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소비자주권시민회의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 소속 전문가들이 각 정당의 총선 정책에 대해 개혁성을 평가한 결과 정의당 정책이 개혁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21대 총선 주요 정당 소비자 정책 검증 결과를 발표하며 정의당이 전반적으로 소비자 권리 확대, 조세 개선, 소비자 안전강화, 정치공공 소비자 문제까지 소비자 입장에서 정책을 구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의당에 이어 국민의당, 더불어민주당, 민생당, 미래통합당 순으로 개혁성을 나타냈다.

소비자주권은 경기침체와 고용악화, 양극화와 불평등의 심화, 치솟은 집값, 가계부채, 청년실업 등 소비자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제시를 기대했지만 각 당의 정책제시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 삶의 질과 관련된 소비자 문제는 최근 복잡하고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어 21대 국회에서 소비자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와 입법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보다는 기업 등의 입장을 대변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

소비자주권은 “검증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재벌기업, 부자 등 기득권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고 미래통합당이 무분별한 규제완화 등으로 기업과 기득권 보호에 보다 적극적이지만, 더불어민주당도 공정위 전속고발권폐지 반대, 법인세 인하 긍정적 검토, 자동차 하자결함 제조사 입증책임 반대, 가공식품 표시제 강화 유보, 부동산 보유세 강화 반대 등 부분적으로 기업을 대변하는 정책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주권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정의당이 소비자 권리 확대, 조세 개선, 소비자 안전강화, 정치공공 소비자 문제까지 소비자 입장에서 정책을 구현하고자 하고 있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 다음으로는 민생당과 국민의당이 다소 개혁적인 정책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민생당은 자동차 관련 이슈나 쓰레기 시멘트 문제, 최근 논란이 된 항공마일리지 문제, 의료분쟁 입증책임 문제 등에 대해서 입장을 제시하지 않았다.

국민의당은 의료분쟁 시 의료진 무과실 입증책임도 의료서비스 질의 저하를 초래할 수 있어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5개 정당은 유일하게 ‘휴대폰 단말기 시장 유통구조 개선’에 모두 동의하고 있으며 ‘GMO완전표시제 도입’도 사실상 5당 모두 동의했다.

미래통합당을 뺀 나머지 4개 정당은 ‘집단소송제 도입’, ‘상시국회 도입’, ‘독립적 의회윤리기구 신설’에 동의하고 있고 특히 집단소송제의 모든 분야 도입에 적극 찬성하고 있었다. 소비자 피해보상과 기업의 불법행위 억제를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대해서는 입장이 많이 나뉨. 더불어민주당은 사안별로 적용을 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소극적이고 미래통합당은 기술 및 인력탈취 등 중소기업에 대한 불공정행위에 대한 징벌배상제만 언급하고 있었다.

민생당은 기업이 준비해야 하므로 당장 강화된 입법을 하기보다 단계적으로 배상범위를 상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정의당만이 손해배상을 3배 이상으로 하는 징벌적 배상제에 적극 찬성하고 있었다.

국민의당도 더불어민주당과 비슷하게 행위 양태, 사회적 영향, 해당분야 등을 고려해 3배 미만이든 이상이든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공정위 전속고발권과 관련해서 더불어민주당은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해 전속고발권 폐지를 반대하고 있었다. 미래통합당은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았고, 공정위 법집행의 절차적 투명성과 공정성 강화, 불합리한 형벌규정 정비로 기업활동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공정위의 소극적 행정으로 기업의 불공정행위를 바로잡지 못하고 있어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도 독과점, 담합 등 불공정거래의 폐해가 큰 상황으로 전속고발권의 폐지에 찬성하고 있다. 민생당은 입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종합부동산세 세율 인상 등 보유세 강화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공시지가 현실화 및 보유세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나, 지역과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래통합당은 반대하는 입장으로 국민들의 세부담이 늘고 있어 주택의 과세표준 공제금액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1세대1주택의 경우 12억원으로 상향해 보유세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생당은 부동산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것은 국가자원 배분의 왜곡을 초래하고 부의 격차를 심화시키는 만큼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정의당도 보유세 강화에 찬성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1가구1주택자의 세부담을 줄이고 다주택자에 대한 누진적 보유세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부동산 취·등록세 인하에 대해서 더불어민주당은 반대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보유주택을 처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민생당은 종부세 세율을 대폭 인상하는 조건에서 취·등록세 인하를 찬성하고 있다. 국민의당도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하고, 취·등록세는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의당은 인하에 반대하고 있다.

휴대폰 완전자급제 도입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완전자급제를 포함해 불완전자급제, 판매점보호형 완전자급제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해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래통합당은 제조사와 통신사의 연결고리를 끊고 스마트폰의 유통구조를 혁신하는 완전자급제 도입에 찬성하고 있다.

민생당은 유통시장 혼란을 고려해 단계적 접근이 필요한 상황으로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고, 정의당은 완전자급제 도입에는 찬성하나 10만에 가까운 단말기 유통시장 종사자의 생계를 고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도 시장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에서 완전자급제 도입을 찬성하고 있다.

휴대폰 단말기 시장 유통구조 개선은 5당이 모두 찬성하고 있다. 소비자에 대한 저비용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더불어민주당), 요금 및 서비스 경쟁 유도(미래통합당), 이용자 차별없는 유통시장(민생당), 시장의 자율성(국민의당) 등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통신기본요금제 도입에 대해서 더불어민주당은 기본요금제나 표준요금제에 대한 세부논의가 필요하고, 미래통합당은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요금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생당은 통신요금 부담완화를 위해 기본요금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정의당은 데이터 10GB를 보장하는 2~3만원대의 보편요금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국민의당도 서민생활의 안정을 위해 통신 사용량이 적은 소비자를 위한 보편요금제 도입으로 통신비를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교환·환불시 하자결함에 대해 제조사에게 입증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2017년 개정된 제조물책임법 제3조의2에 의해 하자 및 결함 입증책임 없이 추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고, 정의당은 피해결함의 핵심 증거가 기업에 집중되는 만큼 기업 스스로 무과실을 입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도 제조사에 입증책임을 지도록 하는데 동의했다.

자동차 대체부품제활성화와 관련해서는 답변을 한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국민의당 모두 찬성하고 있었다. 다만 디자인권의 제한 등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제조사 자발적 리콜 불이행 방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유보적 입장을 취했고,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자동차리콜이 소비자 친화적인 방식으로 개선돼 소비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어 적극 찬성하고 있다.

GMO완전표시제 도입은 5당 모두 찬성하고 있고, 가공식품 재료원산지, 혼합비율, 위해성분표시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소비자의 건강보다 산업계와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생당 역시 제조업체에 과중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사항으로 찬성하는 입장이다. 다만 국민의당은 기업이 수용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부여해야 한다는 전제를 달고 있다.

생활 필수품이 된 먹는샘물(생수)의 기준위반이나 행정처분 내역을 생수병에 표시하는 방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산업계와 소비자의 논의가 필요하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미래통합당과 민생당은 입장을 제시하지 않았고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소비자의 안전과 알권리를 위해 찬성하고 있다.

항공사의 일방적인 마일리지 소멸에 대해 답변을 한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국민의당 모두 전면 중단에 찬성하고 있다. 소비자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고, 회원의 신뢰와 기회손실을 충분히 감안 해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료분쟁 시 의료진이 무과실을 입증하도록 해야 한다는 질의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필요하지만 공제제도 도입 등 선결조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의당은 의료사고 시 일반 국민의 의료 현장 및 정보접근에 한계가 있으므로, 의료진이 자신의 무과실을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의료서비스 질의 저하 등을 고려할 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주요정당 정책비교는 소비자주권이 지난 3월 31일 소비자주권 실현을 위한 정책질의(30개 문항)를 주요 정당 및 수도권 격전지 후보자들에게 보낸 후 답변을 취합해 평가한 것이다.

정당 선정은 지지율 3% 이상인 정당을 대상으로 했으며 총 8개 정당에 질의서를 보냈다. 미래통합당, 더불어시민당, 미래한국당, 열린민주당이 답변을 거부했으나, 비표평가를 위해 미래통합당은 ‘총선 공약집’, 지난 해 말 발간한 ‘정책비전보고서’ 등을 토대로 정책입장을 추렸다.

소비자주권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은 정당과 위성정당, 후보자에 대한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주요 정당과 후보자들의 좋은 공약, 나쁜 공약을 제대로 파악해 투표에 임하기를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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