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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갑하 시인의 시조사랑 캠페인 13] 거북선“우리 민족시 시조를 읽고 쓰자 !”
권갑하 문화콘텐츠학박사/도농협동연수원장 | 승인 2020.03.26 15:39

[여성소비자신문]  거북선

박정희

 

남들은 무심할 제 님은 나라 걱정했고

남들은 못 미친 생각 님은 능히 생각했소.

거북선 만드신 뜻을 이어 받드옵니다.

 

1971년 4월 28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한산섬 노래의 밤’ 행사 때 제작한 시조집 ‘거북선’ ‘한국시조작가협회(회장 이은상) 간’에 수록.

박정희(1917~1979) 경북 구미 출생. 제5대, 6대, 7대, 8대, 9대 대통령.

지난 호에 이승만 대통령의 ‘전쟁 중의 봄’이란 시조를 소개했다. 전쟁의 상흔으로 거리엔 벽만 우뚝한 상황이지만 전쟁이야 멈추든 말든 봄바람이 불어와 피 흘려 싸우던 들에 속잎이 돋아나온다는 내용의 시조다. 전쟁 중의 하루하루 막막한 생활과 봄이 되어 속잎이 돋아나는 소생의 이미지가 선명한 대비를 이루는 작품이다. 전쟁의 이런 단면과 심상을 담아낸 시나 시조는 사실 많지가 않다.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걸출한 두 편의 전쟁 관련 시조를 만나게 된다. “삭풍은 가지 끝에 불고”로 시작하는 김종서(1390~1453)의 시조와 이순신(1545~1598)의 “한산섬 달 밝은 밤에”로 시작하는 시조가 그것이다. 우리 한국문학사에 북방 대륙과 남쪽 해양을 지키는 이런 시조가 있다는 것은 소중하고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명월은 눈 속에 찬데/ 만리 변성에 일장검(一長劍) 짚고 서서/ 긴 파람 큰 한 소리에 거칠 것이 없어라.”

‘김종서’하면 ‘6진 개척’이 먼저 떠오를 정도로 여진족을 몰아낸 조선 세종 때의 북벌 정책은 우리 역사의 자랑스러운 한 페이지이다. 우의정을 지냈을 정도로 문무를 겸비한 김종서였지만 세조의 왕위 찬탈에 맞서다 안타깝게도 희생되고 말았다. 북풍이 불고 흰 눈이 뒤덮은 어느 추운 겨울 달 밝은 밤에 북방의 변경을 지키고 선 용맹한 장수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추운 겨울밤이라는 극한 상황과 나라를 걱정하는 우국충정의 붉은 정신의 대비가 더해져 장군의 의연함과 강인함이 더욱 잘 드러나고 있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미국의 마크 길버트 역사학자는 이순신 장군을 세계 3대 제독으로 꼽았다. 광화문 광장에 우뚝 선 이순신 장군의 동상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한류 아이콘이다. 이순신 또한 문무를 겸비해 그가 남긴 난중일기는 위대한 문화유산으로 빛난다. 파직과 등용이 교차했지만 그는 오직 나라사랑 정신밖에 없었다.

“으스름 달빛이 수루를 비추는데 잠을 들지 못하여 시를 읊으며 밤을 새웠다.” 51세 때 기록한 난중일기의 한 구절이다. 이 시조가 심금을 흔드는 것은 ‘조선 맹장의 서슬 속에 스며든 피리소리 한 가닥’의 처연한 서정적 반전에 있다.

박정희 대통령은 이순신 장군이 장렬한 최후를 맞은 노량 앞바다에 장군을 기리는 사당을 짓고 ‘큰 별이 진 바다’라 하여 ‘大星殞海(대성운해)’라는 현판과 기념비를 세웠다. 그 뿐이 아니었다. 시조 ‘거북선’을 창작해 장군이 물려준 나라사랑의 뜻을 이어받으려 노력했다.

“남들은 무심할 제 님은 나라 걱정했다”는 이 시조의 첫 구절은 이순신 장군의 뜻을 이어받아 잠시도 나라 걱정에서 눈을 떼지 않는 어쩌면 박정희 대통령 자신의 뜨거운 조국애를 표출한 것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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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갑하 문화콘텐츠학박사/도농협동연수원장  sitop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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