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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한진그룹이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에 대해 “지난해 8월과 12월 한진그룹 대주주와 만난 자리에서 본인을 한진그룹 명예회장으로 선임하는 내용 등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반도건설이 지난 1월 경영 참여로 투자목적을 변경하기 이전 권 회장이 경영 참여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자칫 허위공시 의혹까지 거론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반도건설은 “권 회장은 경영 참여를 요구한 적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한진칼이 지난 16일 이같은 주장을 내놓자 반도건설은 같은날 “권홍사 회장이 지난해 조원태 회장 측에 경영 참여를 요구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조 회장이 대화 내용을 악의적으로 편집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반도건설은 입장 자료를 내고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은 지난해 고(故)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런 타개 이후 조원태 회장이 도움을 요청하는 만남을 먼저 요구해 몇 차례 만났다”며 “부친의 갑작스런 타개로 시름에 빠진 조 회장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차원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은 만난 자리에서 도와달라는 여러가지 제안을 먼저 했는데, 이에 대한 권 회장의 대답을 몰래 녹음하고 악의적으로 편집해 언론 기사에 악용한 것”이라며 “권 회장은 배신감에 할말을 잃었으며 ‘도와달라고 만남을 요청해놓고 몰래 대화 내용을 녹음해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과연 대기업 총수가 할일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한진칼 투자는 단순투자 목적으로 진행됐으며, 조 회장을 만난 시기의 지분율은 2~3%에 불과했기 때문에 경영 참여 요구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반도건설의 이같은 주장에 한진그룹은 “반도건설 측 반론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다시 반박하고 나섰다.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은 권홍사 회장의 요청으로 지난해 12월 10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임패리얼팰리스 호텔에서 만남의 자리를 갖게 됐다”며 “도와달라고 만남을 요청했다는 주장 자체가 거짓”이라고 했다. 사실상 양사가 정 반대의 주장을 펼치는 셈이다.

한진그룹은 이어 “권홍사 회장은 그 자리에서 ▲본인을 한진그룹 명예회장으로 후보자 추천을 해달라 ▲한진칼에 등기임원이나 감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해달라 ▲부동산 개발권 등 회사 경영에 참여하게 해달라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도건설측은 조원태 회장을 만난 시기인 지난 해 12월 10일 지분율 2~3%에 불과했다고 거짓 주장한다며 한진칼의 12월 6일자 공시를 살펴보면 당시 반도건설의 지분율은 6.28%로 공시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또 “상당한 양의 지분(6.28%)를 보유하고 있는 권홍사 회장의 제안은 당시의 상황을 고려하면 제안이 아닌 협박에 가깝다”며 “불법적으로 ‘보유목적 허위 공시’를 한 당사자가 한진그룹 명예회장을 운운한 것 자체가 비상식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편 반도건설이 속한 주주연합 측은 의결권 행사 지분을 인정해달라고 가처분 소송을 낸 상황이다. 주주연합은 가처분 신청의 배경에 대해 “현 경영진이 법원의 사전 판단도 받지 않은 채 주주총회 현장에서 기습적으로 감행할 가능성이 있는 임의적인 의결권 불인정 등 파행적인 의사진행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하는 방어적인 법적 조치”라고 설명한 바 있다.

주주연합의 가처분 신청 결과는 주총일인 27일 이전에 나올 전망이다. 만약 반도건설이 허위공시를 통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결론이 날 경우 반도건설이 보유한 의결권 있는 한진칼 지분 8.28% 중 약 3.28%의 의결권이 제한될 수 있다.

현재 의결권을 가진 주주명부 폐쇄 직전 지분율은 조원태 회장 진영이 카카오 측의 지분 일부 처분으로 약 32.45%, 주주연합 측은 31.98%로 각각 추산된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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