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한다. 해태아이스크림은 해태제과가 지난 1월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신설한 법인이다.

빙그레는 지난 31일 이사회에서 해태제과 자회사 해태아이스크림 보통주 100%인 100만 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1400억원이다. 빙그레는 이날 양수대금 10%(140억원)를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매계약상 선행 조건이 모두 충족하면 잔금을 치르고 해태아이스크림을 완전히 인수하게 된다.

해태아이스크림은 롯데제과·빙그레·롯데푸트와 함께 빙과업계 '빅4'로 꼽힌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시장조사업체 닐슨 등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빙과 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 29%, 빙그레 27%, 롯데푸드 16%, 해태아이스크림 15% 순이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의 브랜드 상징성을 고려해 법인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지만 향후 빙과 시장은 롯데제과와 빙그레 2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표면적으로 빅4 체제가 계속되더라도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의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42%에 달하는 만큼 빙그레는 향후 롯데제과를 제치고 아이스크림 부문 1위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이 보유한 부라보콘·누가바·바밤바 등 전 국민에게 친숙한 브랜드를 활용해 기존 아이스크림 사업 부문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빙그레 아이스크림 해외 유통망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해태제과는 “해태아이스크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 유치, 전략적 제휴, 지분 매각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검토했으나 분할 이후 다수 투자자에게서 적극적인 인수를 희망하는 러브콜이 이어져 경영권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태제과는 매각을 통해 들어오는 자금을 부채 상환과 과자 공장 신규 설비에 사용할 계획이다. 해태제과 부채 비율은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그간 투자가 미뤄진 생산 라인에도 본격 투자가 가능해져 생산 효율성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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