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쿠팡이 매출을 대폭 끌어올리고 영업손실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그간 쿠팡은 최근 3년 간 누적 적자가 2조4872억원까지 올라가며 “투자금액 대비 영업손실 비율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이번 실적으로 시장의 우려를 어느정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2019년 매출액이 전년(4조4000억원) 대비 64.2% 늘어난 7조1530억원이라고 14일 공시했다. 쿠팡은 “새벽배송과 당일배송 등 배송 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된 점, 가전과 신선식품 등 주요 부문이 빠르게 성장한 점, 고객 수가 꾸준히 늘어난 점이 매출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영업손실은 7205억원으로 전년(1조1279억원)대비 약 36% 감소했다. 쿠팡은 고객이 늘어 재구매율과 구매 단가가 올라가면서 물류 효율이 좋아져 적자가 대폭 감소했다고 보고 있다. 쿠팡 회원은 약 2500만명으로 추정된다.

올해 1분기 유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에 따른 타격을 정통으로 맞았다. 오프라인 유통가에서 소비자의 발걸음이 끊기고 이른바 ‘온라인 장보기’가 소비 트렌드로 떠올랐다.

쿠팡은 특히 지난 5년간 꾸준히 구축한 물류 인프라 덕분에 세계 곳곳에서 무더기 배송 지연 사태가 벌어진 올 1분기에도 흔들림없이 매일 전국 100만 가구에 생필품을 배송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쿠팡은 로켓배송 사업을 안정시키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다. 로켓배송을 시작한 2014년 27개였던 배송센터를 5년만에 2019년엔 168개로 6배 늘렸고. 600만 종류가 넘는 선매입 제품(재고자산)만도 303억원 규모에서 7119억원 어치로 키웠다.

특히 올해 쿠팡은 오전 10시까지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오후 6시까지 배송하는 '로켓프레시 당일 배송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확대되고 있는 ‘온라인 장보기’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쿠팡은 이를 위해 고용인력을 대폭 늘린 것으로 전해진다. 쿠팡의 직·간접 고용 인력은 2018년 2만5000명에서 지난해 3만명으로 늘었다. 쿠팡은 “최첨단 서비스를 설계하는 A·I 엔지니어부터 지역 특산품을 발굴하는 브랜드 매니저, 쿠팡맨에서 쿠팡플렉스까지 다양한 인력이 쿠팡에 합류했다”고 설명했다.

쿠팡 인건비는 로켓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2014년 1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4천억 원으로 5년간 14배 뛰었다. 그간 누적 지급된 인건비는 4조680억원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쿠팡의 수익성 추가 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쿠팡은 올 들어 이용시간, 사용자 수, 실행 횟수 누적마진(YTD)이 각각 68%, 35%, 119% 증가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 거래액은 약 18조원으로 온라인 유통 내 시장점유율 1위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 연구원은 “구매 협상력이 확대되고 있고, 이미 인건비율과 물류비율 등이 낮아지는 추세에서 올해 매출이 또 한 단계 큰 폭으로 뛰어 수익성이 추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소비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고, 그간 온라인 침투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식품과 생활용품의 온라인화가 급격히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김범석 쿠팡 대표는 이번 실적을 공시하며 "앞으로도 기술과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새벽 배송을 넘어 로켓프레시 당일배송과 같은 전에 없던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전에 없던 서비스로 고객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묻는 세상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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