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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정유 4사’로 꼽히는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 뱅크, 에쓰오일, GS칼텍스의 올 1분기 적자가 4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석유제품 소비 감소와 국제 유가 급락의 영향이다.

지난 6일 시장 1위 업체인 SK이노베이션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에 매출 11조1630억원, 영업손실 1조7752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적자를 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조6144억원(-12.6%), 영업이익은 2조1033억원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도 매출이 6255억원(-5.3%), 영업이익이 1조8977억원 줄었다. 환율 강세에 따른 환차손 영향 등으로 발생한 영업 외 손실 2720억원까지 더하면 세전 손실은 2조472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29일 현대오일뱅크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4166억 원, 영업손실 563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매출이 17.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수요감소에 선제적으로 대응, 지난해 말부터 공장 가동률을 낮춰 시장 기대치와 유사한 실적을 거뒀지만 업계 불황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4.2% 감소한 5조1984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특히 영업손실이 1조73억원에 달하며 2018년 4분기에 기록한 최대 규모의 분기 영업손실(3335억원)을 훌쩍 넘겼다. 1976년 창사 이래 최악의 어닝쇼크다.

최근 정유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극심한 수요 부진, 국제유가 급락, 정제마진 악화 등으로 국내 정유 4사의 올 1분기 적자 규모가 4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분기 기준 최대치였던 2014년 4분기(1조1500억원) 손실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란 예측이다.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 뱅크, 에쓰오일에 이어 5월 둘째 주에 발표될 전망인 GS칼텍스의 1분기 실적도 최소 6000억원 이상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면서 이같은 결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줄적자’는 유가 급락으로 인한 대규모 재고 손실이 발생한 데다 코로나19로 국내외 석유제품 수요가 부진하면서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 약세가 이어진 탓으로 분석된다.

정유사는 통상 원유를 사들인 후 정제하는 과정을 거쳐 2~3개월 후 판매하기 때문에 유가가 급락하게 되면 비싼 가격으로 구입해 놓은 유가를 싸게 팔아야 해 손해를 입게 되는데, 1분기에만 국제유가가 60%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정제마진은 손익분기점인 4달러를 좀처럼 넘지 못하면서 2분기 전망도 어둡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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