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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는 고무줄?‘눈 가리고 아웅’하는 서민금리
이지영 기자 | 승인 2012.03.30 16:22

A씨는 아버지의 사망으로 인해 아버지의 단독주택 담보대출 건을 승계 받았다. 대출금액은 1억 5천만 원이었다. 문제는 대출금리였다. CD실세금리가 고무줄처럼 늘어나더니 농협이 갑자기 감사에서 지적된 부분이라면서 중도에 소액을 환급해주었다.

A씨의 대출금리는 2008년 4월부터 12월까지 CD금리에 2.8%를 가산했는데 해가 바뀐 후 2009년 1월부터 7월까지 CD금리에 3.0%를 가산했다. 농협에서는 2.8%에서 3.0%로 임의대로 올린 부분이 감사에 지적됐다며 17만원을 돌려주었다.

A씨가 2009년 7월 상속으로 인한 재계약서를 작성하고 대출을 연장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달 2009년 8월부터 12월까지 대출금리는 CD금리에 무려 4.79%를 가산했다. 그 이후부터는 조금씩 대출금리가 내려갔다. 2010년 1월부터 6월까지 4.42%, 2010년 7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4.24%를 CD금리에 가산했고, 2012년 1월에는 CD금리에 2.8%를 가산해 처음시점으로 돌아갔다.

   
 

농협 관계자는 “CD실세금리와 관련, 대출연장하면서 가산금리가 바뀔 수 있다. 개인신용도와 거래실적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2008년 12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농협의 대출금리 비위사실이 적발된 점으로 보아서 이 기간 중의 대출금리도 믿을 수 없다는 게 A씨의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69개 상호금융기관(농협, 수협, 신협)은 변동기준금리연동 대출상품을 취급하면서 기준금리를 2008년도에 변경한 이후 2009년 1월 31일~2010년 6월 30일 기간 동안 부당하게 고정했다. 기준금리의 중심이 되는 정기예탁금금리(조달원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함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고정시켜 대출고객에게 대출이자를 높게 받았다. 정기예탁금금리가 2009년 1월 31일~2010년 6월 30일 기간 동안 1.56%p 하락(6.004.44%)함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평균 9.25%로 고정했다.

금융당국에서 가계대출 금리 체계를 개편해 서민경제의 고통을 덜어주겠다는 아무리 약속을 한다고 하더라도 일선 금융사들과 상호금융같은 서민금융에서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정부의 약속은 뜬 구름과도 같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하는 대출금리 체계 탓에 가계대출 금리가 터무니없이 뛰어오른 폐해를 막겠다는 말은 이미 물거품이 된 지 오래이다.

국고채(3년) 금리는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0.35%포인트 떨어졌다. 회사채 금리도 0.28%포인트 낮아졌다. 그런데 유독 CD 금리만 0.62%포인트 급등했다. 그 결과 가계대출 금리가 연 5.4%에서 5.82%로 0.42%포인트나 뛰어올랐다. 주택대출의 절반, 신용대출 대부분이 CD 금리의 추이에 따라 대출금리가 결정된 탓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금리 체계를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거래 자체가 거의 없어 은행들이 금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CD 금리를 가계대출 금리의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실제로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지시에 따르는 시늉을 하는 듯 보였다. 지난해 11월 연 6.76%였던 신용대출 금리를 12월 6.07%로 떨어뜨렸다. 하지만, 이러한 서민 금리를 낮추는 듯한 움직임은 전시용에 불과했다.

새해 들어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대폭 올려버렸다. 연 7.23%에 달하는 신용대출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1월(7.94%) 이후 3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당시에는 은행의 유동성이 부족해 대출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이어서 올릴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은행별 평균 가계대출 금리를 공시해 어느 은행이 지나치게 높은 대출금리를 받는지 한 눈에 알 수 있게 함으로써 서민금리를 안정시켜보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지금은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 대출상품별 최고최저 금리만 알 수 있다. 번번이 실패하는 대출금리 정책이 이번에는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지영 기자  ljy@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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