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지난 9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75%로 유지한 것을 두고 그 배경을 설명하면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면서 우리 경제를 전망했다.

이주열 총재에 따르면 현재 세계경제는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에 따른 영향으로 크게 위축된 상황으로 경제활동이 제약되면서 내수가 크게 위축되고 수출도 부진하다. 연초 50달러대를 유지하던 국제유가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더해서 산유국 간의 감산 합의 실패 등으로 20달러대로 급락했다. 이에 따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3월중 주요국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국채금리와 환율이 급등락하는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국내 실물경제도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 소비가 큰 폭으로 줄어든 가운데 설비투자의 회복이 지연되고 수출도 소폭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내경제의 성장흐름은 지난 2월 전망경로를 큰 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 경기의 흐름은 코로나19의 전개 양상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므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공업제품 가격의 상승폭이 축소되면서 3월중 1.0%에 머물렀고 식료품과 에너지가격을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도 0.4%로 낮아졌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이 점차 파급되는 가운데 수요측 상승압력도 약화되면서 상당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3월 들어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에 영향을 받아서 주가가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3월 하순 이후에는 주가가 다소 반등하고 환율도 반락했지만 신용경계감이 높아지면서 CP 및 회사채금리가 상당폭 상승했다. 가계대출은 3월중 9.7조원 늘어 증가세가 확대되었고 주택가격은 3월 중순 이후 오름세가 둔화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예상을 넘어서 빠른 속도와 강한 강도로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또 각국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서 국경을 통제한다든가 자가격리를 시행하는 등 강도 높은 정책을 펴고 있어 각국 모두 내수 부진에 직면해 있다.

그에 따라서 글로벌 경기는 침체 가능성, 소위 리세션(recession)이라고 하는 침체 가능성이 높고 특히 이러한 경기부진이 어느 일정 국가의 일정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겪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금융위기 때보다도 훨씬 더 충격의 강도가 셀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국내 경기흐름과 세계경제의 흐름도 코로나 사태의 전개양상에 달려있으나 경제성장률이 1%대로 가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코로나바이러스 진행양상에 따라서 대단히 가변적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0% 성장률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이달 말 1분기 경제성장률 발표… 0%대로 회귀하나

이처럼 0% 성장률이 거론되는 이유는 각종 기관 및 전문가들의 전망 때문이다. 일본계 투자은행(IB) 노무라증권은 지난 2월 18일 우리나라의 1분기 GDP 성장률을 -2.9~0.2%로 전망했고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도 4월 2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0.2%로 제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도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낮췄다. 당초 1.9%에서 대폭 하락한 수치다.

우리나라가 2000년대 들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던 시기는 미국발 금융위기 사태가 불거졌던 2008년 4분기(-1.7%)였다. 그 여파가 2009년 1분기(-1.8%)와 2분기(-1.2%)까지 이어지다가 3분기(0.9%)에 회복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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