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김희정 기자]국민연금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가장 큰 문제는 국민연금 기금이 머잖아 소진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적립기금이 오는 2060년에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는 국민연금 적립기금이 오는 2043년까지 최대 2561원까지 증가하다가 인구 고령화로 2044년부터 총지출이 총수입보다 많은 수지적자가 발생하고 2060년에는 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우제광 부장은 <여성소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금 소진과 관련 “많은 선진국들이 오래 전부터 기금이 거의 없는 상태로 연금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국민들에게는 문제없이 연금급여를 지급하고 있다”면서 “기금 소진이 곧 국민연금 급여지급의 중단 내지는 불안정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사연금과 비교했을 때 국민연금이 갖고 있는 장점은 무엇인가.

“국민연금의 첫 번째 장점은 평생 지급되고 국가가 지급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장점은 국민연금은 물가가 올라도 걱정이 없다는 것이다.

매년 물가가 오르는 만큼 연금액도 인상되어 실질가치가 보장되는데 이는 사연금에는 없다. 전년도 물가 상승률을 기준으로 2012년에는 4%를, 2013년에는 2.2%를 각각 인상하였다.

세 번째 장점은 내는 보험료에 비하여 연금을 훨씬 더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국민연금과 사연금의 하나인 퇴직연금을 비교해 보면 보험료는 소득의 9%, 8.3% 비슷한데, 30년 적립 후 받을 수 있는 연금의 소득대체율은 30%, 16%로 거의 2배의 차이가 난다.

이는 비슷한 보험료를 냈을 때 국민연금액이 사연금보다 2배나 많다는 말이다. 네 번째 국민연금 가입자는 불의의 사고나 질병으로 장애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더라도 본인 또는 그 유족이 장애연금이나 유족연금과 같이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즉, 국민연금 가입으로 여러 가지 위험을 한꺼번에 대비할 수 있다."

- 국민연금은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가. 

 “국민연금기금은 국민연금 가입자의 연금지급을 위한 책임준비금으로 국민연금법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이 관리 운용하도록 되어 있다.

다만 기금운용의 주요 사항에 대해서는 가입자 및 수급자 대표 등이 위원으로 구성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함으로써 기금운용의 대표성을 확보하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의 운용계획과 결과에 대해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의 승인을 받고 감사원 감사, 공단 자체감사, 준법감시인 등 다중의 관리감독으로 기금운용의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은 2012년 말 기준 약 392조원으로 일본의 GPIF, 노르웨이의 GPF, 네덜란드의 ABP에 이어 투자규모로는 세계 4위이다.

국민연금은 기금의 64.8%를 국내외 채권에, 26.7%는 국내외 주식에, 8.5%는 기타자산에 투자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속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하여 상대적으로 수익이 낮은 채권 투자비중을 낮추고 주식 및 기타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은 높이고 있다.

국민연금의 2012년 투자수익률은 6.99%(주식 10.06%, 채권 6.15%, 기타 4.92%)이고, 최근 5개년 누적 운용 수익률은 연평균 6.03%로 해외 연기금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국내 중요 연기금 중에서도 2년 연속 가장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 국민연금을 최대한 많이 받을 수 있는 팁이 있다면.

 “국민연금은 본인이 기여한 만큼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액을 결정하는 요인은 3가지로 연금보험료를 납부한 기간(국민연금 가입기간), 보험료를 납부한 기준이 되는 신고된 소득의 평균액(가입기간 동안의 평균소득), 그리고 국민연금 전체가입자의 평균소득이 그것이다.

따라서 받게 되는 연금액은 보험료를 오래 낼수록, 보험료 납부기준이 되는 소득이 높을수록, 국민연금 전체가입자의 평균소득이 높을수록 많아진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보험료를 낸 기간으로 본인이 받게 되는 연금액은 납부기간에 100% 비례한다.

북유럽의 연금 선진국 국민들이 생활하기에 부족하지 않을 만큼의 충분한 연금을 받고 있는 것은 40년 안팎의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연금보험료를 납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연금을 최대한 많이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최소 30년 이상의 가입기간을 목표로 꾸준히 납부하는 것이다.

그 동안 납부를 하지 않아서 가입기간을 충분히 늘릴 수 없다면 공단에서 가입기간을 늘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소득이 높을수록 연금도 늘어나므로 가능한 자신의 소득을 높게 신고하는 것이 좋다. 직장인들이야 소득이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으나 자영업자라면 본인의 소득을 충분히 신고하여 보험료를 납부하는 것이 좋다.

앞서 말했듯이 국민연금이 다른 방법보다 더 유리한 노후준비 방법이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 60세 이상으로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다면 연금지급을 연기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이를 연기연금제도라고 하는데 연기연금은 최대 5년간 연금수령을 늦출 수 있으며 수령하지 않은 기간 만큼 나중에 연금을 다시 받을 때 연금액을 늘려주는 것이다."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다는 ‘부과 방식 전환’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이와 같은 선진국의 방식이 우리나라에도 적용 가능한가. 국민연금 부족으로 보장받을 수 없다는 등 국민연금에 대한 오해가 많다. 출산율 감소 등으로 국민연금이 부족하게될 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마련돼 있는가.

“부과방식은 매년 연금지급을 위해 필요한 돈을 그때 그때 맞추어 거두는 제도를 말한다. 현재 독일, 스웨덴, 일본, 캐나다 등은 부과방식으로 제도를 운영 중이지만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다.

이 나라들도 처음에는 많은 적립금을 쌓아두었으나 연금수급자가 늘어나고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지금은 적립기금이 거의 없는 상태로 운용되고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도 기금이 소진되는 시점에는 부과방식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부과방식으로 전환되는 시점과 방식이다.

지금과 같이 급격한 고령화와 낮은 출산율이 유지된다면 연금을 받는 사람은 많아지고 보험료를 납부하는 사람은 적어질 것이 분명하다. 물론 그 상태가 영구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이후 인구구조가 안정되면, 즉 노령층이 받는 연금액과 젊은 층에 내는 보험료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인구구조가 되면 부과방식으로 전환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연금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지는 시기가 상당 시간 지속될 것이고 이러한 불균형은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1,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완전히 종료되는 시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 적립기금이 소진된 후 바로 부과방식으로 전환된다면 당시 젊은 층은 과도한 부담을 져야 한다.

따라서 연금 수입과 지출의 균형이 맞춰지는 시점까지 어느 정도의 적립기금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많은 전문가들과 함께 국민연금 제도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 부과방식으로 전환되는 적정시점과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반납제도, 추납제도 등을 이용하면 연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떤 분들이 활용할 수 있나?

“현재 40~50대가 된 분들은 향후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 기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연금액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 이런 분들은 다음의 반납, 추납제도를 고려해 볼 만하다.

1998년 이전 국민연금제도가 전국민으로 확대되기 전까지는 회사에 다니면서 국민연금에 가입하다가 퇴사하여 더 이상 가입할 수 없는 경우 납부한 보험료를 일시금으로 돌려주는 제도가 있었다.

이때 받은 일시금에 이자를 더해 반환하게 되면 가입기간을 복원해 주는 제도가 반납제도이다.

국민연금 시행 초기에는 소득대체율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만약 예전에 일시금을 받았다면 반납하는 것이 100% 유리하다.

본인이 반납가능한지의 여부는 공단에 알아보는 것이 좋다. 또한 국민연금 가입자는 실직이나 사업중단으로 소득이 없어 보험료를 납부할 여유가 없는 경우 국민연금에 납부예외 신청을 할 수 있다.

이 기간은 가입자의 자격은 유지하지만 연금보험료를 납부하진 않는다.

물론 납부예외 기간 중에 장애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더라도 장애연금이나 유족 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노후에 지급받는 노령연금은 가입기간이 줄어든 만큼 연금액이 많지 않을 수 있다. 이를 보완하는 것이 추납제도이다.

즉 가입자가 납부예외 기간에 해당하는 보험료를 한 번에 또는 분할로 납부할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연금액을 늘리기 위해서는 매월 연금보험료를 납부해야 하지만 반납과 추납제도를 잘 이용하면 오랜 기간 기다리지 않고도 연금액을 늘릴 수 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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