 등을 절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런 내용 중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올해 정기 국회에서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위 법령 중 시행령은 오는 12월, 고시는 3분기 중 개정을 추진해 규제 완화를 올해 안에 마무리할 방침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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