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자영업 시장의 어려움이 깊어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에 유흥업소 영업금지 명령 등으로 소비자의 발길은 더 뜸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역상권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공신력있는 자료는 아직 부족하다. 다만 대전시가 이동통신사의 유동인구 자료, 금융기관의 카드 매출액 자료 등을 분석해 지난 3월 17일 발표한 자료를 참고해 보면 대전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후, 2월 22일부터 27일까지 일평균 유동인구는 전년 동기 대비 18.7%로 감소했다.

특히 19시부터 23시까지의 유동인구는 26.2% 감소했고, 카드 매출액지수도 27.3% 감소했다. 3월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후 유동인구와 매출액 감소폭은 더 커졌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이로 인해 휴업에 이어 폐업까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자영업자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위기가 기회일 수 있다. 폐업하는 매장이 많다는 것은 역설로 권리금이 없는 좋은 매장을 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현재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이들은 창업에 대한 준비와 지식을 되짚어보면서 철저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창업의 첫 번째 목적은 이익 추구다. 수익이 발생되지 못하는 경우라면 창업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까. 먼저 고객이 나를 찾아야 한다. 점포형이든, 무점포 창업이든 고객으로부터 외면을 받으면 수익이 발생하지 못하고 망한다.

고객이 나를 찾도록 만드는 방법은 뭘까. 먼저 기다림이다. 장사를 하면서 고객이 매장에 들어오는 첫 순간부터 종업원, 주방, 계산 등 모든 면에서 시스템을 만들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접객이 이뤄져야 한다. 매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최대의 고객 수를 설정하고 이들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나갈 때까지의 시간과 특성, 만족도 등을 점검해 준비해야 한다.

두 번째는 장사에 대한 기준이다. 장사가 잘 되는 집과 안되는 집의 차이는 뭘까. 장사가 잘 되는 집은 상품이나 맛이 좋다. 또 서비스도 만족스럽다. 좌석이나 인테리어 등이 고객을 편안하게 해 준다. 친절하다. 저렴하다.

반면에 장사가 잘 안되는 집은 맛이 없다. 상품의 질이 떨어진다. 서비스도 엉망이다. 자리는 너무 비좁아 앉기에도 부담스럽다. 지저분하다. 등등의 의견이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장사의 기준이 나온다. 즉 장사가 잘 되는 집의 요소들을 기준으로 삼으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간절함과 충실함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잠시의 기교는 약간의 행운을 가져올 수 있지만, 오래가지는 못한다.

경쟁업종이 들어서거나 소비자의 기호가 조금만 변해도 살아남기 힘들어진다. 실패하지 않는 장사의 기준은 이익을 많이 남기는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에 우선 가치를 두어야 할까.

외식업의 경우에는 식재료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식재료가 이익을 만드는 첫 번째 기준이라는 점이다. 장사하는 이들의 갈등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이익이 우선이냐, 충실함이 우선이냐다.

그 둘이 공존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뿌리치지 못한다. 고객은 최상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 만족할 만한 가격에 공급받기를 원한다. 이러한 욕구가 충족된다면 단골고객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언제든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지난 3월 오픈한 쟁반집8292 종로점은 가성비와 맛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점심을 즐긴 고객이 저녁으로 이어지면서 오픈 한달도 되지 않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종로점의 점심메뉴는 한쟁반고기정식과 고추장두루치기, 돼지김치찌개, 소고기된장찌개다. 8000원에서 1만원이면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한쟁반고기정식은 선호도가 가장 높은 메뉴다.

쟁반집8292만의 방법으로 숙성한 돼지고기와 푸짐한 반찬, 된장찌개까지 한번에 즐길 수 있다. 판매되는 돼지고기와 소고기의 가격도 저렴하다. 본삼겹살, 목살, 항정살과 듀록 오겹살, 국내산 1등급 암돼지인 꼬들살도 1만원 이하다.

반찬전문 프랜차이즈 진이찬방도 산지 직송의 제철 식재료와 거품을 뺀 합리적 가격이 장점이다. 위탁이 아닌 본사 직영물류시스템 등으로 중간 마진을 최소화해 가격 경쟁력을 키웠다. 여기에 위생적인 매장과 배달, 포장 콘셉트를 기반으로 코로나19 사태에도 안정적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는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진이찬방 관계자는 “전국 청정지역 내 국내산 제철 식재료를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가맹점에 공급한다”라며 “판매 대비 높은 마진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는 정성이다. 장사는 물건을 팔아 수익을 낸다. 어떻게 하면 잘 팔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면서 ‘물건’에 집중한다. 물건에만 모든 관심이 있으니 고객에게 속셈도 훤히 들여다 보인다.

물건을 드리내밀기 전에 믿음과 정성을 먼저 보여야 고객에게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다. 정성을 팔아라의 또 다른 의미는 가치다. 고객이 상품에 대해 돈을 지불할 가치와 고객에게 충분한 돈을 말할 수 있는 가치를 모두 포함한다. 이러한 가치가 상호 만족스러울 경우에는 놀라운 매출로 연결될 수 있다.

여기서 가치가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수익을 고려해 상품의 가격을 1만원으로 정했다. 이 1만원에는 재료의 원가, 전기료, 인건비, 월 임대료, 순수익 등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고객은 1만원에 대한 가치를 어떻게 정할까. 고객은 재료의 원가, 순수익, 서비스 등에 앞서 자신의 만족도에 중점을 둔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종업원이 대하는 태도, 주문받는 모습, 매장의 인테리어, 기존 손님들의 반응, 음식의 디자인, 테이블 청결상태 등등이다. 즉 상품을 먼저 보기 전에 이미 상품의 가치를 결정한다.

모든 접시를 1790원 균일가에 제공하는 회전초밥전문점 스시노칸도의 메뉴는 이형락 대표의 배고픔과 노력이라는 스토리에 정성을 더해 탄생했다. 일식 전문요리사 과정을 거치지 못한 이형락 대표는 남들보다 다른 초밥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초밥 소스로 간장과 와사비라는 편견을 깬 스시노칸도만의 10여 종 특제 소스다. 입맛에 따라 소스를 선택해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찍어 먹는 게 아니라 뿌려 먹는다는 색다른 재미도 고객의 높은 호응을 이끌었다. 1790원 균일가도 가격 때문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초밥 종류 선택에 고민하는 부모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정했다. 경제적 이유로 먹지 못하는 것을 없애겠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순수익과 성공만을 바라면서 성공한 이들의 이면을 잘 보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외식업의 성공 요소는 최고의 맛이 아니다. 정성과 신선한 식재료, 일년 내내 균일한 맛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자신만의 업종에서 어디에 중점을 두고, 기준을 잡아야 하는지를 먼저 정해야 창업성공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 소장  icanbiz@hanmail.net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