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고용시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여파가 미치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9만5000명 줄며 2010년 1월(-1만 명) 이후 10년여 만에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일시 휴직자도 1983년 통계 작성 이래 동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60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9만5000명(-0.7%)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5월 24만명이 감소한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줄었다.

‘언택트 소비’가 급증하면서 대인간 접촉이 많은 업종에서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도매 및 소매업이 16만8000명(4.6%) 줄었고, 숙박 및 음식점업도 10만9000명(4.9%), 교육서비스업10만 명(5.4%) 감소했다. 특히 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29만4000명 감소하면서 1998년 9월(-30만8000명) 이후 21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줄었다.

자동차 등 제조업계에 불황이 닥치면서 제조업 취업자 수도 전년보다 2만3000명(-0.5%) 감소해 3개월 만에 내림세로 전환됐다.

한편 농림어업계에선 취업자수가 13만4000명(10.6%)증가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8만2000명(3.7%), 운수 및 창고업은 7만1000명(5.0%)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이 1년 전보다 33만6000명 증가했다. 이 중 65세 이상이 19만8000명을 차지했다. 그러나 20대 취업자는 17만6000명 줄었고 30대도 10만8000명 감소했다. 40대와 50대는 각각 12만명, 7만5000명 줄었다.15세에서 29세 사이 청년층 취업자는 22만9000명 줄어들며 2009년 1월(-26만2000명)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40대 취업자 수는 2015년 11월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53개월째 감소 중이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 영향이 대면 접촉하는 업종을 중심으로 나타났다”며 “도매 및 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등 업종들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면 접촉으로 영향을 받은 도매 및 소매업, 교육서비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분야에서 20대가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분석했다.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전체 고용률은 59.5%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p) 하락했다. 2013년 3월(58.7%) 이후 동월 기준 최저치다. 전체 고용률이 60%를 밑돈 건 지난해 2월(59.4%)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전년보다 0.8%p 하락한 65.4%를 보이며 동월 기준으로 2016년(65.2%)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실업자는 118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7000명(-1.4%) 감소했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4.2%로 전년보다 0.1%p 하락했다. 은 국장은 “구직 활동에 나갔다가 코로나19로 인한 대면접촉 회피 등의 영향으로 비경제활동인구 일부가 취업 준비나 쉬었음으로 ‘잠재적 대기’ 상태라 실업자 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체감 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4.4%로 전년 동월 대비 1.8%p 상승하며 2015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도 26.6%로 1.5%p 올라갔다.

종사자별 지위를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45만9000명(3.3%) 증가하면서 전체 취업자 중 차지하는 비율이 54.7%로 조사됐다. 임시근로자는 42만명(8.9%) 줄었다. 1998년 12월44만7000명 감소한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특히 일용근로자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17만3000명(12.5%)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2만4000명(3.1%), 무급가족종사자는 8000명(0.8%) 증가했으나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9만5000명(12.2%) 감소했다.

취업 시간대 별로는 36시간 이상 취업자가 1995만3000명으로 159만2000명(7.4%) 감소했으며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04만9000명으로 13만6000명(2.8%) 늘었다. 1~17시간 초단시간 취업자는 19만6000명(10.9%) 줄었다. 일시 휴직은 유관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로 급증하며 160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6만 명(363.4%) 늘었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692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51만6000명(3.1%) 증가했다. 이는 2009년 5월 58만7000명을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특히 ‘쉬었음’ 인구가 36만6000명(18.3%) 늘었다. 20대(10만9000명·35.8%), 60세 이상(9만5000명·11.2%), 50대(6만6000명·16.4%), 40대(6만 명·29.0%) 등에서 증가했다. 가사 인구도 7만6000명(1.3%) 증가했다. 반면 재학·수강생은 1만3000명(0.4%) 감소했다.

은 국장은 4월 고용동향과 관련해 “정부에서도 정책을 통해 고용 충격 완화 노력을 하고 있어서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며 “4월15일 선거로 인해 취업 시간은 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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